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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겹겹이 쌓아 만드는 카누
시간을 겹겹이 쌓아 만드는 카누
  • 조혜원 기자 | 양계탁
  • 승인 2019.10.11 07: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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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스트마쿤 공방 대표 이상구

나무를 겹겹이 쌓아 카누를 만들고, 그 카누를 물에 띄워 오지로 캠핑을 가는 목수 쿠로마쿤.
그의 카누와 야영, 부시크래프트와 우드카빙 이야기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쿠로마쿤은 제가 쓰는 닉네임이고, 공방 이름은 쿤스트마쿤 입니다. 원래는 가구를 만드는 목수였는데 요즘은 카누도 만들고 있어요. 카누 제작 교육, 중학생들을 위한 방과 후 수업도 하고 있습니다.

카누는 어디서 접했나요?
가구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카누의 곡선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어요. 처음엔 그저 곡선이 아름다운 카누를 소유하고 싶다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함께 야영하던 분들의 카누를 타보고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노를 저어서 오지에 들어가 야영하고, 물안개가 피는 새벽에 카누를 타는 매력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어떻게 카누를 만들 생각까지 했나요?
막연히 언젠가 카누를 가지고 싶다고만 생각하던 차에, 여자친구에게 여름 휴가를 이용해 카누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제안했는데 흔쾌히 허락해줬어요. 지금의 쿤스트마쿤처럼 카누 제작을 가르쳐 주는 공방에 가서 배웠죠. 한 달이 넘게 걸리는 과정인데 휴가는 일주일 뿐이니 새벽 6시에 가서 밤 12시까지 작업을 하고도 다 끝내지 못해 주말에 몇 번 더 가고 서야 완성했습니다.

카누를 만든다는 건 어떤 매력이 있나요?
가구만 만들 때는 직선 작업 위주로 했습니다. 가구는 1부터 10까지 계산이 뚝 떨어지는데 카누는 다 곡선이니까 시행착오를 거치며 배웠습니다. 그 만큼 목공에서 많은 걸 배웠죠. 이제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게 두렵지 않아요.


목공을 해보지 않은 초보자도 카누를 만들 수 있나요?
카누 한 대의 가격은 350~450만원 정도입니다.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본인의 노동력을 더한다면 훨씬 저렴하게 카누를 가질 수 있고 직접 만든다는 의미도 있죠. 목공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할 수 있습니다. 제가 모든 과정을 도와드려요. 카누 만드는 일은 얇은 나무를 계속 쌓고, 에폭시를 칠하고 말리고, 샌딩하는 단순 노동의 반복이 많아요. 현재 저희 공방에서 카누를 만들고 계신 두 분도 목공이며 카누를 처음 접해보는 분들 입니다.

우든 카누 말고 다른 것도 만든다던데
스킨 온 프레임 카누를 만들고 있습니다. 프레임은 나무, 카누의 표면은 나일론으로 만드는 카누로, 우든 카누보다 가볍죠. 우든 카누와 재질만 다르고 부력은 동일해 적재량도 같아요. 하지만 훨씬 가볍고 가지고 다니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쿠로마쿤 카누의 특징은?
우리나라는 카누 역사도 짧고, 카누 제작의 역사는 더 짧아요. 그래서 아직 개인의 개성이 나타날 단계는 아닙니다. 해외에서 잘 만들어진 설계 도면을 구입해 카누를 제작합니다. 캐나다 같은 경우 인디언 때부터 카누를 만들어 왔으니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죠.
카누의 형태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정석으로 만들 걸 타보고, 변형한 걸 타보며 비교 분석해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아직 카누 타는 인구가 많지 않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야영, 부시 크래프트, 우드 카빙 등 다양한 활동을 하던데
‘야생의 사상과 야영’이라는 네이버 카페에서 만난 형님들을 통해 부시 크래프트와 카누를 접했어요. 저에게 캠핑 스타일을 제시해준 선배들이죠. 저에겐 어른다운 어른이에요. 야영할 때마다 토론할 주제를 가지고 모여요. 지속 가능한 야영을 위한 지침, LNT를 실천하는 방법, 모닥불이 자연환경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하고 의견을 나눕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자연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하고 해를 끼치지 않는 방법을 찾는 거죠.

멋진 분들이네요
예를 들면 모닥불에 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어요. 부시 크래프트가 자연을 파괴한다는 주장이 나왔을 때였죠. “가스통을 사용하는 것과 나뭇가지를 태워 불을 피우는 것 중 어느 게 더 나은 방식일까?”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가스통 유통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가스통이 쓰레기가 되는 문제와 나무를 태우는 것 중 과연 어떤 방식이 더 환경에 해를 덜 끼칠까 하는 거죠.


현재 한국의 카누 시장은?
10년 전쯤 잠시 붐이 일었다가 근래에 젊은 층에서 카누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엔 여유 있는 사람들만 관심을 가졌다면, 요즘 젊은 사람들은 자기 취미에 돈을 들이는 걸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카누 시장의 성장을 위한 계획이 있나요?
현재 쿤스트마쿤에서 카누를 제작 중인 두 분 모두 카누를 전혀 탈 줄 몰라요. 어디서, 어떻게 타야하는지도 몰라서 카누가 완성되고 나면 제가 함께 카누를 타며 알려드려야 해요. 그래서 카누 모임을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중랑천에서 카누를 타는 ‘일요 카누회’를 만들고 싶어요. 조기축구회처럼 중랑천, 안양천 등 도시 풍경 속에서 카누잉을 하며 카누는 누구나 쉽게 탈 수 있는 멋진 활동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

쿤스트마쿤 공방
경기 양주시 장흥면 호국로73번길 198-6
@kunst_mak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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