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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낭만 도시
황금빛 낭만 도시
  • 고아라
  • 승인 2020.12.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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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 강변에 앉아 노란 불빛으로 일렁이는 도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문득 사랑하는 이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눈에 담긴 것들을 그대로 옮겨다 뒷면에 짧은 인사를 적어 보내고 싶어지는 풍경. 전하지 못한 엽서처럼 아득히 멀어진 해외여행이지만 부다페스트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담아 당신에게 보낸다.

부다 지구
다뉴브강을 중심으로 서쪽 언덕 위에 자리한 지역이 부다다. 14세기 수도였으며 귀족과 부호들이 머물던 부유한 마을이 었다. 부다페스트를 대표하는 왕궁, 요새, 성당이 밀집되어 있는 이유다. 세체니 다리를 건너 부다 성, 마차시 성당, 어부의 요새까지 둘러본 후 갤레르트 언덕에 올라 황홀한 노을 바라보면 부다 지구의 여행이 마무리된다.

세체니 다리
부다와 페스트를 연결하는 최초의 다리로 부다페스트 대표 명소 중 하나다. 1849년 개통되었으며 세체니 백작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을 붙였다. 다리가 개통된 이후 도시가 급격하게 발전하면서 현대적 도시로 거듭났다. 안타깝게도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으로 인해 끊어졌으나 다리를 만든 지 100년 만인 1949년에 복원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다리 양쪽 입구를 지키고 선 네 마리의 사자상이 인상적인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혀가 없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헝가리인들 사이에서 ‘사자가 울면’이 라는 말을 불가능한 일에 빗대어 표현하는 것이 여기서 유래됐다.

마차시 성당
1269년 벨러 4세 왕에 의해 초기 고딕 양식으로 처음 지어졌다. 15세기에 마차시 1세 왕이 증축하면서 그의 이름을 붙이게 됐다. 오스만 제국의 지배를 받았을 때 이슬람교 사원인 모스크로 운영됐으나 해방 이후 바로크 양식으로 재건됐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 시대엔 고딕 양식으로 개축되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역대 왕들의 대관식이 거행되던 곳인 만큼 역사적 의미가 깊다. 내부의 스테인드글라스와 프레스코화가 독특해 여행자들에게도 유명하다.

어부의 요새
마차시 성당을 보호하기 위해 19세기 후반에 지어진 성곽. 중세 시대부터 이 지역에 어부들이 많이 살았으며 큰 어 시장이 있었는데, 성채를 어부들이 지켰다고 하여 ‘어부의 요새’라 불리게 됐다. 네오고딕 양식과 네오 로마네스크 양식이 혼합돼 있으며 온통 하얀색 외벽으로 덥혀 있어 동유럽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자태를 뽐낸다. 입장료를 내고 성곽 위로 올라가면 다뉴브강과 페스트 지구의 전경이 한눈에 담긴다.

부다왕궁
몽골의 침입을 피해 근교 도시인 에스테르곰에서 피난 온 벨러 4세 왕이 13세기에 지은 왕궁. 전쟁과 화재 등을 겪으며 훼손되었다가 19세기 후반부터 보수 작업을 실시해 1950년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공화국이 되면서 기능을 잃은 이후부터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주로 헝가리 귀족 가문의 수집품을 중심으로 헝가리를 대표할만한 미술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1층부터 4층으로 이뤄진 공간에 시대순으로 전시돼 있어 관람하기 편하다. 밤이 되면 빛을 뿜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페스트 지구
다뉴브강 동쪽 낮은 지대에 자리한 마을. 부다 지구와 달리 평지로 이뤄져 있어 번화가와 상업 지구로 이뤄져 있다. 맛집과 카페가 밀집해 있어 늘 북적이는 바치 거리부터 역사 깊은 영웅 광장, 부다페스트 여행 명소인 온천 등 볼거리와 놀 거리가 다양하다.

세체니 온천
부다페스트는 로마시대부터 온천으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근교 도시의 것까지 합하면 1천 개가 넘는 온천이 있으며 그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세체니 온천이다. 고풍스러운 네오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우리나라의 호텔 수영장이나 스파 시설과 비슷한 노천온천이 나타난다. 물의 온도에 따라 3개의 온천으로 나눠져 있으며 수영복을 입어야 입장할 수 있다.

영웅광장
1896년 헝가리 건국 1000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기 시작해 1926년 완성됐다. 중앙에는 높이 36m의 기념탑이 자리하며 꼭대기에는 가브리엘 대천사가 우뚝 서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왼손에는 헝가리 초대 임금인 성 이슈트반의 왕관을, 오른손에는 이중 십자가를 들고 있다. 기념탑을 중심으로 양쪽에는 건국 이후 근대에 이르기까지 헝가리의 위대한 인물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첫 번째에 자리한 이가 바로 초대 왕인 성 이슈트반이다. 영웅광장을 지나 시민공원에 들어서면 반가운 얼굴, 안익태 흉상을 만날 수 있다. 이 흉상은 2009년 한국 헝가리 수교 20주년을 맞아 헝가리 조각가가 제작했다.

