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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의 물결 속으로
억새의 물결 속으로
  • 조혜원 기자 | 양계탁
  • 승인 2019.11.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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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알프스 간월재

가을 여행하면 역시 단풍과 억새가 떠오른다. 억새가 파도치듯 일렁인다는 영남알프스를 가을을 위해 아껴뒀다. 새파란 하늘 아래 하얀 억새밭이 펼쳐지는 풍경은 꼭 두 눈으로 봐야 한다.

이번 가을 산행은 가볍게 올라 억새의 물결을 보는 게 목적이었다. 그래서 비교적 쉬우면서 바위 타는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코스를 계획했다. 등억온천단지~홍류폭포~신불공룡능선(칼바위 능선)~신불산 정상~간월재(억새평원)~임도 구간을 원점 회기하는 가벼운 코스. ‘명색이 아웃도어 기자인데 이쯤이야, 쉽지’라고 생각했는데, 칼바위를 부여잡고 일행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모든 체력을 끌어와야 했다. 영남알프스 산행은 부산에 사는 신발디자이너 김현우 씨, 울산에 사는 영어 선생님 임남주 씨와 함께 했다. 두 사람 모두 영남알프스를 동네 뒷산 다니듯 자주 찾는 단다.

매년 울주 산악영화제가 열리는 복합웰컴센터를 들머리로 잡았다.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는 넓은 부지에 국제 클라이밍센터, 번개맨 우주센터, 인공 암벽장, 알프스 시네마, 야외 공연장 등이 조성된 복합문화 공간이다. 인공암벽장에선 크고 작은 클라이밍 대회가 열리고, 번개맨 문화센터 앞에서는 전기 기차가 아이들을 싣고 달린다.

소원을 말해봐
들머리에서 홍류폭포까지는 10분 남짓, 현우 씨, 남주 씨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산책하듯 올랐다. 신불산 정상과 공룡능선에서 발원한 홍류폭포는 3.3m의 높이에서 시원하게 쏟아진다. 폭포 바닥의 바위 때문인지 용소의 물색은 에메랄드빛이다. 한 여름이었다면 바로 뛰어들었겠지만 손을 담가보니 숲에서 쏟아지는 물은 벌써 얼음장처럼 차갑다. 홍류폭포를 지나고 얼마 되지 않아 수 십개의 나뭇가지가 커다란 바위를 지지하고 있는 걸 발견했다. 돌로 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 듯, 나뭇가지로 바위를 받쳐두며 다리가 튼튼해지게 해달라고 기도한 흔적이다. 튼튼한 두 다리로 신불산 산행을 잘 마치길 바라며 굵은 나뭇가지를 하나 주워 소원을 빌어본다.

칼바위에서 맞은 칼바람
홍류폭포를 지나 공룡능선까지는 쭉쭉 치고 오르는 구간이 이어진다. 중간중간 갈림길이 자주 나오는데, 팻말에는 친절하게 험한 길, 쉬운 길 이라고 표시돼있다.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뒤를 돌아 사진기자를 쳐다보지만 “험한 길이 재밌죠!”하며 턱으로 험한 길을 가리킨다. 쉬운 길은 비교적 완만한 흙길, 험한 길은 암릉이다. 험한 길이라기보다는 바위 길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듯하다. 물론, 밧줄과 바위를 움켜쥐고 오르는 험한 길이 더 재미있다. 재미있게 휙휙 오를 만큼 몸이 가볍지 않을 뿐. 영남알프스가 집 앞 놀이터인 현우 씨는 돌다리를 뛰어넘듯 쑥쑥 오르고, 남주 씨는 힘들어하는 에디터를 위로하며 속도를 맞춰준다.

몸을 가누기 힘들만큼 불어오는 거센 바람에 모두 네발로 기어서 지날 수 밖에 없었다

빼곡한 나무 사이로 강한 바람이 불어온다. 상쾌하고 시원한 바람이지만 공룡능선에서는 위험할 만큼 거세게 불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바람이 잦아들길 바라는 수밖에. 쉬운 길 마저 험하게 느껴질 즈음, 바위가 칼날처럼 뾰족한 칼바위 구간에 닿는다. 애석하게도 거센 바람이 불어온다. 조심스럽게 한 발 한 발 디뎌야 하는 칼바위에서는 몸을 가누기 힘들 만큼 강한 바람이 불어, 바위를 부여잡고 네 발로 지날 수밖에 없었다. 칼바위 구간인 공룡능선은 양 옆으로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인 구간이지만, 모자가 날아갈 만큼 강한 바람에 고개를 돌려 풍경을 구경할 여유도 없다. 영남알프스만 스무 번 넘게 와봤다는 현우 씨도 이런 바람은 처음이라고 했다. 아슬아슬 줄타기를 하듯 칼 바위 능선을 다 지난 후 뒤돌아보니 공룡의 등뼈가 펼쳐진다.

