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위스키 한 잔은 있다
누구에게나 위스키 한 잔은 있다
  • 고아라 | PIXABAY
  • 승인 2023.03.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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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위스키의 강세가 심상치 않다. MZ 세대를 겨냥한 캐주얼 위스키 바가 동네마다 문을 열고, 정통 아이리시 위스키 바는 줄을 서야 입장할 수 있다. 인기 브랜드의 제품은 웃돈을 얹어 사고판다. 오늘 하루도 잘 버텨낸 스스로에게 건네는 위로 한 잔, 더 이상 어른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처음은 늘 어렵다
에디터에게 첫 위스키의 기억을 묻는다면 영화 〈소공녀〉일 듯하다. 주인공인 미소가 머리카락이 하얗게 새어가는 것을 막아주는 약과 보금자리 대신 담배와 위스키 한 잔을 선택하는 모습은 비슷한 나이대의 에디터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겨 주었다. 위스키 한 잔이, 젊은 여성이 백발과 떠돌이 생활을 감수할 만큼의 가치가 있을 수 있을까. 그렇게 위스키에 대한 본격적인 호기심이 시작됐다.
본격적인 호기심이 시작됐다. 언젠가 하이볼이나 칵테일, 사와 등에 섞여 맛본 적 있겠지만, 각 잡고 제대로 마셔본 첫 위스키는 산토리의 히비키라는 술이었다. 몰트 위스키와 그레인 위스키를 블렌딩해 만든 술인데, 취향이 따로 있어서 선택한 건 아니고 그저 집에 있는 위스키가 히비키일 뿐이었다. 여담이지만 지금은 히비키 또한 구하기 어려워 웃돈을 얹어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어찌 됐든 순수한 위스키의 첫맛은 너무도 강력해 아직까지도 그 느낌이 생생하다. 위스키 애호가들의 조언에 따라 얼음이나 물 없이 마셨는데 혀부터 식도, 위까지 동시에 타격감이 몰아쳤다. 놀라는 바람에 제대로 된 맛을 놓쳤나 싶어 거의 반의반 모금씩 연달아 마셨고, 위스키의 매력을 알아채기도 전에 취해버렸다. 그 후로도 몇 번 기회가 닿아 잭 다니엘, 발렌타인 등 대 중적인 위스키를 마셨지만 스스로 찾아 마시는 일은 없었다. 정말 신기하게도 경험이 더해질수록 서서히 위스키 특유의 맛이 느껴졌고 생각이 많은 날에는 그 맛이 생각나기까지 했다. 이제는 취향에 따라 위스키를 고르고 새로운 위스키에 도전하는 일이 즐겁게 느껴질 정도. 조금씩, 미소의 선택을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버번 위스키와 싱글 몰트 위스키
위스키는 맥아를 주원료로 당화·발효시킨 후 증류하여 만든 술이다. 켈트어로 ‘생명의 물’이라는 의미의 우식베하usige-beatha가 어원이며, 어스퀴보, 위스퀴보 등을 거쳐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 주로 영국과 미국에서 발달했으며 시작은 명확하지 않지만 16세기 초 스코틀랜드에서 상품화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전에는 대규모의 증류소가 많지 않고 대부분 가정에서 소규모로 제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17세기에 들어서야 스코틀랜드 산악지대에서 맥아 건조에 이탄을 사용하고 단식 증류기를 사용하면서 농후한 맛과 향이 일품인 위스키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스카치 위스키의 발단이다.
이후 능률이 더 뛰어난 증류기가 발명되면서 곡류를 원료로 한 그레인 위스키가 탄생했다. 19세기부터는 본격적인 위스키 제조가 시작된다. 저장한 기간이 다른 맥아 위스키를 서로 혼합하거나, 맥아 위스키와 곡류 위스키를 혼합해 더 좋은 맛을 만들어냈다.
한편, 미국에서는 영국에서 넘어온 스코틀랜드 이주자들에 의해 위스키가 만들어졌다. 초기에 켄터키주의 버번에서 밀주 돼 버번 위스키라 부르기 시작했는데, 옥수수를 주원료로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옥수수를 절반 이상 함유하는 위스키를 버번 위스키라 부른다.
싱글 몰트 위스키는 한 가지의 보리로 만들어지며, 같은 증류소에서 생산된 것을 일컫는다. 1963년 글랜피딕 증류소에서 생산한 것이 최초의 싱글 몰트 위스키다. 스코틀랜드의 주요 위스키 생산지인 로우랜드Lowland, 아일레이Islay, 하일랜드The Highlands 등에서도 싱글 몰트 위스키를 생산하고 있는데, 생산지마다 맛과 특징이 다르다.
위스키는 산지나 원료, 증류기, 주세법 등에 따라 종류가 나눠지는데 흔히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되는 버번 위스키는 산지로 분류한 것 중 하나이고, 싱글 몰트 위스키는 원료로 분류한 것 중 하나인 셈이다.
조금 더 자세히 파고들자면, 위스키의 산지에 따라서 스카치 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 아메리칸 위스키, 캐나디안 위스키 등이 있으며 이중 스카치 위스키가 가장 유명하다. 총 4천 종 이상의 상표가 등록돼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5대 상표로는 화이트 호스, 조니 워커, 화이트 라벨, 헤이그, 블랜 앤드 하이트가 있다. 원료에 따라서는 몰트 위스키, 그레인 위스키, 블렌디드 위스키로 구분된다. 몰트 위스키는 맥아만을 사용해 독특한 훈향을 낸 것, 그레인이 위스키는 곡류를 원료로 하며 향미가 흐린 것, 블렌디드 위스키는 이 둘을 혼합해 또 다른 맛을 낸 것이다.