바이다후냐드 성
디즈니 만화 속에나 등장할 법한 외관으로 사랑받는 성. 마티아스 왕의 아버지이자 마쟈르의 대 오스만 제국 항쟁을 주도했던 야노시 훈야디가 루마니아(전 트랜실바니아)의 성을 복제해 세운 건물이다. 당시 유명한 건축가였던 이그나치 알파르Ingac Alpar가 행사를 위해 헝가리의 모든 건축 양식을 녹인 구조물로 지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철거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아예 벽돌로 건축한 것. 덕분에 헝가리 역사 속 다양한 건축 양식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성 이슈트반 성당
헝가리의 초대 왕이자 헝가리를 기독교 국가로 만든 이슈트반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성당. 1905년에 네오 르네상스 양식으로 완성됐다. 최대 8500명을 수용할 정도로 큰 규모가 특징. 돔의 높이는 바로 옆에 자리한 국회의사당과 나란히 96m로 맞췄다. 성 이슈트반 성당의 하이라이트는 내부에 있는 성 이슈트반의 오른손이다. 유리관 안에 미라로 보존돼 있으며 이를 보기 위한 순례자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돔으로 올라가면 부다 지구와 페스트 지구가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가 등장한다.


진주를 품은 다뉴브강
부다페스트는 ‘다뉴브강의 진주’라 불린다. 독일부터 오스트리아, 루마니아, 불가리아 등 수많은 나라를 거쳐 흐르는 강이지만 그만큼 부다페스트의 강변이 특히 아름답다는 뜻이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황홀함을 느낄 수 있는 강변의 명소들을 꼽았다.

유대인의 신발
다뉴브 강변을 따라 걷다 보면 한쪽에 낡은 신발들이 놓여져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실제 신발 크기로 만든 동상이다. 이곳엔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이 강변에 일렬로 세워진 채 총살을 당했던 장소로 그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것.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것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 듯, 다양한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둔 꽃이 가득하다.

국회의사당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 제국 시절에 건축됐으며 거대했던 국가 위상에 걸맞게 네오고딕 양식으로 화려하게 지어졌다. 1896년 첫 국회가 열렸던 장소기도 하다. 길이 268m, 높이 96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를 자랑해 가까이 다가서면 위엄이 느껴진다. 강변에 자리해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며 부다페스트 엽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밤이면 화려한 불빛을 뿜어내 야경 명소로 꼽힌다.

중앙시장
부다페스트 시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재래시장. 바치거리 끝자락에 다다를 때 즈음 화려한 지붕으로 뒤덮인 건물이 나오는데, 여행자는 물론 현지인도 사랑하는 중앙시장이다. 과거 다이애나 황태자비와 오스트리아 요제프 황제도 방문했던 명소. 지하에는 슈퍼마켓이 있으며 1층에는 과일, 채소, 고기 등 다양한 식재료가, 2층에는 기념품 상점과 푸드코트가 있다.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으며 가격도 저렴해 여행자들이 부담 없이 끼니를 때우기 좋다.

바치 거리
자동차가 다니지 않아 자유롭게 걸어 다닐 수 있는 번화가. 개성 넘치는 개인 상점부터 고급 브랜드와 SPA 브랜드의 매장, 대형 쇼핑몰이 밀집해 있어 부다페스트 최고의 쇼핑 거리로 꼽힌다. 근사한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아 여행자들은 물론 현지인들 도 즐겨 찾는 곳. 퇴근 시간이나 주말에 방문하면 어딜 가도 줄을 서야 한다. 여행자들은 이곳에서 민속 공예품이나 이색적인 헝가리 기념품도 구입할 수 있다.

자유의 다리
세체니 다리, 에르제베트 다리와 함께 부다페스트 3대 다리로 꼽힌다. 페스트 지구에서 부다 지구의 갤레르트 언덕으로 바로 갈수 있으며 중앙시장 근처에 있어 관광객이라면 꼭 한 번은 건너게 된다. 1896년 황제 프란츠 요제프를 기리기 위해 개통됐으며 초록빛을 띄고 있어 ‘메뚜기 다리’라는 애칭을 갖고 있다. 철제 구조물로 우아하게 지어져 기념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들로 늘 붐비는 곳.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부다 지구와 페스트 지구의 풍경이 아름다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부다페스트와 함께 여행하기 좋은 근교도시

헝가리의 옛 수도 에스테르곰 Esztergom
헝가리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 13세기에는 헝가리 정치와 경제의 중심지인 번영 도시였으나 몽골의 침입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 이후 헝가리의 왕 벨라 4세가 지금의 부다 지구로 이주하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인구가 약 2만8천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지만 중세의 풍경이 그대로 남아있어 여행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2세기에 지어진 왕궁을 비롯해 역사 깊은 건축물이 많아 건축과 역사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꼭 한번 들러볼 것을 추천한다. 그 중 에스테르곰 대성당은 헝가리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유럽에서도 3번째로 손꼽는다. 부다페스트에서 불과 50km 거리에 위치해 함께 여행하기 좋다.

