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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사막에 대해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
고비사막에 대해 우리가 궁금해 하는 것
  • 글 사진 표현준
  • 승인 2018.07.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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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여행, 사막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나다

고비는 어떤 곳?
‘고비GOBI’는 몽골어로 ‘거친 땅’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비사막은 몽골 남부와 중국 내몽골 북부에 형성되어있는 세계에서 세 번째, 아시아 최대 규모의 사막이다. 하지만 몽골의 고비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래사막과 달리 대부분 초원과 황무지 암석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가 생각하는 모래언덕은 몽골의 최남단 구르반 사이칸 국립공원 안에 가로로 길쭉하게 형성되어있는 홍고린엘스Hongoriin els로 고비의 일부 지형이라 할 수 있다. 홍고린엘스는 너비 12km, 길이 180km로 폭이 좁고 좌우로 길게 뻗은 형태의 사막이다. 모로코의 사하라나 타클라마칸처럼 끝없는 지평의 사막을 떠올리고 온 사람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앞뒤로 둘러싼 검푸른 알타이 산맥을 배경으로 최고 300m 높이로 솟은 모래언덕은 다른 이름난 사막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한다.

날마다 새로운 모험 고비 여행
홍고린 엘스가 고비 여행의 백미라는 것에 이견은 없지만 그것만 보고 온다면 코끼리의 다리만 어루만지는 격이라 할 수 있다. 이흐가즈링촐로Ikh gazriin chuluu, 차강소브라가Tsagaan suvraga, 욜링암Yolliin am, 바얀작Bayanzag 등 보물찾기처럼 다양한 볼거리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고비 여행은 비행기보다는 육로 여행을 추천한다. 예전에는 고비 여행을 비행기로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 몽골 주요 아이막(우리나라 도에 해당하는 몽골의 가장 큰 행정구역 단위)을 잇는 포장도로가 생겨 육로로도 어렵지 않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울란바토르에서 중고비의 아이막 중심인 만달고비까지는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우리가 흔히 고비라 말하는 우문고비로 향하는 중간에 위치해있어 많은 여행자들이 이곳에서 차의 연료를 채우고 밥을 먹고 휴식을 취한다. 진정한 고비 여행은 그 다음 부터다.

고독한 우주의 항해
달리는 내내 지평선과 낮은 능선이 계속된다. 이정표도 없는 초원에서 쉽게 길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경험자가 아니면 고비의 초원으로 들어갈 수 없다. 고비를 여행하면 늘 가슴 한편에 불안함이 존재한다. 시간상으로 봐도 더 가야하고 특별히 길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가도 가도 특징 없이 이어지는 지평선 때문에 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구심과 불안감이 들기 때문이다. 정해진 길이 있고 내비게이션이 있는 환경에서는 겪을 수 없는 희귀한 경험이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표식조차 없고 평평한 지평선이 비슷한 높낮이로 펼쳐 있을 뿐, 유일한 변화라고는 풀이 듬성듬성 해지면서 초원이 붉은 모래색으로 변해가는 정도다. 가축들도 점점 사라지고 유목민의 게르도 뜸해진다. 풀이 없으니 앞서간 자동차의 흔적도 희미하다. 끝없이 이어진 지평선이 세상을 두 개의 면으로 나누고, 일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단순한 조형미를 담아 넉넉하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펼쳐있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은 왠지 쓸쓸하다.

고비에 있으면 외로움 혹은 고독 같은 형체 없는 단어가 늘 곁에 살아 숨 쉬는 느낌이 든다. 살아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을 것 같은 황무지, 그곳에서 발견한 모든 것은 피사체가 된다. 하다못해 동물의 뼈만 봐도 쉽게 시선을 뗄 수 없었다. 그래서 고비에서 사람을 만나면 누구건 반갑지 않을 수 없다. 그것은 사람이 아니라 머나먼 우주를 표류하다 만난 지구인이라 표현하는 것이 마땅하다.

