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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기어, 일본 북알프스에 가다 2
마이기어, 일본 북알프스에 가다 2
  • 김혜연 | 김혜연
  • 승인 2018.11.20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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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테야마~야리가다케 종주 백패킹

우리는 항상 새로운 것에 흥미를 느껴 도전하고 싶어 한다. 백패킹을 즐기는 사람들도 비슷하다. 그들은 쉬지 않고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자신의 한계에 도전한다. 마이기어도 일본 북알프스로 도전을 떠났다. <편집자주>

이치노코시 산장에 도착했지만 기쁘지 않았다. 도착과 동시에 가야 할 머나먼 길이 눈앞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산장에서 언니와 산딸기를 나누고 또 머나먼 길에 올랐다. 작은 돌길, 그리고 암릉 구간이 이어졌다. 돌을 밟고, 사다리를 타며 스릴 만점 산행을 즐겼다. 중간중간 예쁜 꽃들이 구석구석 우리 감성을 자극한다. 감성에 빠지는 것도 잠시, 구석에서 지난번에 만난 뇌조인 라이초가 콩콩거리며 나타났다. 구름이 몰려오더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저리 가~”

라이초 덕에 비구름에 둘러싸였고 2m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더군다나 이곳은 암릉 지대다. 그때 눈에 들어온 빨간 동그라미. 일본 산은 표지판 대신 빨간색과 하얀색으로 진입로가 아닌 곳엔 엑스 자를, 진행 방향에는 동그라미를 표시해둔다. 맑을 때는 무심코 넘겼지만, 가시거리가 짧아지자 바삐 눈을 굴려 빨간 동그라미를 찾고 있었다.

동그라미를 쫓아 얼마쯤 걸었을까. 비가 그치고 구름이 서서히 퇴장하자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금방이라도 툭 튀어나올 것 같은 평원과 산장이 나타났다. 야영지 고시키가하라 산장이다. 이국적인 산장으로 들어섰다. 할아버지 두 분이 맥주를 먹다가 물이 뚝뚝 떨어지는 배낭을 짊어진 여자 둘을 보고 놀랐다. 옅은 미소 보내드리고 입장했다.

짐을 풀고 저녁 먹으러 내려간 식당에서 아까 만난 할아버지들을 만났다. 그들은 야기 할아버지와 친구들이었다. 은퇴 후 세 명의 할아버지가 매주 산행을 함께 즐긴단다. 지긋한 연세에도 산행을 즐기는 모습이 멋있고 좋아 보였다. 호기심에 가득 찬 눈빛으로 여행에 관해 이것저것 묻더니 수줍게 오징어를 줬다. 나이와 국가를 떠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산행의 매력에 빠지면서 두 번째 밤이 깊어갔다.

출발 시각을 알리는 산장의 나팔소리에 잠에서 깼다. 밖은 아직도 축축했다. 간단히 아침 식사 후 길을 나섰다. 어제까지 회색 너덜지대의 수묵화였다면, 지금부터 알록달록한 수채화 길이다.

여전히 무거운 다리였지만 그것에 또 적응했다. 역시 인간은 적응하며 사는 동물이다. 다양한 식물이 나타나자 유심히 관찰하며 걸었다. 시선 끝에 닿은 보라색 동그란 열매. 야생 열매를 신기해하는 성격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입에 들어온 보라색 열매는 새콤달콤한 블루베리였다. 바닥을 보니 블루베리가 한가득 열려있었다. “야호” 서둘러 비타민 섭취에 나섰다.

비타민을 충전하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지나치는 사람을 제법 만났다. 홀로 종주하는 대만 출신 아주머니, 엣츄사와다케에 도착했을 때 만난 청각 장애인 아저씨. 각자 다른 사연과 이유를 가지고 산을 찾지만, 산에 오를수록 위안과 응원을 받는 점은 모두 같다.

