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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 ‘꽃’보다 아름다워!
야생화, ‘꽃’보다 아름다워!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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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의 매력은, 그 무엇도 흉내 낼 수 없는 아름다움이죠.”
40년 이상 야생화를 전문적으로 촬영해온 송기엽(73) 선생의 ‘야생화 예찬’은 이렇게 시작됐다. 꽃집에 있는 꽃들이 세련되고 곱게 단장한 ‘도시 아가씨’라면, 야생의 대지에 뿌리를 내리고 피어나는 야생화들은 풋풋하면서도 씩씩한 ‘산골 소녀’이지 않을까. 한겨울 눈을 뚫고 피어나는 ‘복수초’나 이름 그대로 겨울나무인 ‘동백나무’의 생명력을 직접 보았다면 그들, 야생화들의 아름다움을 어디에 견줄 수 있을까.

젊은 시절, 광고사진과 영화스틸로 충무로를 휘젓던 사진가가 야생화에 중독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1937년, 일본 나고야에서 태어난 선생은 유년기에 부모님을 따라 귀국해 경남 사천에서 청소년기를 보냈다. 지리적으로 남쪽에 위치한 경남 사천에서는 누구보다 먼저 꽃의 개화를 관찰할 수 있었고 다양한 종류를 접할 수 있었다고. 거기에 일본에서 사진을 공부하던 매부의 영향으로 사진에도 자연스럽게 노출되기 시작했다. 야생화 촬영을 반평생 이상 지속해온 그의 유년시절 기억이다.

필름을 인화할 때 노광을 주면 이미 인화지에 이미지는 담겨 있는데 인화약품에 닿기 전까지는 아무런 상도 뜨지 않는다. 이를 ‘잠상’이라고 하는데 약품에 닿는 순간 거짓말처럼 하얀 인화지에 상이 뜨기 시작한다. 선생의 사진과 야생화에 대한 ‘잠상’은 제대한 후 국도신문의 사진기자로 근무하면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하지만 재정이 불안했던 신문사가 5·16군사정변으로 문을 닫고 선생은 영화스틸사진가로 충무로에 입성한다. 그리곤 영화는 물론 상업사진의 메카 충무로에서 본격적인 광고사진가로 자리 잡는다. 뿐만 아니라 영화스틸, 광고사진, 기업홍보사진, 인물사진, 스포츠사진 등 카메라로 촬영할 수 있는 모든 분야를 두루 섭렵한다.

1980년대 초 창간된 월간지 <자연과 어린이>에서 사진작업을 할 당시에 빠져들게 된 야생화 촬영은 우리 국토의 서남단 한라산에서, 동으로 다시 서쪽으로, 그리고 북녘의 백두산까지 이어진다.
“처음부터 야생화를 어찌 알았겠어요? 지방에 가면 현지 학교 생물선생님들 도움 많이 받았지요.”

야생화를 알기 전까진 다 똑같은 풀로만 보였는데 공부하고 본격적으로 촬영하면서부터는 작은 꽃들이 때 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와 있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고. 야생화 촬영은 대부분 식물학자들의 협조로 진행됐다. 송기엽 선생이 촬영한 우리나라 전역의 야생화와 나무는 1500여 점을 테마별로 분류한 <야생화일기>, 계절에 따른 야생화를 촬영할 수 있는 장소까지 소개한 <꽃길 사진여행>, 보는 것만으로도 야생화의 매력에 빠져드는 <애장본 야생화> 등으로 대부분 진선출판사에서 출간했다.

“어떤 환경에서든 지금까지 꿋꿋하게 버텨온 야생화의 생명력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임무가 아닐까 싶어요. 그 모습을 카메라로 담는 나의 작업은 그들을 지키는 또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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