예술가들의 마을 센텐드레 Szentendre
한적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이었으나 20세기 초부터 예술가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맞기 시작했다. 유럽 지방 도시 특유의 다정다감한 풍경을 품고 있으며 아기자기한 카페와 유니크한 갤러리들이 모여있다. 여행 내내 마치 한편의 동화 속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 마을 한가운데, 언덕 위에 자리한 성당은 센텐드레의 필수 코스다. 이곳에 오르면 마을 전체가 한눈에 담기는데, 붉고 아담한 지붕과 알록달록한 외벽이 수채화처럼 펼쳐진다. 마을이 워낙 작아 한 바퀴를 둘러보는 데 하루도 걸리지 않는다. 부다페스트와 거리도 가까워 당일치기 여행에 제격. 인기 여행 예능 프로그램인 <배틀트립>에 등장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역사의 산물 비셰그라드 Visegrád
다뉴브강을 품은 비셰그라드는 ‘높은 요새’라는 뜻의 슬라브어다. 이름처럼 산으로 둘러싸인 마을 한쪽에 요새가 자리한다. 13세기 몽골의 침략을 막기 위해 지어졌으며 18세기에는 헝가리 왕가의 성채로 사용됐다. 당시 세워진 건축물을 비롯한 왕궁의 유적이 가득해 볼거리가 다양하다. 수려한 산세와 아름다운 다뉴브강의 풍경 덕에 왕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온 도시기도 하다. 1240~1250년에는 벨러 4세 왕과 그의 아내가 기존의 상부성과 하부성에 새 성을 지었으며, 14세기 언게빈 왕때 성이 왕궁으로 사용되면서 새로운 성벽과 궁중 건물이 생겨났다. 14세기부터 16세기 초반까지 헝가리 왕실 휘장을 보관하는 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오늘날에는 왕궁의 역사와 복원된 건물에 대한 전시 공간으로 공개돼 있다.

부다페스트에서 꼭 맛봐야 할 헝가리 대표 음식

굴라시
헝가리 전통 음식이자 대표 음식. 초원에서 소를 모는 목동을 ‘구야시gulyas’라 불렀는데, 목동들이 즐겨먹던 음식이라 하여 같은 이름으로 부르게 됐다. 굴라시는 후추, 월계수잎, 파프리카 가루 등 향신료에 재운 소고기를 감자, 당근, 피망, 양파 등 각종 채소와 함께 볶은 뒤 토마토 와인을 넣고 푹 끓여낸 음식이다. 파프리카 가루로 진하게 양념한 것이 특징. 국물 요리이기 때문에 흑빵이나 호밀빵과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비교적 느끼한 유럽 음식이 맞지 않는 우리나라 사람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팔라친타
헝가리인이 식사 후에 꼭 찾는다는 대표 디저트. 얇은 밀전병에 과일, 생크림, 초콜릿, 치즈 등을 넣고 접거나 돌돌 말아낸다. 흔히 알려진 팬케이크나 크레페와 비슷한 모습인데, 헝가리가 원조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는 헝가리의 유명 레스토랑이자 유럽 10대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군델Gundel’에서 처음 개발한 것. 식사 대용으로 즐기는 사람들은 달콤한 잼이나 과일 대신 치즈, 햄, 치킨 등을 넣어 먹기도 한다.

쿠르토스
‘굴뚝’이라는 뜻을 가진 빵. 헝가리 어느 곳에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현지인 최애 간식이다. 기다란 봉에 밀가루 반죽을 두른 다음 화덕에 넣고 천천히 돌려가면서 굽는다. 노릇노릇하게 구워지면 시나몬과 설탕을 골고루 묻혀 낸다. 원래 속이 텅 빈 빵이었으나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지면서 휘핑크림이나 아이스크림을 채워주기 시작했다. 다양해진 만큼 취향에 따라 골라먹을 수 있게 됐지만 속이 비어있는 것이 원조다.

우니쿰
헝가리에서 기념품을 구입할 때 1순위로 꼽는 전통주다. 독일의 예거 마이스터, 체코의 베체로브카와 함께 유럽 3대 약초 주다. 헝가리의 선대왕들이 즐겨 마시던 술로 40여 가지의 허브를 달여 만들었다. 건강에 좋은 것은 물론, 숙취 예방 효과가 뛰어나 다른 술을 마시기 전에 미리 마시기도 한다. 1790년 합스부르크 왕궁의 주치의가 개발했으며, 합스부르크 요제프 2세 왕이 처음 시음했을 때 ‘유니크하다!’라고 외친 데서 유래해 우니쿰이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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