공룡의 등뼈처럼 굽이굽이 이어지는 공룡능선

영남알프스 하늘억새길
영남알프스는 가지산, 간월산, 고헌산, 신불산, 천황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9개의 산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유럽 알프스 못지않게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다. 에디터는 알프스를 가보지 않았으니, 유럽의 알프스가 우리나라 남도의 아름다움을 닮았다 말하고 싶다. 영남알프스에는 억새 평원이 여러 곳이다. 신불산과 취서산 사이에 60여만 평, 간월재에 10여만 평, 고헌산 정상 부근에 20여만 평, 재약산과 천황산 동쪽 사자평에 1백25여만 평의 억새 군락지가 펼쳐진다. 영남알프스의 주요 봉우리를 이어주는 능선 5개 구간을 하늘억새길이라 이름 붙였다. 그중 간월재, 신불재, 영축산을 잇는 4.5km의 1구간이 가장 인기가 많다. 억새가 흐드러지는 계절이 되면 영남알프스 평원은 억새 만큼 많은 인파가 몰린다.

신불산 정상 표지석

신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간월재

이 라면엔 마약이 들었나요?
공룡능선을 지나면 금방 신불산 정상이다. 정상 표지석 앞 넓은 데크에 앉아 숨을 고르며 간식을 먹었다. 억새 철에는 발 디딜 틈 없이 등산객이 가득하지만 평일이라 고요하리만치 한산하다. 아침 일찍 언양읍에서 사온 김밥을 간월재 휴게소에서 라면과 함께 먹기로 하고 서둘러 길을 나섰다. 신불산 정상에서 간월재까지는 1.6km로 짧은 데다 내리막이라 풍경을 즐기며 산행할 수 있다.
“간월재 휴게소에서 파는 라면엔 마약이라도 들었나 봐요. 너무 맛있어요.” 라는 현우 씨.
얼마나 맛있길래, 라면 먹을 생각에 간월재로 향하는 발걸음에 리듬이 실린다.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의 간월재에는 10만 평의 억새밭이 펼쳐진다.

간월재 억새평원

신불산은 산림청이 선정한 남한 100대 명산에 속하며, 특히 신불산 억새평원은 울산 12경 중 하나다. 간월재 억새평원은 해발 900m로, 영남알프스 중에서도 비교적 고도가 낮고 오르기 쉬워 운동화를 신고 가볍게, 혹은 임도를 따라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 사람들도 꽤 많다. 신불산 정상에서 간월재로 내려오는 길, 사진기자가 재빨리 앞서가 촬영을 한다. 만족스러운 사진을 담은 후 일행을 향해 뒤를 보라고 손짓한다. 억새나 갈대는 역광일 때 더 아름답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니 빛을 받아 반짝이는 억새가 하얀 파도처럼 일렁였다.

간월재 휴게소에서 준비해온 김밥과 라면을 먹고 임도로 하산해 원점회기 하기로 했다. 간월재에서 조금 더 올라 간월산 정상을 거쳐 능선을 타고 내려올 수도 있다.
울산에 살며 영남알프스를 매주 오르는 남주 씨가 울주 아이스크림 맛집을 자랑했다. 자연스럽게 우리의 하산 후 목적지는 아이스크림 가게로 정해졌다. 영남알프스를 7시간 산행하고, 목장에서 가져온 우유로 만든 아이스크림은 꿀맛이다. 남주 씨가 알려준 언양불고기 맛집, 현우 씨가 반했다는 천황산의 비밀의 숲길을 걷기 위해 영남알프스에 다시 올 이유가 생겼다.

보아 전격 해부
보아Boa는 신발 끈 대신 간단한 버튼 조작으로 쉽고 빠르게 운동화를 조일 수 있는 정교한 미세 조정 시스템이다. 등산화 뿐 아니라 사이클링, 승마, 러닝, 골프, 등 다양한 아웃도어 신발에 보아가 적용된다. 보아는 다이얼, 레이스, 가이드를 기본 구성으로 사용 목적에 따라 커스텀 제작된다. 게다가 글로벌 디지털 웹 플랫폼인 보아핏닷컴(boafit.com)을 통해 평생 보증 서비스를 실시하며 브랜드 파트너가 생산한 제품에 적용된 보아 다이얼과 레이스를 평생 무상 수리 및 교체할 수 있다. 모든 보아 제품은 3단계를 기억하면 된다. 눌러서 고정하고, 돌려서 조이고, 당겨서 벗는다. 등산화에 적용한 보아는 휴식할 때 빠르게 신발을 신고 벗을 수 있고, 산행 도중 원터치로 신발을 조일 수 있어 편리하다. K2 클라임 아크로는 뛰어난 접지력과 편안한 착화감을 갖춘 한국 산악 지형에 최적화된 등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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