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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테슬라로 떠난 해변 캠핑모델 S 90D, 포항 해변으로 가을 캠핑 떠나다
  • 이지혜 기자 | 정영찬 사진기자
  • 승인 2017.09.18 11:17
  • 호수 149
  • 댓글 1

얼마 전 10년 가까이 탔던 20세기 출신 아반떼를 폐차장으로 보내고 현존하는 모든 차가 위시리스트에 올랐을 때, 도로 위에선 세상 쫄보가 되는 에디터에게 전기차는 막연히 괜찮은 정도였다. 그러던 와중 전기차는 장거리가 힘들다는 얘길 듣고 오기가 올랐다. 성능 좋은 전기차를 찾기 시작했다.

더 추워지기 전 테슬라와 함께 해변에 텐트를 치고 싶었다.

캠핑가자, 전기차 타고
막내 사진기자는 그야말로 차에 ‘미쳐’있다. 서킷 도는 것이 취미이자 운전하는 재미로 유럽여행을 떠나는, 이 시대 진정한 욜로족이다. 그런 사진 기자에게 전기차로 가능한 한 멀리 캠핑을 가고 싶다고 했더니, 리스트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고민은 짧았다. 전기차만 만든다는 테슬라로 결정했다. 충전 스팟이 적어 부담스럽긴 했지만, 어차피 한 번 타는 거 가장 고급스런 전기차를 타야겠다.

차를 결정했으니 이젠 장소를 정해야 한다. 더 추워지기 전 해변에 텐트를 치고 싶었다. 시승 가능한 차량은 테슬라의 모델 S 90D. 완충으로 378km를 달릴 수 있다. 이론상으로 서울 테슬라 청담스토어에서 출발하면 포항 바닷가까진 갈 수 있단 얘기. 그곳에서 묵기로 했다. 배터리가 부족하면 가까이 있는 대구의 슈퍼차저를 이용하면 되겠지. 막연한 생각은 결국 매우 위험한 결과를 가져왔다.

충전 커넥터를 끼우기만 하면 충전 시작

테슬라의 슈퍼차저는 전국에 현재 10개. 그중 5개가 서울 시내에 자리했다. 슈퍼차저를 이용할 경우 0에서 완충까지 약 1시간 30분 걸린다. 80%까지는 매우 빠르게 충전되지만, 80부터 100%까지는 배터리 보호를 위해 느리게 충전된다고. 반면, 일반 차저는 약 80개가 전국에 분포돼 있지만, 충전을 위해선 오버나이트가 필요할 정도로 느리다.

도착 시 남은 배터리, 얼마?
바로 포항의 해변 야영장으로 출발하려 했지만, 그곳에서 드라이브도 할 겸 대구 슈퍼차저로 1차 목적지를 정했다. 테슬라 S 90D는 17인치의 큰 디스플레이에서 차의 모든 것을 컨트롤 할 수 있다. 서스펜션 세팅을 바꾸거나 선루프를 여닫는 것 등. 내비게이션은 기본, 웹 서핑이나 스케줄러를 통한 일정 관리까지 가능하다.

대구 슈퍼차저 도착 시 남은 배터리

내비게이션 메뉴에 들어가면 슈퍼차저가 지도 위에 표시돼있다. 대구 엑스코에 자리한 목적지를 터치하니 그곳으로 바로 안내. 도착했을 경우 남은 배터리 잔량은 약 30%란다. 하지만 1박 2일의 경험상 이건 최근 운전 패턴을 기준으로 안내하는 것. 운전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배터리 소비량이 매우 다르다.

디스플레이 지도에 표시된 대구 슈퍼 차저를 터치했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 포지션을 알맞게 맞추고 출발했다. 차 하부에 배터리가 존재해 무게중심이 매우 낮다. 덕분에 뒷좌석 가운데도 불룩 튀어나온 곳 없이 편편하다. 세 명이 편하게 앉을 수 있다. 반대로 배터리 때문인지 시트 포지션을 최대로 낮춰도 껑충한 느낌이 든다.

모터 도는 소리와 함께 미끄러지듯 출발한다. 막히는 수도권을 지나 뻥 뚫린 길에서 신나게 달린다. 전기차라고 하지만 고속도로에서는 일반 차와 소음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정확한 데시벨 측정은 하지 않았지만 바람 소리와 노면 소음이 고급 세단과 비슷하다.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도 연료에 따라 주행 특성이 다르다. 레이아웃까지 다른 전기차는 일반 자동차와 얼마나 다른 점이 있을까 살펴봤다. 결과적으로 큰 이질감 없다. 차를 만든 역사가 깊은 브랜드가 아닌 만큼 노하우가 부족하지 않을까 했던 건 기우였다.

