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뒤의 짭쪼롬한 스위스 맛
퐁뒤의 짭쪼롬한 스위스 맛
  • 아웃도어뉴스
  • 승인 2011.04.2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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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rld Travel | 스위스

▲ 치즈 퐁뒤에는 아무거나 찍어 먹어도 된다

Cheese Fondue
두세 종류의 치즈와 화이트 와인을 냄비에 넣고 끓인다. 가늘고 긴 포크에 한입 크기로 자른 빵이나 마른 고기, 야채 등을 꽂아 걸쭉하게 녹은 치즈에 담가 휘휘 젓는다. 음식물에 치즈 옷이 알맞게 입혀졌다 싶으면 포크를 살며시 들어 올린다. 찌익 늘어지는 재미를 즐기며 치즈를 적당히 추슬러 한입에 쏙. 이것이 바로 스위스의 대표 음식, 치즈 퐁뒤 되시겠다.

▲ 치즈 퐁뒤를 먹으며 아프레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
우아한 음식으로 여겨지는 치즈 퐁뒤는 사실, 겨울이면 눈이 많이 내려 외부와의 접촉이 어려웠던 알프스 사람들의 추운 겨울 생존을 위한 일용할 양식이었다. 하여 오래된 치즈와 딱딱한 빵을 맛있게 먹는 방법을 고안한 끝에 시작된 치즈 퐁뒤는, 지역에 따라 혼합하는 치즈의 종류가 다르고 배합하는 비율이 상이해 각 지역마다 고유의 맛을 지니고 있다.

한겨울에 스위스에 갔으니 치즈 퐁뒤를 맛보는 것은 당연지사. 게다가 에멘탈, 아펜첼의 치즈와 더불어 스위스 3대 치즈 중 하나인 그뤼에르 지역에서라니 기대감이 알프스 중턱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뤼에르 치즈 퐁뒤는 상상과 달랐다. 많이 짰다. 스위스의 경질 치즈가 대부분 그러하지만 그뤼에르 치즈가 더욱 짜게 느껴진 이유는 퐁뒤를 먹기 전에 다녀온 치즈 공장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치즈 숙성실의 잊을 수 없는 냄새 때문이었다.

치즈 공장과 함께 운영되는 그뤼에르 치즈 박물관은 치즈가 만들어지는 공정을 지켜볼 수 있도록 하면서 치즈의 생산과정을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호기심 천국 김 기자, 치즈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궁금해 치즈 숙성실에 발을 디뎠는데 아뿔싸,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냄새가 아찔한 충격을 가했다. 환경적응이 가장 빠르다는 후각이 좀처럼 적응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 치즈가 정갈하게 놓여진 숙성실의 암모니아 냄새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치즈가 발효되는 냄새는 못 견딜 정도로 독했지만, 35kg짜리 동그란 치즈 7000개 가량 가지런히 놓여 있는 숙성실의 정갈한 광경은 일견 경이로웠다. 숙성기간이 길어질수록 치즈는 점점 짜지는데, 8~12개월 숙성된 치즈가 가장 맛있다고 한다.

그뤼에르에서 맛 본 치즈 퐁뒤는 우리나라에서 먹었던 부드러운 그것과는 전혀 다른 본토의 맛. 그뤼에르 치즈가 숙성되던 향기가 채 가시기 전에 먹은 치즈 퐁뒤는 그래서 조금 더 농도 짙었다. 처음엔 짠 맛이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치즈에 이것저것 담가 먹는 재미와 식탁에 핀 화기애애한 이야기꽃은 어느새 냄비의 바닥을 드러내게 했다. 기나긴 겨울, 선택의 여지 없이 치즈 퐁뒤를 먹던 알프스 사람들도 퐁뒤를 만들어 먹는 재미로 긴긴 밤을 달래지 않았을까. 
 

  Swiss  Cheese Fondue

▲ 11월24일 제조된 그뤼에르 치즈
치즈 퐁뒤의 환상의 짝꿍은 무엇~?
치즈 퐁뒤와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음료는 치즈의 소화를 돕는 화이트 와인. 특히 스위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스위스 화이트 와인과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다. 미성년자나 알코올에 약한 사람은 홍차를 곁들여도 좋다. 단, 퐁뒤를 먹으면서 차가운 음료를 마시는 건 금물이다. 퐁뒤를 먹고 물, 맥주, 탄산음료 등을 마시면 뜨거운 치즈가 급속히 굳어 위에 부담을 줘 소화에 좋지 않으니 가급적 멀리할 것. 치즈 퐁뒤뿐 아니라 삶은 감자와 함께 먹는 치즈 요리인 라클렛(Raclette)도 화이트 와인을 곁들이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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