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기어의 낙동정맥트레일
마이기어의 낙동정맥트레일
  • 김혜연 | 김혜연
  • 승인 2021.01.12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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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한창인 낙동 세평하늘길 트레킹

완벽한 겨울을 알리는 첫눈 소식에 배낭을 꾸려 겨울이 한창인 낙동강 세평하늘길로 떠났다.

낙동강 세평하늘길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힐링 트레킹 로드다. 코스는 분천 산타마을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민자 역사인 양원역을 거처 석포면 승부역에 이르는 총길이 12.1km다. 우리는 분천역에서 세평하늘길을 걷고 적당한 곳에서 야영 후 배바위재를 넘어 다시 분천역으로 돌아오는 낙동정맥트레일 2코스를 걸었다.

아침 일찍 도착한 분천역은 차가워진 날씨만큼 싸늘한 풍경이었다. 한때는 잘 꾸며진 산타마을이 방문객을 반겼고 기차여행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비던곳이다. 창궐한 바이러스가 우리의 일상과 마음을 더욱 꽁꽁 얼려버렸다.

평지로 되어 있어 쉬운 길이지만 제법 긴 거리를 생각해 바삐 트레킹 짐을 꾸렸다. 겨울철엔 꼭 산이 아니더라도 빙판길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아이젠과 스패츠를 항상 배낭에 비상용으로 챙겨야한다. 또한 추위를 대비할 수 있는 넥워머와 바라클라바, 귀를 충분히 덮을 수 있는 따뜻한 모자와 두꺼운 장갑, 보온 재킷, 여분의 티셔츠, 양말을 꼭 챙기는 게 좋다.

단단히 꾸린 짐과 함께 세평하늘길 위에 올랐다. 지난밤 내린 눈 때문에 초입은 온통 하얀색이었다. 구름 위에 떠 있는 기분이다. 하얀 눈이 내린 맑은 강을 따라 걸었다. 주변에 기암괴석과 강물이 하얀 눈과 함께 장관을 이룬다. 인적이 드문 청정오지에 겨울이라는 장식이 더해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겨냈다.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일상을 보내는 우리를 마음껏 위로해준다. 중간중간 만나는 민가는 하나같이 동화 속 집들처럼 운치 있고 예쁘다. 나도 인생의 대부분을 열심히 살아낸 뒤 한적한 자연을 찾아 여유롭고 한가로이 지내고 싶다는 생각해본다. 혹시나 길을 걷게 된다면 마주하는 민가 주민의 일상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소곤소곤 살금살금 조용히 걷는 것이 좋겠다. 오지로 들어갈수록 점점 더 겨울이다. 신난 발걸음 덕에 빙판길에서 본의 아니게 트위스트 춤을 추게 된다. 아찔한 순간이지만 아찔함도 자연을 만끽 중인 우리에겐 배꼽 빠지는 즐거움이다.

길은 초보자도 쉽게 걸을 수 있는 평지다. 다만 눈이 쌓이거나 빙판이 붙은 바위를 지나는 구간이 종종 나타나기 때문에 미끄러움을 대비하는 장비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 겨울철 해가 빨리 지는 것을 대비하여 시간 조절도 신경 써야 한다. 굽이굽이 기찻길을 따라 환상의 설국 속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덧 날이 저물어 간다. 서둘러 적당한 곳을 찾아 야영지를 구축했다. 산골 오지의 매서운 겨울은 만만치 않은 하룻밤을 제공했다. ‘침낭 밖은 위험해’라는 말을 실감하는 길고 긴 밤. 다시 한 번 핫 팩의 발명에 감사하며 고단한 하루를 보냈다.

동계 백패킹에는 침낭과 매트의 선택이 아주 중요하다. 영하의 추위에서 따뜻한 아침을 맞이하도록 도와주는 장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산 대부분을 침낭과 매트에 할애해도 나쁘지 않다. 침낭과 매트, 그리고 핫 팩의 도움으로 무사히 꿀잠을 자고 아침을 맞았다. 오늘은 어제와는 사뭇 다른 한기와 추위가 우리는 맞아 줬다. 모든 것이 밤사이 꽁꽁 얼었다. 얼 수 있는 것은 모두 얼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 머문 자리를 흔적 없이 정리한 뒤 또 다른 하루를 시작한다.

낮아진 기온과 반대로 발걸음은 빨라진다. 곳곳에 주렁주렁 고드름이 맺혀있다. 어릴 적 할머니 댁에서 고드름을 따 먹던 추억이 떠오른다. 편의시설이 없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덕분에 이번 여정은 추억으로의 여행 같다. 곳곳에 어릴 적 우리의 추억이 서려 있다.

높지 않은 언덕이지만 추위와 미끄러운 바닥을 디디며 걷자니 숨이 차올랐다. 급기야 마지막 하이라이트, 조금 보태자면 땅이 코앞에 닿을 듯 가파른 계단길이 나타났다. 힘들어하던 일행에게 나뭇가지 사이로 펼쳐지는 건너편 산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함께 바라보자 했다. 우리 삶에는 휴식이 필요하다. 열심히 앞을 향해 달리다가도 가끔 고개 들어 주변을 돌아보는 여유가 삶을 더 유익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도 있는 법. 배바위재를 넘어서자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나타난다. 눈과 낙엽으로 둘러싸인 경사를 썰매 타듯 미끄러지며 내려왔다. 덕분에 신나고 빨라진 하산길이다. 하산 길을 끝으로 다시 평지다. 어제보다 거센 바람 탓에 미끄러운 바닥을 지나 분천역에 도착했다. 예전 같았으면 함께 추운 데서 고생한 일행들과 회포를 풀고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식사하고 헤어지겠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해 트레일 종료 후 빠르게 서울로 돌아왔다. 코로나19가 훔친 우리의 일상과 즐거움을 하루빨리 되찾을 수 있도록 일상에서부터 아웃도어까지 방역수칙을 지키고 자연보호를 위해 고민하는 매일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힘내요!

Sleep Outside! have Fun Toge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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