테슬라의 모델 S 90D. 완충으로 378km를 달릴 수 있다.

멀미하느냐 충전하느냐
앞서 말했듯 사진기자는 운전을 좋아한다. 속도를 즐기고 운전에 재미를 느낀다. 하지만 에디터는 아니다. 운전 스타일의 범주로 치자면 우리 둘은 가장 멀리 있다. 에디터는 속도를 즐기지 않고 운전은 곧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자동차가 운전의 재미를 느끼는 도구라기보단 안전한 이동수단일 뿐이다.

결국, 테슬라는 사진기자보다 에디터에게 더 맞았다. 감성의 영역에서 ‘즐겁다’고 느낄 수 있는 것들의 부재가 크다. 엔진의 회전수에 따른 엔진음, 배기음이나 변속기의 직결감, 미끄러질 때마다 들리는 타이어 스키드음과 같은 것 말이다. 이들이 없다는 것이 사진기자에겐 ‘재미없다’로 와닿았나보다. 반면, 에디터에겐 그것들이 오히려 더 큰 메리트로 느껴졌다.

테슬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오토스티어(자율주행) 기능이다.

이렇게 다른 의견을 가진 둘이 동시에 칭찬하는 부분이 있었다. 테슬라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오토스티어(자율주행) 기능이다. 차량 카메라,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을 통해 주변을 감지, 차선과 전방 차량과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조향을 돕는다. 손과 발을 떼고 운전하는 것이 불안하던 에디터도 충분히 적응할 만큼 안정적이다.

열정적으로 차에 대해 (사진기자가)가르치고 (에디터가)배워가며 달리다 보니 어느새 슈퍼차저가 자리한 대구 엑스코에 도착했다. 출발 직전 30% 이상의 배터리가 남는다고 예측했던 것과 달리, 도착하니 10%만 남았다. 꽤 빠른 속도로 주행을 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었다.

“사실 빠르게 주행했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회생 제동이라는 게 있는데 이걸 끄고 달려왔거든요.”
“아니 왜? 일부러 배터리 더 쓰고 싶었니?
“선배가 멀미했잖아요.”

회생 제동은 감속할 때 손실되는 운동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해서 배터리를 충전해주는 시스템이다. 차가 달리면서도 알아서 배를 채운다는 뜻. 그런데 사실 회생 제동을 켜 놓으면 가속페달에서 발을 놓는 순간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는 느낌이 든다. 멀미에 취약하다면 충분히 괴로울 수 있다.

속도 없이 물회 참 맛있다
슈퍼차저에서 40분가량 충전했다. 배터리는 86%까지 회복. 해가 지기 전 해변에서 텐트를 쳐야 했다. 100%가 되기까지 기다릴 시간이 부족해 어댑터를 뺐다. 달리고 달려 포항이다. 마음이 급해서였을까. 오랜만의 장거리에 지도를 너무 짧게 봤나 싶을 정도로 포항은 멀었다.

대구 엑스코 지하 1층의 슈퍼 차저. 테슬라 차량은 주차 할인이 된다.

바다가 보이자 운전으로 긴장된 근육이 절로 풀린다. 탄성이 나왔다. 동해의 남쪽 바다는 오랜만이다. 해가 지고 쌀쌀해지려면 멀었다. 창문을 열고 속도를 낮추며 오른쪽에 펼쳐지는 시원한 바다색을 한껏 감상했다. 영덕과 포항 사이에 자리한 해변 야영장에 차를 세우고 텐트를 설치했다. 간단한 캠핑이지만 추위에 대비해 두툼한 침낭과 텐트, 매트리스와 의자 등 캠핑용품을 꽤 챙겨왔다. 두 명의 장비를 모두 넣어도 트렁크가 남았다.

894L의 트렁크가 넉넉해 2인 캠핑 장비가 모두 들어가고 남는다.

“텐트 다 쳤으면 밥 먹자, 오면서 찾아봤는데 근처에 기가 막힌 물회 맛집이 있데. 포항까지 왔는데 물회는 먹어줘야지.”
“그러시죠. 그런데 선배, 아까부터 못한 말이 있는데요.”
“너 배 아팠니? 화장실부터 갔다 올래?”
“......우리 배터리 37% 남았어요.”

