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사이트
⑥ 맛기행, ‘남토북수’ 연천 별미 3선
⑥ 맛기행, ‘남토북수’ 연천 별미 3선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남쪽의 비옥한 토지와 북쪽의 깨끗한 물이 만나는 이곳, 연천은 공기부터 다르다. 깨끗한 공기로 몸 전체를 마사지 받으니 뭔들 맛있지 않을까. 임진강과 한탄강에서는 씨알 굵은 민물고기가, 신탄리역 주변 고대산 초입에는 산자락 먹을거리가 가득하다. 거기에 군인들의 사랑 한 몸에 받는 매콤달콤하고 알싸한 비빔국수는 보너스!

민물매운탕

얼큰한 국물맛에 소주 생각이 절로
한탄강이 래프팅을 비롯한 레포츠가 발달한 강이라면 임진강은 루어낚시 뿐 아니라 견지, 대낚시까지 가능한 곳이다. 그만큼 임진강에서는 피라미, 갈겨니, 메기, 꺽지, 모래무지 등 다양한 민물고기가 살고 있다.

낚시꾼들이 몰리는 곳에 어찌 매운탕집이 없겠는가. 당연히 임진강과 한탕강 주변 곳곳에는 건강한 자연을 무기로 한 내로라하는 매운탕집들이 제법 많다. 특히 한탄강 물줄기를 굽어보고 있는 한탕강 유원지에는 매운탕집들이 40~50집이나 몰려 있어 경기도내 유명한 매운탕촌으로 손꼽힌다.

그중에서도 불탄소가든(031-834-2770)과 하남식당(031-835-0625)이 유명하다. 재인폭포 근처에 자리 잡고 있는 불탄소가든의 유기환 사장은 한탄강 상류의 어업권을 갖고 있는 어부다. 때문에 직접 강에서 메기를 비롯한 민물고기를 잡는다. 다만 모든 매운탕에 들어가는 메기와 반찬으로 내놓는 붕어찜용 붕어는 양식에 의존하는 편이다.

불탄소가든의 잡고기 매운탕은 메기 매운탕이면서, 새우탕이면서 참게탕도 된다. 잡고기만 넣고 끓이면 맛이 조금 약하지만 메기와 곁들이고 거기에 새우(징거미)와 참게가 만나면…, 이 대목에서 침이 넘어 간다면 ‘매운탕’에 대해 뭔가 아는 꾼일 터. 그렇다. 선수들이 말하길 이 이상의 조화는 없단다. 거기에 잡고기 또한 피라미뿐 아니라 모래무지, 꺽지, 참마자 등 귀하신 몸들이다.

칼칼하니 얼큰한 국물이 넘어가자 속에 불길이 확 이는 것이 애주가들에게는 ‘주(酒)님의 부르심’ 정도 되지 않을까. 흙냄새 난다는 이유로 민물고기 요리를 잘 못하는 사람도 무리 없이 맛볼 정도로 얼큰하고 진하다.

임진강과 한탄강 상류 맑은 물에서 잡아온 싱싱한 민물고기는 사계절 풍족한 편이어서 언제나 제맛을 내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매운탕뿐 아니라 회와 구이도 내는데 특히 쏘가리회는 서울과 도내 미식가들의 예약이 이어진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잡고기 매운탕 소(2만원)자를 시키면 서너 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편이다. 메기매운탕 3만~4만원, 빠가사리 매운탕 4만~6만원, 쏘가리 매운탕은 5만~7만원 선이다. 30분 전에 미리 전화예약하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망향비빔국수

매콤 달콤, 군인들 울리는 맛
“군대 가면 제일 먹고 싶은 게 초코파이래. 화장실에 숨어서 먹는다는데!”
“야, 웃기지 말라 그래, 요즘 군대가 얼마나 좋아졌다고. 군대 짬밥 잘나온다!”

스물한 살, 이런 이야기를 주고받던 동기는 그해 겨울 입대했고 첫 휴가를 나와 “화장실에서 초코파이를 울면서 먹었다”고 고백했다. 경험해 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아마도 한창 뜨거운 나이에 아침부터 저녁까지 단체생활에, 무엇이든 통제되는 상황은 생각만으로도 고달프다.

그래서일까? 아주 구석지고 외진 곳에 덩그라니 자리 잡은 망향비빔국수(031-835-3575)가 연천의 맛집으로이름을 떨치고 있다. 바로, 이 외지고 구석진 국수집 근처에 군부대가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 연천군 청산면 궁평리 육군 5사단 신병교육대 앞에 있는 망향비빔국수는 1968년 시작되어 40년 넘게 군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국구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곳이다. 비빔국수가 유일한 메뉴인데 전곡 일대의 장병들이 주 고객인터라 군대국수라고도 불린다.