고비에서 우물을 만난다면
고비에는 초원의 중간 중간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우물이 있는데 몽골어로 호따그(지하수)라고 한다. 척박한 환경 속에 생활하는 유목민이나 가축들의 식수를 해결하기 위한 시설이다. 고비에서 이동 중에 우연히 호따그를 만나면 모른 체 지나가서는 안 된다. 주변에 사는 손이 없는 가축을 위해 지하수를 길어 물통을 채우고 가야 하기 때문이다. 길을 떠나는 이가 여행의 안전을 바라며 어워를 도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목민이건 여행자건 모두 지켜야 하는 초원의 관습이라 한다. 우리나라의 우물처럼 끈이 달린 바가지를 구멍 아래로 던지고 물을 길은 후 옆에 길게 놓인 엉거츠(물통)에 채운다. 자신의 가축이 아니라도 척박한 땅에서는 모두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물을 길어보니 지하수의 깊이가 생각보다 훨씬 깊다. 만약 고비에서 호따그를 만났다면 그 우물의 깊이만큼 당신도 고비의 깊숙한 곳까지 들어와 있다는 증거다.

인생 단 한 번의 모험을 원한다면
인생에 한 번쯤, 모험이라는 이름으로 인적 없는 초원과 거친 땅 위에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내기에 몽골의 고비만큼 좋은 곳은 없다. 이정표 없는 초원을 달리다가 우연히 만난 아름다운 풍경 앞에 차를 세우고 해지는 하늘이 아름다워 차를 세운다. 고비 여행은 대부분의 시간을 차에서 보내는데 차를 멈추는 경우는 대개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첫 번째, 소변을 볼 때
두 번째, 아름다운 풍경을 촬영하기 위해
세 번째, 사람, 우물, 마을 같은 무언가를 발견하거나 만났을 때
네 번째, 길을 잃었을 때

그때마다 차에서 내리면 자를 대고 그은 듯 반듯한 지평선을 만난다. 방향을 가늠할 무엇 하나 없고, 단조롭고, 아름답다. 잠시 무리를 떠나 5분만 걸어도 적막감이 온몸을 감싼다. 걸음을 멈추면 무음 처리된 영화나 음악의 여백처럼 고요함이 젖어든다. 지평선을 향해 던진 건조한 목소리는 코앞에서 고양이를 만난 쥐처럼 황급히 달팽이관 속으로 들어온다. 들리는 것도 움직이는 것도 없는 정지된 그림 같은 풍경.

텅 빈 초원 가운데서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무엇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적막감, 먹먹함…. 그 어떤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청각도 시각도 아닌 공감각이었다. 멈춘 자리에 텐트를 친다. 불어오는 바람을 만나고 벌러덩 누워 거짓말처럼 펼쳐진 밤하늘의 우주를 본다.

“우리는 우주에 와 있는 걸까?”

반듯한 지구본 위에서 하루를 보내는 기분이다. 도시라는 인큐베이터에서 불편함 없이 살아온 우리가 지구와 가장 가까이 만나는 경험은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뎌져 가는 오감을 일깨워준다. 편의점도 편의시설도 없는 부족한 여행이지만 경험하는 모든 것이 나머지를 채워주고도 남을 만큼 소중한 여행을 할 수 있다.

고비에서 캠핑은 어떤 맛일까?
왕복 2000km의 길고 긴 고비 여행에서 우리의 목적지는 곧 그날의 야영지를 의미했다. 계획대로 목적지에 도착한 날도 있었지만 도중에 해가 지면 예정 없던 초원 위에 야영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야영을 위한 장비를 갖추고 사륜구동차로 떠났다. 이름난 자연의 풍경을 앞에 두고 지는 해를 감상하고, 땅이 어둠에 잠기면 하늘에 떠오르는 별을 바라본다. 고비의 대기는 수분의 함량이 적고 공기가 좋아 밤하늘에 별이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 다음날 새벽, 반대편 지평선 위로 해가 솟아오른다. 해가 뜨고 지는 찰나의 순간, 가장 극적인 이벤트가 모두 끝이 났다. 그곳에 캠핑을 해야만 허락되는 풍경이다. 곧 해가 중천에 뜨면 인근 여행자 캠프에 머무는 관광객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30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을 머물다 사라진다. 그들이 본 것은 무엇일까? 분명한 것은 그들은 내가 본 것을 보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알타이산맥을 건너며 시유에 솜에서 희귀한 돌을 파는 유목민을 만나 그들이 가지고 있던 수박을 흥정해서 구입했다. 고비에서 맛보는 수박의 맛을 상상할 수 있을까? 누군가 몽골에서 캠핑한 경험이 어땠냐고 물어본다면 그와 비슷한 맛이라 대답하고 싶다.