위스키를 잘 마시는 법
결론부터 말하자면 위스키를 잘 마시는 법은 따로 없다. 위스키는 마시는 방법 또한 취향에 따라 갈리기 때문이다. 그저 자신이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면, 그게 어떤 방식이든 ‘잘 마시는 법’이라 부를 수 있다.
그럼에도 위스키를 마시는 방법을 굳이 꼽자면 3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순수한 위스키를 그대로 마시는 스트레이트, 커다란 얼음에 위스키를 부어 시원하게 마시는 온더락, 다른 음료와 섞어 마시는 칵테일 등이다. 혹자는 좋은 위스키는 스트레이트로 마셔야 한다고 주장한다. 순수한 위스키를 입에 품고 혀끝에 와닿는 오묘한 맛과 코끝에 와닿는 풍부한 향을 온전히 즐겨야 한다는 것. 이 또한 정답은 아니지만 직접 여러 방법으로 마셔본 결과, 한 위스키의 개성을 가장 정확하고 섬세하게 느낄 수 있는 방법이긴 하다.
번외로, 위스키를 마시는 법과 관련해 다양한 재미있는 썰이 있다.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원샷one shot’.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한 잔에 담긴 술을 남기지 않고 한 번에 마신다는 표현으로 사용하는데, 사실 본래의 뜻은 ‘하나의 잔’이다. 그렇다면 왜 잔을 샷이라고 하는 걸까. 그건 오래전 미서부 지역에서 사용하던 단어 때문이다. 옛날 가난한 카우보이들이 바에서 위스키 한 잔을 마시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대신 총알 한 발과 거래했던 것. 총알 하나가 위스키 한 잔인 셈이다. 두 번째는 온더락과 언더락의 이야기다. 두 단어 중 어떤 것이 맞는 표현인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은데,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온더락on the rock이 맞다. 얼음이 흔치 않던 시절 스코틀랜드인들이 위스키를 차갑게 마시기 위해 계곡 주변의 차가운 돌멩이를 주워 사용한 데서 시작된 단어다. 한편, 지금도 온더락으로 마실 때 큰 돌멩이를 닮은 큼지막한 구형의 얼음을 사용하는데 이는 표면적 때문이다. 미지근한 위스키와 얼음이 닿는 표면적이 작으면 작을수록 녹는 시간이 빨라지고, 물과 섞여 밍밍한 위스키를 마시게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온더락에 가장 적합한 얼음은 크고 강도가 높은 것이며, 가장 좋은 양은 한 샷을 부었을 때 구의 밑동만 닿는 형태다.


<3월에 마시기 좋은 위스키>

로얄살루트 하우스 오브 퀸 바이 리차드 퀸
영국의 아이코닉 디자이너 리차드 퀸Richard Quinn 과 로얄살루트의 두 번째 협업 작품. 우아함과 아름다움의 상징인 장미와 엣지를 살린 가시 무늬를 핸드 페인팅으로 직접 새겨 넣어 리차 드 퀸 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구현했다. 최상 급 희귀 몰트 원액으로만 블렌딩해 플로럴 한 향과 우아하게 이어지는 잘 익은 과일향, 스파 이시한 오크 풍미가 한데 어우러진다.


아벨라워 16년 더블캐스크
셰리와 퍼스트 필 아메리칸 오크에서 16년 이상 더블 캐스크 방식으로 숙성돼 복합적이 면서도 깊은 맛을 전하는 싱글 몰트 위스키. 진한 달콤함과 풍성한 과일향이 조화롭게 어 우러져 독보적인 풍미를 선사한다.


더 글렌리벳 12년
완벽한 부드러움이 돋보이는 싱글 몰트 위스 키. 유러피언 오크 캐스크와 아메리칸 오크 캐스크에서 숙성된 더블 오크 숙성 방식으로 완벽한 파인애플 향을 구현했다. 니트로 즐 겨도 부드럽지만 얼음을 가득 담은 잔에 소 다 워터와 더 글렌리벳 12년을 4 대 1 비율 로 넣고 레몬 슬라이스를 올리면 더욱 부드 럽고 상큼한 더 글렌리벳 싱글 몰트 위스키 하이볼을 즐길 수 있다.


발렌타인 7년 버번 피니쉬
스카치 위스키와 버번 위스키의 조합으로 특별 한 맛과 풍미를 선사한다. 최소 7년 동안 숙성 한 발렌타인 블렌드를 미국 버번 캐스크에 피 니쉬 하여 스카치 위스키의 고급스러움과 버번 위스키의 달콤함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콜라 와 얼음을 섞은 후 마지막에 체리까지 올려주 면 맛있는 발렌타인 7년 하이볼이 완성된다.


발렌타인 싱글몰트 글렌버기 12년
브랜드 최초의 12년산 싱글 몰트 위스키. 감 미로운 토피 애플의 달콤함과 풍부한 바닐라 향이 어우러진 풍미가 일품이다. 위스키 입 문자부터 애호가까지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어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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