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의 추억
설악산 대청봉의 추억
  • 조혜원 기자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19.07.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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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TREK PRW-50과 함께한 하드코어 산행

천연보호구역이자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돼 사계절 언제 가도 아름다운 설악산. 대청봉 정상에 서면 수묵화 같은 산줄기가 굽이굽이 이어지고 운무는 신비롭게 산허리를 맴돈다.

고도가 높아 정상과 평지의 기온 차가 크고, 골마다 시원한 계류가 쏟아지는 설악산은 카시오의 등산 라인(Climber Line) PRO-TREK의 새로운 라인업인 PRW-50 시리즈를 체험하기 완벽한 곳이다. 미국 장거리 트래킹을 마치고 틈만 나면 산을 찾는다는 고경철, 고수연 씨와 두 에디터가 함께 PRO-TREK PRW-50 시리즈를 착용하고 설악산 1박 2일 등산길에 올랐다.

설악산은 우리나라에서 한라산, 지리산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산이라 일출산행이 아니더라도 당일 산행은 체력적으로 무리다. 국립공원 내에는 소청, 수렴동, 양폭, 중청, 희운각 대피소가 있으니 1박 후 다음 날 대청봉에서 일출을 보는 코스가 무난하다.

이번 산행의 들머리는 한계령 탐방지원센터다. 한계령 삼거리를 지나 서북 능선을 타고 중청에 도착해 1박을 하고 다음 날 대청봉에서 일출을 본 후 오색약수로 내려오는 코스로 잡았다. 한계령 코스는 들머리부터 서북능선에 올라붙기까지가 힘들기로 유명하지만 일렁이는 능선을 타고 걸으며 설악의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구간이다.

어서와, 설.아~악.산.은 처음이지?
굽이굽이 산길을 휘돌아 도착한 한계령은 내설악과 남설악의 분기점으로 해발 1004m 고지다. 산행을 시작하는 지점에서 시계의 고도를 0으로 맞추면 산행하는 동안 고도차를 확인하기 편리하다는 소리에 한 명은 현재 위치에서 고도를 0으로 맞추고, 한 명은 그냥 둔 상태로 산행을 해보기로 했다.

들머리는 휴게소 바로 옆 가파른 계단부터다. 한계령 삼거리까지 2.3km가 급경사 구간이라 고된 산행을 예상했지만 시작부터 ‘악’소리가 절로 나왔다. 6시간이 넘는 코스라 한계령 휴게소에서 돌솥비빔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고 바로 산행을 시작한 게 실수였다. 몸이 무겁고 숨이 턱 막혀 산행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체력을 위해 밥을 든든히 먹되, 꼭 소화시킨 후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습습~후후~’ 호흡을 조절하며 다람쥐보다 느린 걸음으로 한 걸음씩 올랐다. 베테랑 산꾼인 사진기자가 뒤쳐져 힘들어하는 에디터 뒤에서 속도를 늦춰 걸으며 말했다.

“산에 오래 다니다 보면 많은 것에 무던해져요. 살면서 아무리 힘든 일을 겪어도 등산할 때의 마음을 떠올리면 아무렇지도 않아지더라고요.”

등산은 잠깐 쉬어 갈 때 불어오는 바람에 행복해하고, 시원한 물 한 모금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한다. 사람들은 등산을 흔히 인생에 비유하곤 한다. 산에 오르는 일 자체가 삶과 비슷하지만, 이렇게 곁에서 나란히 걷는 동행도 인생길에서 만나는 인연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계령삼거리부터 끝청까지 이어지는 서북능선은 경사가 완만하고 사방으로 멋진 풍경이 펼쳐져 산행의 피로가 덜하다. 힘들어서가 아니라 풍경이 멋져 중간중간 멈춘 채 사진을 찍고 쉬어가게 되는 길이다.

고된 산행 끝에 주어지는 선물
서북능선이 끝날 즈음 20분 가량 가파른 산길이 이어졌지만 끝청에 발을 디디는 순간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해발 1604m 끝청에 서자 공룡능선, 중청, 대청, 외설악의 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고 시원한 바람이 능선을 넘나들며 지친 몸을 달랬다. 산행 내내 안개가 자욱해 구름 속을 걷는 것 같았는데, 끝청에 서니 반짝 구름이 걷히고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우리가 남쪽에 있으니 저 봉우리가 공룡능선이겠다!”

시야가 트인 곳에 서서 시계로 나침판을 돌려보며 풍경을 감상했다. PRO-TREK PRW-50 시계에는 오토 핸즈 쉬프트 기능이 있어 시계 바늘이 LCD 부분을 가렸을 경우 자동으로 바늘이 몇 초 동안 벌어졌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끝청에서 능선을 따라 1.2km 오르자 중청봉에 닿았다. 중청봉 옆구리를 에둘러 가면 드디어 중청대피소다. 대피소에 가까워질수록 숲은 우거지고 잘 정비된 길이 이어졌다. 배낭을 내려놓고 쓰러지듯 대피소 의자에 누웠다. 멋진 일몰을 기대했지만, 오늘은 포기하라는 듯 하얀 구름 속에 갇혀 있었다.