때가 되면 찾아오는 비구름과 함께 스고노리코시 산장에 도착했다. 이곳은 아주 조용하고 음침(?)했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곧 문 닫을 예정이란다. 입구에 들어서자 개성 넘치는 산장 주인 부부가 맞아줬다. 양해를 구한 뒤 사케를 들고 식당으로 들어섰다. 부부가 오래도록 조금씩 꾸민 공간은 따뜻하고 아기자기했으며 추억이 곳곳에 스며있었다. 느낌을 공유하고자 한동안 그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때 어딘가에서 뿅 하고 미국인 키스 아저씨가 나타났다. 혼자서 일본 산행에 도전하며 암벽 등반을 즐기는 멋진 분이었다. 오늘은 야기 할아버지, 키스 아저씨, 마이기어가 뭉쳤다. 깊은 산에서 이야기 나누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 또다시 산행의 매력에 빠져본다.

이야기를 꽃 피우는 사이 빗방울이 굵어지고 장대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빗줄기가 텐트를 내리치는 소리에 자는 둥 마는 둥 하고 새벽을 맞았다. 다행히 비는 그쳤지만, 장비는 흠뻑 젖어있었다.

새로운 일정을 소화해야 해야 하므로 젖은 장비를 그대로 패킹했다. 오늘은 장비를 말릴 겸 산장에서 자겠다는 다짐을 했지만 흐린 날씨는 화창해질 줄 몰랐다. 젖은 장비와 습기가 어깨를 짓눌렀다.

또다시 수묵화 길로 들어왔다. 뾰족하고 거대한 봉우리에 오르면, 안개가 몰려와 시야를 가리고, 평지를 기대하면 눈앞에 거대한 봉우리가 나타난다. 막막하고 포기하고 싶지만, 힘을 내 걷다 보니 어느새 힘든 길은 지나친다. 인생도 산행과 비슷하다. 꾸준히 노력해서 살아가면 힘든 길은 지나간다.

깨달음과 함께 최고봉 야쿠시다케(2926m)에 섰다. 처음 밟아보는 고지. 힘들었지만 뿌듯했다. 야쿠시다케를 지나던 중에 만난 야쿠시도게 야영장. 우리는 눈을 마주치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배낭을 내려놓았다.

북알프스 야영장들은 대부분 산장 바로 옆에 위치하지만 몇 개는 산장과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야쿠시도게 야영장도 산장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떨어져 있다. 전문가 미정 언니에게 체크인을 맡기고 짐을 지켰다.

20분도 안 되는 시간이 반나절처럼 느껴졌다. 미정 언니가 맥주 두 캔을 챙겨왔다. 언니가 도착하자마자 비가 쏟아졌지만 좁은 텐트에 웅크리고 시원한 맥주를 들이켜니 고단한 하루가 저문다.

비는 아침에도 그치지 않았다. 이곳은 보통 점심이 지나면 안개가 나타나고, 이른 저녁에 비가 내려 새벽에 그치기를 반복했다. 새벽 일찍 일어나 산행을 시작하고 오후 3~4시에는 야영장에 짐을 풀어야 했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부터 비바람이 몰려왔다.

다로다이라 산장으로 가는 길에 비바람이 더욱 거세졌다. 비가 귀와 뺨을 때리면서 등산화로 들어왔다. 비바람에 눈을 제대로 뜨고 있을 수 없었다. 급히 오리다테휴테로 하산하기로 했다. 일정을 모두 마치지 못하고 하산해 실망했지만, 다시 찾을 기회를 그곳에 두고 온 셈이다.

이번 산행으로 수낭, 정수기 등 원정 산행 시 유용하게 쓰이는 장비에 대해 알게 됐다. 또한 보행법 등 산행의 기술적인 부분은 물론 일행을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대해야 하는지 배웠다.

항상 도전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마이기어 사장님, 먼저 지나온 길을 안전하고 빠르게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지인에게 감사하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마이기어를 찾는 초보 백패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한다.

마이기어
백패킹, 미니멀캠핑, 해외트레킹 문의
02-2633-7116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3가 5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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