여름을 알리는 맛
여름을 알리는 맛
  • 신은정 | 아웃도어DB
  • 승인 2023.07.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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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제철 음식

사람에게 전성기가 있다면, 음식에는 제철이 있다. 7월, 더운 바람이 불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여름의 맛을 모았다.



토마토 TOMATO
탐스러운 붉은빛의 토마토. 새콤하고 달짝지근한 맛을 내는 토마토는 그냥 먹어도, 요리해 먹어도 좋은 레드푸드의 대표 주자다. 최초 원산지는 페루이며, 특유의 붉은색 때문에 독성 물질로 오해받아 18세기까지 관상용으로 재배했다가 그 맛과 영양가가 드러난 이후에는 사랑받는 식재료가 되었다. 지금은 여러 품종으로 개발돼 방울토마토, 대저토 마토, 흑토마토, 대추토마토, 스테비아 토마토 등 다양한 토마토를 맛볼 수 있게 됐다. 열량은 낮고 식이섬유가 많아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특히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다.
미국 타임지의 ‘세계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로 선정된 토마토는 다양한 영양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는 칼륨, 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루틴, 피로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는 아미노산, 노화 방지에 탁월한 토코페롤 등이 있다. 그중에서도 토마토를 붉게 만드는 물질인 라이코펜은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활성산소를 배출시키는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데,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 가면 의사의 얼굴은 파랗게 된다’는 유럽 속담이 진실임을 증명해 준다. 열을 가하면 토마토에 있는 라이코펜의 체내 흡수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리해 먹으면 좋다.


수박 WATERMELON
아직도 여름 하면 떠오르는 전형적인 장면은 툇마루, 밀짚모자, 수박이다. 사이다에 얼음과 숭덩숭덩 썬 수박을 둥둥 띄운 수박화채는 유년의 기억을 불러온다. 수박은 요리로 활용하기 어렵지만, 그대로 먹어도 충분하다. 달콤하고 수분 가득한 수박 한입은 뜨거운 여름의 갈증을 시원하게 날려준다. 수박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지인 열대성 작물이기 때문에 여름이 제철이다. 가뭄엔 강하지만, 장마를 겪은 수박은 밍밍하고 싱겁다. 제철 수박이 유난히 달콤한 이유는 햇볕을 받을수록 당도가 높아지기 때문. 빨갛게 보일수록 달다고 아는 사람이 많지만, 색은 당도와 관계가 없다. 토마토와 마찬가지로 라이코펜 성분이 수박을 빨갛게 만드는데, 토마토의 1.5배 이상 함유되어 있다. 이외에도 체내의 암모니아와 독성물질, 나트륨 배출을 도와주는 시트룰린 성분이 있다. 수박은 아프리카 칼라하리 사막에서 건기에 수분을 공급해 주던 역할을 한 만큼, 수분이 약 94%를 차지해 포만감에 비해 칼로리는 낮은 편이다.
우리가 수박씨를 골라내는 번거로움을 겪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우장춘 박사가 한국 최초로 씨 없는 수박 재배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속이 노란 망고수박, 아담한 애플수박, 껍질의 색이 진한 흑피 수박, 타원형 모양의 베개수박 등 다양한 품종이 개발됐다.


참외 ORIENTAL MELON
참외는 멜론의 한 종류다. 우리가 흔히 보는 노란 참외는 한국에서 개발한 품종으로 해외에서 ‘Korean melon’이란 명칭으로 불린다. 멜론과 비슷한 맛이지만, 단맛보다는 특유의 아삭함과 시원한 맛으로 먹는 여름 별미다. 성질이 찬 참외는 몸의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 더위를 이겨내는 데 도움을 준다. 참외는 한국인이 유난히 사랑하는 여름 음식이다. 한국 소설에도 자주 등장하며, 옛날부터 서민의 음식으로 유명했다. 삼국시대부터 참외를 재배했다고 전해진다. 그 증거로 고려시대 문화재 중에서 참외 모양을 본 딴 청자들이 많다.
참외도 다른 여름 과일들처럼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이 높다. 참외 당도를 알고 싶다면 물에 넣어보자. 물에 뜨는 참외가 가라앉는 참외보다 당도가 높다. 참외에는 특히 여성과 산모들에게 필수 성분인 엽산과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씨와 함께 붙어 있는 태좌에 엽산이 풍부하기 때문에 버리지 말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몸이 냉한 사람의 경우 엽산을 과하게 섭취하면 설사와 복통이 일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국내에서 참외가 가장 유명한 지역으로 경상북도 성주를 꼽는다. 이곳에서 전국 참외의 약 70%를 생산한다. 가야산의 맑고 깨끗한 지하수가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고 오래된 참외 재배 기술과 친환경 농법이 더해져 더 아삭한 식감의 달콤한 과육을 만들어낸다.



옥수수 CORN
특유의 고소한 맛 때문에 마니아층을 두텁게 형성하고 있는 옥수수. 통조림이나 팝콘 등 가공식품으 로도 먹을 수 있지만, 여름에 한가득 쪄놓고 먹는 제철 옥수수의 맛과는 비교할 수 없다.
옥수수는 쌀, 밀과 함께 세계 3대 식량 작물로 꼽힌다. 수천 년 전 멕시코에서 최초로 재배했다고 추정 하고 있다.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에서 유럽으 로 옥수수를 전파하며 16세기 인도와 중국을 거쳐 한국에도 옥수수가 들어오게 됐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며 생산성이 좋은 것이 특징이라 국내에서는 산간 지대에서 옥수수를 재배하며 식량난을 이겨내기도 했다. 지금도 옥수수가 유명한 지역은 고지대에 위치한 정선이다. 다른 지역보다 일교차도 크고 청정한 환경을 가졌기에 가장 맛 좋은 옥수수를 생산한다.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생산하는 옥수수를 가장 고품질로 꼽는다.
국내에서는 세 가지 옥수수가 대표적이다. 찰진 맛이 일품인 찰옥수수와 간식용인 풋옥수수의 한 종류인 단옥수수, 풋옥수수 중 당도가 가장 높고 생으로 먹어도 맛있는 초당옥수수가 있다. 옥수수를 찔 때는 껍질을 다 제거하지 말고, 속껍질을 한두 장 남겨놓은 상태에서 찌는 것이 좋다. 수분이 유지돼 촉촉하고 옥수수 본연의 풍미를 잃지 않기 때문이다. 옥수수는 수확 후 시간이 지날수록 맛이 없어지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먹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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