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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큐 엘리아스 해부하기
바스큐 엘리아스 해부하기
  • 임효진 기자
  • 승인 2018.02.08 09: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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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화 수선 1인자 슈마스터 김용기 대표에게 의뢰

등산화 브랜드는 얘기한다. 자사 제품은 최고 정점의 기술로 가장 편안하고 그 어느 것보다 튼튼하다고. 실제로 그런지 기술적으로 들여다보고 싶었다. 국내 등산화 수선 전문 브랜드인 슈마스터 김용기 대표를 찾아 바스큐 엘리아스 등산화 해체를 부탁했다.

슈마스터는 국내 최고의 등산화 수선 전문 브랜드다. 1대 대표인 김기성 마스터에 뒤를 이어 지금은 아들인 김용기 대표가 슈마스터를 총괄하고 있다. 국내 브랜드뿐만 아니라 대다수의 해외 등산화를 수선하는 곳으로 등산화 수선에 있어서는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인 부분이 아웃솔, 밑창 교체다. 대부분 아웃솔을 교체하기 전에 찜통에 신발을 넣고 열기로 밑창을 떼어내서 작업하지만 슈마스터는 절단기를 이용해 떼어내고 일일이 손으로 다듬어서 새로운 신발로 만들어준다.

“절단기로 작업하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위험해서 열기로 떼어내는 곳이 많지만 그렇게 하면 고어텍스 멤브레인이 막혀 땀 배출이 안 될 수 있다”고 김용기 대표는 말했다.

김 대표는 거의 모든 등산화를 구석구석 들여다 보다 보니 등산화에 관해서는 모르는 게 없다. 신발 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표범같이 날카로운 눈을 반짝이며, 신발을 보곤 바로 문제점을 찾아낸다. 척보면 딱하고 답이 나온다.

“신발을 볼 땐 어떤 걸 가장 먼저 보시나요?“
“아웃솔, 밑창을 제일 먼저 봐요. 바로 보이는 게 갑피와 밑창이니까요.”

“그럼 바스큐 엘리아스는 어떤 등산화인가요?”
“밑창은 비브람창 고무이고, 중창은 파이런을 썼네요. 대부분의 중등산화는 중창에 우레탄을 써요. 우레탄은 쿠션이 좋아서 오래 신어도 발이 피로하지 않거든요. 하지만 무겁죠. 반면에 파이런은 경등산화에 많이 써요. 가볍거든요. 우레탄에 비해 쿠션은 약한 편이죠. 바스큐 엘리아스는 겉으로 봐서는 중등산화의 장점과 경등산화의 장점을 합해 놓은 거로 보이네요. 중등산화와 경등산화의 중간 지점인 거 같기도 하고요.”

“핏은 와이드핏이네요. 다른 신발보다 볼이 넓게 제작됐어요. 자신이 발볼이 넓은 편이라면 바스큐 엘리아스를 신었을 때 편할 거고요. 발볼이 좁다면 신발 안에 공간이 생겨 산행할 때 물집이 잡힐 수 있어요. 자신의 발 모양을 고려해서 신발을 선택해야 해요.”
바스큐 엘리아스는 남자 260mm부터는 와이드핏이고, 그 이하는 노멀핏이다. 여성은 240mm부터 와이드핏이다.

“토캡을 볼까요? 본드로 접착한 게 아니고, 일일이 재봉을 해서 내구성을 높였네요. 발목에 끈을 거는 후크는 망가지게끔 제작됐고요.”
“망가지기 쉽다고요?”
“일부러 망가지기 쉽게 제작한 거예요. 스키 부츠가 어딘가에 걸리면 바인딩에서 빠지게 제작된 것처럼요. 나뭇가지 등에 신발 끈이 걸렸을 때 후크가 부러지지 않는다면 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소비자들은 후크가 부러지면 내구성이 약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건 안전을 위해 일부러 만들어 놓은 장치예요. 이제 본격적으로 잘라서 볼까요?”

가위로 갑피를 먼저 자르고 절단기를 이용해 앞부분부터 딱 절반으로 나누기로 했다. 신발 앞부분을 절단기에 갖다 댔는데, 연기만 나고 잘리질 않는다. 한 번, 두 번, 세 번. 김 대표는 갸우뚱한다. “왜 이러지?”
신발 앞부분은 몇 번 더 자르는 걸 시도하고 나고서야 틈을 보였다. 발을 보호하기 위해 앞부분에 매우 단단하게 만들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앞부분이 엄청 단단해요. 신발의 목적이 발을 보호하는 건데요. 이 신발은 그 목적에 충실한 신발이네요.”

막상 반으로 잘라보니 겉으로 볼 때와는 다른 모습이 보인다.
“중창을 파이런만 썼다고 생각했는데, 절단해 보니 우레탄도 들어 있네요. 저도 이런 경우는 처음 봐요. 우레탄만 쓰거나 파이런만 쓰는 경우는 많이 봤는데, 두 제품을 모두 쓴 건 의외네요. 이렇게 우레탄이 신발 안에 있는 경우도 처음 봅니다.”
“왜 이렇게 한 걸까요?”

“파이런은 충격 흡수 기능이 약해요. 하지만 무게가 가벼우니까 파이런을 중창으로 중점적으로 쓰면서 내구성은 포기할 수 없으니까 아치 부분에 우레탄을 넣어준 거죠. 발은 아치 부분이 가장 약해요. 그래서 아치가 닿는 부분에 더 신경 쓴 거 같아요. 우레탄 위에는 텍션이라고 해서 충격 흡수 역할을 보완해 줄 PVC 소재도 썼어요. 만져보세요. 딱딱하죠? 바스큐 엘리아스는 중등산화의 특성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경등산화의 장점인 무게를 줄이는 데 신경을 쓴 제품으로 보입니다.”

“소재도 볼까요? 누벅 가죽이 갑피로 쓰이고 안감에 고어텍스 멤브레인이 들어있네요.”
“고어텍스가 방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고어텍스는 발수, 땀 배출 기능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가죽은 숨을 쉬어요. 공기도 통하고 물도 통하죠. 가끔 가죽을 보호하기 위해 오일을 바르는 경우가 있는데,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에요. 가죽은 신고 나서는 꼭 먼지를 털어서 말려주고, 신문지 등을 안쪽에 넣어서 습기를 빼줘야 해요. 등산을 하고 난 후에 바로 신발장에 넣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습기가 남아 있어서 가죽이 딱딱해질 수 있고 결국엔 금이 갑니다. 그리고 꼭 당부하고 싶은 게 등산화를 살 때 꼭 신어보고 사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람의 발 모양은 모두 다르고 등산화도 브랜드마다 족형이 다 달라요. 자신에게 맞는 등산화를 찾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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