점심시간, 땀을 뻘뻘 흘리며 국수를 먹는 군인들이 가득한 식당.
“외박이라도 나가는 날이면 제일 먼저 달려온 데가 여기였다.”
식당 한 켠에서 누군가 말을 꺼내자 옆자리의 나이 지긋한 분이 “그때 그 맛을 잊지 못해 주말이면 가끔 원정을 온다”고 말을 거든다.

추억만으로 그 긴 시간을 버텨올 수는 없었을 터. 맛의 비밀이 궁금해진다. 망향비빔국수의 특징은 세 가지가 꼽힌다. 우선 굵고 통통하면서도 쫄깃한 면발. 다음은 새콤 달콤 매콤한 양념맛에 이 집만의 비밀 무기 ‘야채수’가 내는 탄산수 같은 맛. 마지막으로 일반국수에 비해서 국물이 적고 비빔국수라기엔 국물이 많다는 것이다. 이 집을 찾는 수많은 장병들은 그 중에서도 쨍한 국물맛을 으뜸으로 친다. 이 국물의 비법은 ‘야채수’라고 불리는 채소 발효수에서 나온다.

탄산수처럼 코끝을 톡 쏘는 매콤한 맛에 김치와 양파, 오이와 함께 버무린 망향비빔국수는 군인들의 입소문을 타고 멀리멀리 퍼져갔고, 40년의 세월과 함께 최근 20여 곳의 프렌차이즈점도 생겼다. 망향비빔국수 4000원, 곱빼기 5000원, 아기국수 1000원. 군인들을 상대한 메뉴라 양이 많은 편이다.


손두부 두루치기

욕쟁이 할머니의 손맛·욕맛에 중독
신탄리역 고대산 초입에는 산자락 특유의 음식점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다. 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수월하게 올 수 있으니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등산객들이 있으니 그들의 하산을 축하해 줄 하산주집들이 있어야 할 터. 그 중에서도 산자락 으뜸 메뉴의 하나로 꼽히는 손두부가 유명한데, 그보다 더 유명한 ‘욕쟁이 할머니’가 있다.

바로 고객들에게 진한 욕지거리를 내뱉기로 유명한 양평손두부(031-834-8297)의 주인장이다. 양평 태생으로 30년 전 쯤 이곳 연천으로 이사왔다는 주인장은 본인이 직접 두부를 만들어 먹던 두부 마니아였다고. 언젠가 한번 콩 두 말로 한꺼번에 두부를 만들게 되었는데 그때 동네사람들한테도 나누어 주고 하다가 아예 두부집을 하게 되었단다.

“옛날엔 여기 약초꾼들이나 왔지, 사람 별로 없었어. 그러다 점점 세상이 좋아지니까 사람들 발길이 늘었지.” 산에 가는 사람들이 ‘욕쟁이 두부 할머니’ 얘기를 알고서는 산에 올라가기 전에 들러 ‘두부 좀 만들어 달라’고 하면 할머니는 그들이 등산하는 동안 열심히 두부를 만들었다고.

“3~4시간이면 간수가 되고, 그걸 눌러서 1시간 정도 기다리면 그게 두부가 되는 거야. 5시간 정도면 손두부가 만들어지는 거지. 간수한 후 고정시킬 때 너무 물기를 빼면 쪼그라드는데, 나는 꾹 누르지 않아 시간이 지나도 모양이 변하지 않어.”

한창 두부 자랑에 신이 난 주인장 할머니가 커다란 원형 철판에 돼지고기를 굽기 시작한다. 두툼한 목살 한근(600g)에 푹 삭은 김치가 어우러진 두루치기가 2만원이다. 성인 남자 2~3명 정도라면 여기에 두부 한모(8000원) 곁들이면 딱이다. 반모(5000원)도 가능하다. 넓적한 손두부를 적당하게 잘라 철판에 같이 굽는다. 노릇노릇 구워 나오는 두부 맛이 제법 고소한 것이 막걸리를 부른다.

“할머니 막걸리 한 병 더 주세요.”
주문이 들어오자 대번에 “너는 손이 없냐, 늙은이를 꼭 부려먹어야겠냐”며 불호령이 떨어진다. 맘씨 좋은 고객은 ‘허허’ 웃으며 직접 막걸리를 가져가는데 욕쟁이 할머니 그 뒤통수에 대고 외친다.
“7시 기차 놓치면 집에 못가. 이거만 쳐 먹고 얼른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