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북부의 자연 속으로
태국 북부의 자연 속으로
  • 김경선 부장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9.04.2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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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도이 파땅 & 푸샹

아름다운 자연 절경, 도이 파땅
생소한 지역이었다. 태국을 여행하는 관광객들이 쉽게 찾지 않는 곳. 그러나 아름다운 자연과 고산족이 공존하는 곳. 도이 파땅이다. 루앙프라방 산맥에 위치한 도이 파땅은 해발 1800m의 산이다. 일출 명소가 푸치파라면 30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도이 파땅은 일출과 일몰이 모두 아름다운 여행지다. 주차장에서 10여 분 만 걸으면 능선에 닿고 다시 10분을 걸으면 정상을 밟는다.

코스 초입에는 작은 음식점과 매점이 몰려 있다. 이 지역에는 중국 윤난에서 넘어온 친하우Chin Haw족과 몽Hmong족, 야오Yao족이 주로 살고 있으며, 대부분 농업에 종사한다. 그래서인지 만나는 주민들의 얼굴이 우리가 아는 태국인들의 생김새와 달랐다.

길은 초입에서 양 갈래로 나뉜다. 아래로 내려서자 암석과 암석이 서로 기댄 시암 터널이다. 과거 태국과 라오스가 전쟁을 벌일 때 군인들이 머물던 동굴로 암석 사이가 뚫려 있어 라오스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였다.

곧바로 짧은 계단을 올랐다. 중국에서 온 고산족의 영향인지 중국식 정자가 보였고, 길은 제단 위에 앉은 부처를 지나 도이 파땅 정상으로 이어졌다. 도이 파땅은 태국과 라오스를 나누는 경계다. 덕분에 능선을 경계로 고개를 돌릴 때마다 두 개의 나라가 내려다보였다. 길은 완만한 산길이지만 정상을 앞두고 잠시 가팔라졌다. 남녀노소 누구나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색다른 체험을 하고 싶거나 걷기가 힘들다면 지역 주민에게 비용을 지불한 후 말을 타고 정상까지 왕복할 수 있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태국과 라오스. 때가 때인 만큼 선명한 전망은 아니었지만 푸치파 못지않은 자연미가 절경이다. 라오스 방면을 내려다보자 계곡을 가로지르는 메콩강이 흙빛 물살을 끊임없이 흘려보냈다. 자연을 사랑하는 이라면 누구나 사랑할만한 경치, 약간의 발품으로 만난 수려한 풍광, 먼 길을 달려 올만 했다.

섭씨 35℃, 푸샹 폭포
도이 파땅에서 차로 2시간. 파야오 지방 푸샹국립공원에서 가장 유명한 푸샹 폭포를 찾았다. 폭포는 발품이 필요 없이 대로변에서 바로 보였다. 연중 35℃의 미지근한 물이 쏟아지는 푸샹 폭포는 태국인들이 사랑하는 수영장이기도 하다. 에디터가 찾은 날도 어린아이가 있는 한 가족의 물놀이가 한창이었다. 낙차 25m의 폭포는 밑으로 얕은 웅덩이를 형성해 물놀이하기 좋은 포인트다.

절벽에서 쏟아지는 폭포수는 커튼처럼 드리워진 나무뿌리를 타고 흘러내렸다. 지금은 물이 많지 않은 시기지만 우기에는 제법 많은 양의 폭포수를 만날 수 있다.

온천수가 나오는 원천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으로 올라가야 했다. 입장료가 필요한 트레일 코스로 어른 100바트, 어린이 50바트를 내야했다.

입장료를 내면서까지 올라가야 하나 고민했던 것이 무색하게 푸샹 폭포 트레일은 강추 코스다. 초반 가파른 절벽길이 잠깐, 숲으로 들어서자 우리가 꿈꾸던 울창하고 이국적인 열대우림이 펼쳐졌다. 푸샹의 숲은 습지와 건조한 상록수 지대가 공존한다. 촉촉한 습지 위에서 숲은 울창하며 무성했고, 그 위를 나무데크가 가로질렀다. 길은 폭포의 원천까지 이어졌다. 자그마한 연못 같은 원천 한가운데서 보글보글 온천이 솟아오르는 모습이 보였다. 뜨거울까 싶었지만 물은 생각보다 미지근했다.

트레일은 원형의 순환코스다. 원천을 기점으로 숲을 감싸며 되돌아갔다. 양팔로도 모자랄 만큼 거대한 수종부터 덩굴처럼 가느다란 나무, 싱그러운 이끼까지 숲은 다채롭다는 말이 부족할만큼 풍요로웠다. 도이 인타논, 푸치파, 도이 파땅까지 죄다 건조한 산들만 다녀온 에디터에게 습지는 풍요로운 열대우림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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