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사이트
하이킹 아티스트 김강은 인터뷰
하이킹 아티스트 김강은 인터뷰
  • 박신영 기자 | 사진제공 김강은
  • 승인 2018.11.21 07:0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산과 소통하는 예술가

친구가 생겼다. 반짝거리는 눈빛과 강인한 어조를 가진 사람이다. 산에 관해 이야기할 땐 온몸으로 설렘을 표현했고, 환경에 대해 말할 땐 단호하게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산을 사랑하게 된다. 하이킹 아티스트 김강은 씨다.

자기소개 해주세요.
산에서 느낀 영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입니다. 정상이 아니라도 산행 중간중간에 멋진 풍경, 독특한 식물 등을 보면 멈춰서 그림을 그리죠. 최근에는 영상 콘텐츠와 웹툰을 제작해 SNS에 공유합니다. 미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예술 활동을 해서 하이킹 아티스트라고 불려요.

산에 자주 가시나 봐요.
아버지가 아마추어 산악 사진가세요. 학교 들어가기 전부터 아버지를 따라다니다 보니 자연스레 산과 친해졌죠. 본격적으로 산에 오른 건 대학교 졸업 후예요. 그때는 산에 미쳤었죠. 순수 미술 전공으로 졸업해 전문 작가가 되려고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어요. 직업의 현실과 이상 속에서 고민하다 수락산을 찾았죠. 힘들게 산에 올라 정상에 섰을 때 시원한 바람이 좋았어요. 무엇보다 정상에서 바라본 지상은 작아 보였고, 제 존재도 덩달아 작게 느껴졌어요. 머리를 아프게 하던 고민도 한없이 약한 것들로 느껴졌고요. 저를 얽매던 모든 게 풀리면서 처음으로 자유를 맛봤어요. 그때부터 친구들을 데리고 산에 올랐어요. 여의치 않을 때는 혼자서도 열심히 산에 다녔죠. 일주일에 세 번 이상은 꼭 산에 갔어요. 등산 중 멋진 풍경을 보다 보니 창작 열정이 일렁였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등산 중에 그림 그리는 게 만만치 않을 텐데요.
그림 도구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요. 엽서 크기의 도화지에 수채화 물감과 물붓을 이용하죠. 10분~1시간이 지나면 멋진 작품이 탄생합니다. 처음에는 일기 형식으로 하나둘씩 SNS에 공유했어요. 대중의 반응이 좋았고, 어느 순간이 지나니까 그림이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더라고요. 긍정적인 댓글을 보면서 더 열심히 그림 그리게 됐어요. 과거에는 빨리 정상에 올라야지 하는 마음이 컸다면, 지금은 풍경을 눈에 곱씹고 그림으로 표현하면서 여유로운 산행을 즐겨요. 그러다보니 전혀 힘들지 않아요.

어떤 그림을 그리죠?
주로 풍경화인데 최근엔 클린 하이킹 주제로 웹툰을 그려요. 아름다운 산을 마주한 만큼 산에서 많은 쓰레기를 봤어요. 몇 년 동안 쓰레기 쌓인 산을 보니까 이건 아니다 싶었죠. 지리산에 갔을 때 등산인으로서 가장 부끄러웠어요. 지리산 대피소 취사장에 오물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더라고요. 국립공원 직원도 이런 일이 한두 번 아닌 듯 당연하게 생각하고요. 수많은 사람이 산을 사랑한다고 하지만, 산에 해를 끼치고 있었어요.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자 산과 쓰레기에 관한 웹툰을 그려 SNS에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반응은 폭발적이었죠. 대부분 쓰레기에 관해 불편한 감정이 있었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오프라인에서 클린 하이킹 모임을 만들자 결정하고 SNS에 공지를 띄웠는데, 많은 인원이 신청해서 벌써 5회째 모이고 있어요.

산에 쓰레기 정말 많죠.
등산로를 조금만 비켜나면 소주병, 페트병, 휴지 심지어 배설물도 곳곳에서 발견돼요. 음식물 쓰레기도 많죠. 라면 국물, 빵, 과자 등 상상을 초월해요. 오물을 치우는 게 쉽지 않지만, 함께 하면 재밌어요. 쓰레기 수거라는 뚜렷한 목적이 있는 모임이라 참여자들이 적극적이에요. 다들 쓰레기양에 놀라고 지속해서 참여하겠다고 다짐하죠. 지난번엔 초등학생 아이와 아빠가 함께 참여했어요. 산에 오르기 전엔 굉장히 무뚝뚝한 아이였는데, 쓰레기 줍기 시작하자 쓰레기 무단 투기에 대해 화를 냈죠. 정제되지 않은 단어로 적나라하게 분노를 터트리는 모습에 어른들이 더 큰 심각성을 깨닫고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클린 하이킹 모임은 계속 진행하죠?
매달 진행할 예정이에요. SNS 계정에 공지를 띄우고 참여 신청을 받고 있어요. 현재는 무료로 진행 중이지만, 앞으로 구체화해서 클린 백, 배지 등을 제작할 거예요. 클린 하이킹할 때 일반 등산객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요. 응원해주시는 분도 있고, 함께 쓰레기 줍기도 하죠. 최근 클린 하이킹 모임에서 감동하기도 했어요. 하산하던 중, 부모님과 등산하던 아이가 저희를 보고 “아빠, 우리도 다음에 산에서 쓰레기 주워요”라고 하더라고요. 모임을 통해 많은 사람이 쓰레기를 주우려고 마음먹고, 실제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요.

또 어떤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은가요?
얼마 전부터 백패킹에 흥미를 붙였거든요. 부시 크래프트 관련한 콘텐츠를 제작하고 싶어요. 여성끼리 오지에서 살아남는 이야기죠. 무인도에서 집을 만들고, 채집과 수렵하는 모습을 만든다고 생각하니 벌써 설레요.

2018년의 마무리는 어떻게 할 건가요?
내년 초에 산티아고 순례길 에세이를 출간할 예정이에요. 트레킹하면서 느낀 감정을 글, 그림, 사진으로 담았어요. 11월 말부터 제주도에서 출간 막바지 작업에 열중할 거예요. 정부나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산행 촬영도 있고요. 물론 등산과 클린 하이킹도 계속됩니다.

닉네임 앵부리
인스타그램 hiking___artist
블로그 blog.naver.com/viceca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0 / 400
박민기 2018-11-25 21:15:50
아부지 닮아서 산도 잘 타시나봅니다.
아부지는 날다람지에요...!!!

김대웅 2018-11-21 16:14:23
SNS를 통해 올려주는 글과 사진들 잘 보고 있습니다.
클린하이킹에 매우 공감하며, 산은 주인이고 우리는 손님이라는 마음으로 산에 오릅니다.
더 많은 활동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