대피소에서 자리 배정을 받은 후 해가 지기 전 서둘러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역할을 나눠 신속하게 움직였다. 지금 상태라면 뭘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았다. 무겁게 이고지고 올라온 양념불고기는 1등급 한우가 부럽지 않다.

대피소는 저녁 9시에 소등한다. 새벽에 출발해 대피소에 짐을 푼 후 대청봉에서 일몰을 본 등산객도 있고, 대피소에 저녁 즈음 도착해 다음 날 대청봉 일출을 보기 위해 이른 잠자리에 드는 등산객도 있다. 어떤 경우든 소등시간 전 잠드는 사람들이 많았다. 에디터 역시 평소 같으면 너무 이른 시간이지만 고된 산행의 후유증과 다음날 일출산행 스케쥴을 위해 소등이 되자마다 잠들었다.

중청대피소 주의사항
1. 대피소 매점에서 물, 햇반, 부탄가스, 우의, 건전지, 초코바 등을 판매한다. 산행 시 먹을 물만 준비하고 나머지는 대피소에서 구매하면 짐을 줄일 수 있다.

2. 대피소에선 카드 결제가 불가능 하니 꼭 현금을 준비하자. 예약자 확인을 위해 신분증도 필수 지참이다.

3. 중청대피소는 최대 120명까지 수용한다. 코고는 사람, 이 가는 사람이 입체 서라운드로 합창을 한다. 소리에 예민하다면 미리 귀마개를 준비하자.

4. 예약도 약속이다. 예약하고 방문하지 않으면 꼭 필요한 누군가가 이용을 못할 수도 있다. 예약 후 취소 없이 예약부도를 내면 다음번 시설 이용에 제한이 생긴다.

5. 대피소 뿐 아니라 산에서 치약으로 이를 닦고 뱉으면 자연이 파괴된다. 중청대피소에도 곳곳에 양치와 설거지를 제한하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아름다운 자연을 더 오래 있는 그대로 즐기고 싶다면 유의하자.

밀땅의 고수 설악산
대청봉에서 일출을 맞이하기 위해 일출 1시간 전으로 알람을 맞춰뒀다. PRW-50에는 풀오토 더블 LED 라이트 기능이 있어 어두운 대피소 안에서도 헤드램프를 켜지 않고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 편하다. 특히 태양광으로 충전되는 터프솔라 기능을 탑재해 혹시라도 산행 중 배터리가 없어 시계를 사용하지 못하는 불상사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긴장한 채 잠들어서인지 시계 알람 소리만으로 눈이 번쩍 떠졌다. 날씨를 확인하기 위해 들뜬 마음으로 대피소 앞에 나가봤지만 바로 앞에 서 있는 사람이 희미할 정도로 안개가 자욱하다. 지난밤에도 자욱한 안개로 일몰을 보지 못했는데 일출까지 못 보다니 아쉬움에 쉽사리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날이 밝은 후 대청봉에 오르기로 하고 잠시간 다시 눈을 붙였다. 한 시간쯤 지났을까 작은 창을 비집고 들어오는 햇빛에 선잠에서 깨어났다. 급히 대피소를 나갔더니 거짓말처럼 안개가 사라지고 말끔한 얼굴의 설악이 에디터를 맞이했다. 왼쪽으론 공룡능선이 성난 이빨을 드러낸 채 줄달음 치고, 오른쪽으론 맑은 해가 바다 위에서 반짝이는 평화로운 풍광이 펼쳐졌다. 이질적인 풍경에 홀려 서둘러 아침을 먹은 후 대청봉으로 향했다. 중청대피소에서 대청봉까지는 20분이면 충분하지만 구름이 살아 움직이는 듯 능선을 넘나드는 경이로운 광경과 소박하지만 생동감이 넘치는 야생화를 바라보느라 발걸음이 느려진다.

다람쥐가 사는 대청봉 정상
드디어 이번 산행의 정점인 대청봉에 도착했다. 표지석이 보이는 순간 일행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모두 가방을 내려놓고 표지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잔뜩 찍었다. 그때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다람쥐가 곁에서 기웃 거리기에 행동식으로 챙겨온 견과류를 바닥에 놓아주니 쪼르르 달려와서 양 볼에 가득 담아 어디론가 달려간다.

드디어 고대하던 정상이다. 한숨을 돌리고 PRW-50을 들여다봤다. 시계의 고도계는 고도와 기압의 변화를 측정해 수치를 계측한다. 기압은 날씨에 따라 수시로 변화해 장시간 같은 위치에 있어도 고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장시간 산행 시에는 처음 위치에서 고도계의 기준점을 보정 후 메모리 데이터 기능으로 중간중간 해당 위치의 고도 및 환경을 저장해주면 이 또한 걱정할 필요 없다. 표지석에 새겨진 대청봉의 고도는 1708m, PRO-TREK PRW-50로 고도를 확인해보니 1706m다. 놀랄 만큼 정확한 측정값이다. 시계 마다 10~20m 정도의 오차가 있어 각자 정확한 고도를 수동으로 수정해준다.

