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 연남동의 작은 멕시코
올라! 연남동의 작은 멕시코
  • 조혜원 기자 | 양계탁
  • 승인 2019.09.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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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무초 칸티나

개구진 웃음을 머금은 멕시코인 주인장이 “어서오세효~”라고 인사를 건네지 않았다면 멕시코라고 착각했을 것 같은 베무초 칸티나. 멕시코에서 칸티나는 식사도 하고 가볍게 술도 마시는 곳이다. 베무초는 노래 제목인 ‘베사메 무초’에서 따왔다. 훌리안 알레한드로는 멕시코에서 요리를 전공하고, 미국에서 공부하던 중 한국인 아내를 만나 한국행을 결심했다. 멕시코 음식점을 차리기로 하고 살던 동네인 연남동에 터를 잡았다. 연남동 동진시장 골목이 지금 만큼 뜨기 전부터 자리했으니 터줏대감이나 마찬가지다.

멕시코 음식의 대표주자인 타코와 부리또 외에도 멕시코에서 가족이 모여 식사를 할 때 자주 먹는 음식으로 메뉴를 구성했다. 알레한드로가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땐 한국에 거주하는 멕시코인은 칠백여 명, 현재는 천여 명으로 늘었다. 집밥이 그리운 멕시코인들을 위한 메뉴도 있다. 멕시코 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현지 음식이 먹고 싶을 때 찾아오는 곳이기도 하다.

엔칠라다스 베르데스는 또르띠야 위에 닭고기, 치즈, 샤워크림, 매운 그린토마토 살사 소스를 듬뿍 얹어 먹는 메뉴다. 멕시코에서는 대중적인 음식이지만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서 멕시코 사람들이 베무초 칸티나를 찾았을 때 가장 많이 주문하는 메뉴이기도 하다. 주인장의 엄마와 할머니가 해준 음식, 멕시코에서 먹던 맛의 기억을 살려 요리한다. 멕시코 사람들이 와서 “이거 우리 엄마가 만들어주던 맛난다!”라고 할 때 가장 뿌듯하다.

음식 이름이 독특해 메뉴판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령 ‘외할머니 콩 수프 또는 으깬콩’은 주인장이 어릴 적 할머니 댁에 놀러갔을 때 자주 먹던 음식이다. 알람브레는 멕시코 가정집에서 많이 먹는 음식으로 식탁 한가운데 또르띠야, 햄, 치즈, 멕시코식 볶음밥, 콩 등의 재료들을 늘어놓고 각자 취향대로 싸먹는다. 그러니 집집마다 재료나 맛이 조금씩 다르다. ‘우리 집의 알람브레’는 집에서 자주 먹던 스타일로 만든 요리다.

베무초칸티나

서울 마포구 동교로46길 40

02-324-8455

13:00~21:45(금~일)

17:30~21:45(화~목)

월요일 휴무

엔칠라다스 베르데스 1만6천원, 우리집의 알람브레 1만7500원, 치즈 케사디야 9천원, 야채 부리또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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