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 가득한 숲길을 걸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몸이 가벼워진다. 폐 속 깊숙하게 맑고 상쾌한 공기를 한숨 불어넣으면 무거웠던 머리는 맑아지고 풀꽃과 나무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왠지 제주의 숲은 신비한 비밀을 가득 품고 있을 것만 같다. <편집자주>
조릿대 군락 너머 태고의 경관
삼다수 숲길
삼다수 숲길은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탐방로다. 원래 이 지역은 말 방목터이자 사냥터였는데 1970년대 심은 삼나무들이 30m 남짓한 거목으로 성장해 빼곡하게 숲을 메웠다. 삼다수를 생산하는 제주특별자치도 개발공사와 교래리 주민들은 숲 사이에 길을 닦아 ‘삼다수 숲길’이란 이름을 붙여 2010년 개장했으며, 그해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숲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총 연장 8.2km 트레킹 코스는 크게 삼나무 밀집 지역과 조릿대 지역으로 나뉜다. 하늘을 향해 죽죽 뻗어난 삼나무 군락은 들어서자마자 상쾌한 피톤치드 기운이 몸 구석구석 스민다. 촘촘하게 얽힌 나뭇가지들이 만든 그늘도 시원하다. 바닥은 습기가 많아 미끄럽기 때문에 걸을 때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 탐방길에 야자수 매트가 깔려 있어 걷는 데 크게 불편하지 않다. 삼나무숲이 사라질 때쯤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제주조릿대 군락이다. 제주조릿대는 해발 400m 이상에 분포하며 생명력이 탁월하고 번식력이 강한 식물로 알려져 있다. 키 낮은 조릿대가 탐방로 주변을 덮은 사이로 난대활엽수림이 몸통과 가지를 제멋대로 뻗어내었다. 삼나무숲이 일사불란한 정취를 가지고 있다면 조릿대 지역은 방임된 자유를 누리는 느낌이다.
제주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연중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