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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시골 마을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시골 마을
  • 조혜원 기자 | 조혜원
  • 승인 2019.11.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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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창읍 힙화리 '방랑싸롱'

순창은 미생물이 발효되기 좋은 자연요건을 갖춘 고추장의 고장이다. 하지만 순창에서 고추장만 떠올린다면‘아싸’인증이다. 지금 순창은 그 어느 도시보다 힙하다. 작은 마을 곳곳에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고, 젊은 청년들이 모여 곰지락곰지락 무언가 만들어 내고 있다. 장이 발효되듯 깊고 진득하게, 매콤하면서도 달콤하게.

에디터가 방랑싸롱의 장재영 대표를 처음 만난 건 2년 전이다. 게스트하우스의 방 한칸을 개조한 다섯 평 가량의 작은 공간에서 드립 커피와 수제 청, 맥주를 팔던 꿈 많은 청년. 사람들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는 순창에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오는 재즈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재즈 페스티벌 뿐 아니라 1번부터 10번까지 순창에서 해보고 싶은 재미있는 기획들이 가득하다며 눈을 반짝였다. 그의 포부 가득한 꿈을 응원했다. 그런데 웬걸, 이 멋진 청년은 고작 2년 만에 그중 절반을 해냈다.

장재영 대표는 19세기 프랑스에서 문학과 예술을 논하던 살롱Salon 문화를 만들고 싶어 방랑싸롱을 만들고, 스스로를 무슈Monsieur라 칭한다. 무슈는 전 세계 60개국을 옆 동네처럼 다니던 20년 차 여행가이드였다. 잠시 일을 돕기 위해 국내 가이드를 하면서 국내 여행의 매력에 빠졌다. 혼자서 국내 곳곳을 여행 다니다가 백지장 같은 매력의 순창을 만나곤 눌러앉았다.

방랑싸롱 장재영 대표

순창은 백지장 같은 매력이 있어요.
제가 점만 찍어도 사람들이 그림으로 봐줄 거라 생각했어요.

그는 스스로가 문화기획자나 도시재생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의 목표는 단지 ‘여행’이다. 사람들이 순창으로 여행을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들이 그를 문화기획자로 만들었다. 여행 가고 싶은 동네가 되려면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 한 무언가 필요했고, 재즈는 시골마을에도 잘 어울리면서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장르라고 판단했다. 게스트하우스의 방 한 칸에서 시작된 방랑싸롱 시즌1 에서도 ‘보보 순창(BOn VOyage)’이라는 주제로 500여명이 모인 재즈 콘서트, 여행작가의 강연회, <탁 PD의 여행수다> 팟캐스트 공개 방송 등 흥미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그로부터 2년 후 고추장 저온 창고였던 곳을 개조해 소규모 공연장 겸 카페인 방랑싸롱 시즌2를 시작했다. 그곳에선 이주에 한번 라이브 재즈공연이 열리고, 랩 하는 동네 할머니들인 ‘순창 할미넴’이 드나들며, 마을 청년들이 모여 재미난 행사를 의논한다. 그가 찍은 점 옆에 마을 주민들이 점을 찍고 점과 점을 이어 선을 만들고, 멋진 그림을 만들어냈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 지역이 ‘순창군 순창읍 힙화리’가 된 것이다.

인터뷰 하는 동안도 무슈는 여러 번 누군가의 전화를 받았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기획이 몇 개 인지 묻자 양 손가락을 접으며 나열한다. 청소년 독서캠프, 할머니 래퍼들의 ‘쇼미더 순창’ , 청년들이 마음을 쉬어 갈 수 있는 ‘마인드 홀리데이’ 등이 세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기획을 한다.

이미 순창에 많은 것을 만들었지만 무슈 머릿속에 떠올랐던 재미난 기획의 절반이 넘게 남았다. 전 세계 사람들이 이 작은 마을에서 열리는 재즈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 모여드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방랑싸롱
전북 순창군 순창읍 장류로 226
영업시간 12:00-22:00
인스타그램 salon_de_n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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