6박 7일 몽골 고비 여행
1일 이흐가트링촐로

만달고비에서 서남쪽으로 80km 떨어진 이흐가즈링촐로는 돌이 많은 작은 산이라는 뜻이다.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바위 산들이 반경 30km에 흩어져 장관을 이룬다. 해발 1560미터가 넘는 산맥이지만 몽골이라는 나라가 기본적으로 고원지대다 보니 실제로 보면 높지는 않다.

2일 차강소브라가
하얀 불탑이라는 의미의 차강소브라가. 오래전 바다의 증거를 가졌다는 이곳은 몽골의 그랜드캐니언이라고도 불린다. 해수면 속의 석회암 지층이 지반 융기 후 긴 세월 비바람에 침식되며 지금의 형태와 색상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웅장함은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에 비할 수 없지만 직접 올라서고 만질 수 있는 자연이라는 점에서 더욱 가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3일 욜링암·둥레기암
영상 45도를 오가는 한여름 고비에서 만나는 얼음계곡, 뾰족이 솟은 산과 산 사이를 트래킹 하는 동안 계곡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산책을 즐겁게 한다. 마치 북유럽이나 알프스에 온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계곡 안쪽에서 7월 말까지 두꺼운 얼음을 만날 수 있다. 예전에는 한여름에도 얼음이 녹지 않았다는데 온난화의 영향인지 최근에는 8월 말이면 얼음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고비는 승마 기회가 많지 않은데 욜링암에서는 얼음 계곡까지 3km 가량 승마 투어의 기회가 있으니 고비 여행에서 말을 타고 싶다면 메모해두자.

4일 홍고링엘스
바람이 만든 모래언덕 홍고린엘스, 알타이산맥 너머의 넓은 모래사막에서 바람을 따라 넘어와 내려앉은 사구가 ‘노래하는 언덕’이라는 불리는 몽골의 홍고린엘스, 흔히 말하는 고비사막이다. 홍고린엘스는 ‘주황빛 모래언덕’이라는 의미다. 폭 12km, 길이는 100km가 넘는 길쭉한 모양의 사막으로 멀리서 보면 낮은 모래언덕 같지만 높은 곳은 300m까지 된다고 하니 오르기 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5일 바얀작
고비는 오래전 공룡의 서식처로 특히 바얀작은 세계 최대의 공룡 화석이 발견된 곳이다. ‘바얀작’이라는 이름에서 작zag은 덤불 같은 식물(삭사울)을 뜻한다. 바얀작은 ‘삭사울이 많다’라는 의미라 한다. 또 인근에 붉은 절벽을 발견할 수 있는데 미국인 고고학자 로이 채프먼 앤드루스가 불타는 절벽이라 명명한 곳으로 절벽 위에 각종 기념품과 돌(화석)을 좌대에 늘어놓고 파는 몽골인을 만날 수 있다.

고비 여행을 위한 조언
- 차 한 대로 고비 여행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인적이 드문 고비에서는 길을 잃기 쉽고 언제든 고립될 수 있다. 그래서 초원으로 들어가기 전, 혹은 주유소를 발견할 때마다 기름을 가득 채우는 것이 고비 여행자의 상식이다.

- 고비에는 여행자 캠프가 많지 않으니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야영 준비가 필수다.

- 고비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많이 나므로 한 여름이라도 방한 준비를 해야 한다.

- 몽골에서는 이소 가스를 구하기 어렵고 가격도 비싸다. 부탄가스용 버너를 준비하거나 가스 어댑터를 준비해 충전하며 사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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