짧고 강렬한 오색코스
에디터가 하산 코스로 잡은 오색 코스는 약 4.8km로 짧지만, 그만큼 가파른 경사로 악명이 높다. 대청봉에 가장 빠르게 오를 수 있는 코스라 대피소에서 숙박하지 않아도 일출을 볼 수 있어 해마다 1월 1일이면 등산로가 가득 찰 만큼 많은 인원이 몰리는 구간이기도 하다. 남설악 오색탐방지원센터부터 대청봉 정상까지 돌길과 나무계단이 잘 정비 돼 있지만 힘든 구간인 만큼 마주치는 등산객들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았다. 전날 산을 오를 땐 너무 힘들어 쉬어갈 때만 짧게 이야기를 나눴는데, 오색 코스는 지루할 만큼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길이라 일행과 두런두런 대화를 나누며 하산했다.

PRO-TREK PRW-50 시리즈 활용 TIP

트리플 센서 고도, 기압, 방위, 온도를 정밀하게 측정하는 트리플 센서 Ver.3 탑재했다. 등산시 필요한 정보를 시계 하나로 모두 얻을 수 있다. 기압 경향을 분석해 급작스런 날씨 변화도 알린다.

터프 솔라 터프 솔라 태양 전지를 사용해 빛으로 충전된다. ‘H’는 시계가 완충 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어두운 곳에서 일정 시간이 경과하면 배터리를 아끼기 위해 절전모드가 되는 파워 세이브 기능도 갖췄다.

전파 수신 세계 6개 지역(후쿠시마, 큐슈, 중국, 미국, 영국, 독일)의 표준 전파를 수신해 시간을 자동 수정하는 ‘멀티밴드6’ 기능은 해외 여행 시 유용하다.

시인성 눈부심을 방지하는 무광 다이얼판, 발광 소재로 만들어진 아라빅 인덱스 사용, LED 라이트 장착으로 시인성을 높였다.

숲 속의 오아시스
두 시간쯤 내려오니 멀리서 설악골을 내달리는 시원한 계류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신발을 벗어 던지고 계곡에 발을 담갔다. 수연 씨가 가져온 정수 필터가 달린 물병에 계곡물을 담아 바로 마셔보니 시원하고 청량하다.

에어컨을 켠 듯 시원한 공기에 PRW-50을 보니 숲에서 27도였던 기온이 계곡에서는 24도까지 낮아졌다. 발이 시릴 만큼 차가운 계곡물에 손을 담그고 있으니 온도는 다시 16도까지 내려갔다. PRO-TREK PRW-50은 내저온 사양 -10℃에 10기압 방수 성능을 갖춰 계곡에서도 걱정 없이 착용할 수 있다.

개운하게 세수를 하고 땀을 닦아 내서인지 에너지가 재충전 돼 발걸음이 가볍다.

“와! 우리 벌써 100m 더 내려왔어요! 이제 700m 남았어요, 힘냅시다!”

경철 씨가 PRO-TREK PRW-50으로 고도를 확인하며 의지를 불태운다. 중간중간 산딸기도 따먹고 쉼터에서 간식도 먹으며 내려왔는데도 예상시간보다 20분이나 빠르게 남설악 오색탐방지원센터에 도착했다. 차를 주차해 둔 한계령 휴게소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하기로 했다. 성수기엔 택시가 대기하고 있기도 하지만 미리 콜택시 번호를 알아가는 게 좋겠다.

힘들지만 뿌듯한 설악산에서의 1박2일이 마무리됐다. 카시오 PRO-TREK PRW-50 시리즈는 산행의 평균 상승, 하강, 최고와 최저 고도 등의 기록을 최대 30개까지 저장할 수 있는 메모리 기능을 갖췄다. 산행 때마다 기록으로 남겨 등산 이력을 비교해볼 수 있어 편리하다. 일상에서 힘든 순간이 찾아 올 때마다 설악산 산행 기록을 다시 눌러보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마음을 다지는 마인드 컨트롤 효과는 덤이다.

1,2 PRW-50Y-1ADR, PRW-50Y-1BDR PRW-50 시리즈의 대표 모델, 블랙 컬러와 아이보리 컬러의 다이얼판 두가지 모델이 있다.

3 PRW-50T-7ADR 시인성이 뛰어난 항공 시계에서 영감을 받은 모델. 황색 아라빅 인덱스의 티타늄 밴드가 특징이다.

4 PRW-50YFE-2ADR 듀라 소프트 밴드와 필드 루프 밴드가 한 세트로 들어 있어 취향대로 선택할 수 있다. 여자가 착용해도 크기가 부담스럽지 않으며, 아웃도어와 일상생활에 모두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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