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모임 하기 좋은 우리 술 주점
트랜디한 전통주 펍
술은 여행과 닮았다. 한 잔 술 안에 지역이 담기고 계절이 담긴다. 연말모임이 많아지는 12월,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술잔을 기울이기엔 우리 술이 제격이다. 모둠전에 막걸리만 우리 술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품격있고 멋진 우리 술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올해 5월에 문을 연 윤주당은, 윤나라 주모의 별명이기도 하고 ‘술을 다스리는 무리들’이 모이는 곳이라는 의미도 있다. 윤 주모는 전통주를 공부하다가, 전통주를 만드는 사람과 전통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사랑방을 만들고 싶어 가게를 열었다. 이 사랑방은 낮에는 술 빚기 클래스나 파티를 열리고, 저녁엔 주점이 된다.
윤주당에는 소주와 맥주가 없다. 사실 전통주점이라 하면 다양한 술을 팔지만 우리 술도 취급하는 가게가 대부분이고 우리 술만 파는 곳은 많지 않다. 윤주당은 우리나라 누룩만으로 만든 술, 쌀과 곡물로 만든 술만 엄선해서 들여온다. 술은 만드는 과정도 어렵고, 실패 확률도 큰 데다가 술도가마다 개성이 뚜렷한 전통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윤주당은 해방촌 언덕 위 골목 안쪽에 자리한다. 찾아오기 쉽지 않은 곳이지만 외국인, 해방이 후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어르신들이 많은 매력적인 동네다. 외국인은 물론이거니와 어르신들도 의외로 전통주에 대해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세법 때문에 전통주의 맥이 끊겼기 때문이다. 윤 주모는 외국인과 어르신 모두에게 전통주에 대해 알리기 좋은 곳이 해방촌이라고 생각했다.
한국 술은 한국 음식에 가장 잘 어울린다. 가짓수는 많지 않지만 우리 술과 어울리는 안주를 만든다. 괴산 콩만 활용해 띄운 메주로 만든 간장, 서천에서 올라온 자하젓 등을 사용해 요리한다. 대표 메뉴인 ‘외할머니 호박찌개’는 윤 주모가 어릴 때 할머니가 자주 끓여주던 음식이다. 막걸리는 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극적이지 않은 밥 반찬이 잘 어울린다. 슴슴한 나물, 육포, 병과 등을 곁들이면 좋다. 윤 주모가 이 계절에 어울리는 술로 추천한 삼해소주와 외할머니 호박찌개는 서울시 무형문화재인 삼해소주 대표도 인정한 최고의 조합이다.
윤주당
서울 용산구 신흥로 81-1
010-7297-5765
18:00~24:00 월~목요일, 18:00~01:00 금~토요일(화요일 휴무)
외할머니 호박찌개 2만2천원, 제주막창순대 1만8천원
인스타그램 : yunjud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