그랬다. 우린 줄을 서서 먹는다는 포항의 물회 맛집을 코앞에 두고 배터리님이 얼마 남지 않으셨다는 슬픈 소식을 공유했다. 50% 가까이를 오는 길바닥에 질질 흘렸다. 심지어 그 길은 에디터가 직접 운전한 구간. 100% 완충하고 출발했다면 이 정도는 아니었을 텐데, 뒤늦게 후회와 어마무시한 자괴감이 밀려왔다.

아, 어째서 대구-포항 구간은 차가 그리도 없었을까. 내 심장은 그동안 아반떼여서 쫄보였던가. 어쩌자고 오른발을 자꾸 액셀러레이터로 가져갔을까. 내겐 레이서의 피가 흘렀나. 아, 어째서 테슬라는 그다지 속도감이 느껴지지 않고 편안했을까. 시트는 왜 그리도 부드럽고 폭신해서 나를 길게 운전하게 했나. 아, 이 와중에 물회는 속도 없이 왜 이렇게 맛있나. 포항은 과연 물회의 고장이 맞구나.

포항 해변은 평일에도 캠핑하는 사람이 간혹 보인다.

슈퍼차저, 너는 참 멀구나
우리는 매운탕을 앞에 두고(물회를 먹으면 매운탕을 주다니, 어찌 맛집이 아닐 수 있을까!) 기나긴 토론 끝에, 다음날 동선을 최대한 줄이고 대구 차저로 직행하기로 했다. 하늘엔 그늘이 지고 바다엔 불 켜진 어선들이 총총댔다. 내일의 걱정으로 명치에 커다란 돌덩이가 앉은 것 같지만, 그렇다고 낭비한 배터리가 채워지진 않는다.

해변의 소나무 숲에서 부랴부랴 텐트를 쳤다.

걱정 인형을 억지로 구겨 넣고 서둘러 잤더니 서둘러 아침이 왔다. 긴장된 마음으로 커다란 디스플레이에 있는 대구 슈퍼차저를 목적지로 터치했다. 어제와는 다르게 지도 위의 슈퍼차저가 턱없이 적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도착 시 잔량 배터리는 7%다. 듣던 중 반가운 소식이었다. 최악의 상황, 즉 도로 위에서 견인을 불러야 하는 상황은 면하겠다. 정 힘들면 가는 길에 있는 휴게소 충전소를 들리기로 했다.

사진기자 역시 감속과 가속을 넘나들던 전날의 운전 패턴을 모두 버리고 순한 양이 되기로 했나 보다. 80km를 넘지 않는 속도, 차선도 쉽게 바꾸지 않았다. 운전자가 안전운전하길 원한다면 배터리를 간당간당하게 만드는 걸 적극 추천하겠다.

5%의 배터리를 남겨두고 슈퍼차저에 도착했다. 잔량 표시를 믿지 못하고 동동댔던 것이 민망할 정도로 근접했다. 뒤늦게 들은 얘기론, 그 와중에 에디터가 눈치도 없이 꾸벅꾸벅 졸 동안, 사진기자는 자신이 길을 잘못 들었다는 것을 알곤 심장이 철렁했다. 길만 잘 찾아왔다면, 애초 예측한 7%가 정확했을 거라는 이야기다.

마음 졸이며 대구 슈퍼 차저에 도착하니 5%의 배터리가 남았다.

전기차는 재미있는 차가 아니다. 기능적인 면에서 우수하지만, 드라이빙의 재미를 느끼고 싶거나 목적지 없이 훌쩍 드라이브를 즐기기엔 (슈퍼차저가 적은 지방일수록) 위험하다. 특히 아웃도어 활동 시, 날씨와 환경에 따라 갑작스레 장소가 바뀔 수 있는 만큼 부담도 크다.우리는 무사히 왔다는 감사한 마음과 넉넉한 인내심으로 100% 충전했다. 학습된 일정 속도와 안전 운전으로 평온하게 서울로 도착했다. 테슬라를 충전 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 정도다. 충전 속도에 따라 슈퍼차저(급속충전), 데스티네이션 차저(완속충전), 그리고 220V를 이용한 일반 충전이다. 이 외에도 차량 구매 시 기본으로 제공되는 홈 차저도 있다. 두근대는 마음을 리얼하게 느껴보니, 테슬라의 슈퍼차저가 좀 더 촘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다.

누군가에겐 이르지 않다
에디터 주위의 거의 모든 사람이 전기차는 아직 아니라고 한다. 함께 고생하며 마음 졸인 사진 기자마저 이를 수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에디터는 오히려 그래서 마음이 갔다. 우린 언젠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모두 옮겨가야 한다.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게 분명하다. 테슬라는 한국에서 그 과도기를 피하기보단, 도전하고 있었다.

펼쳐지는 시원한 바다색을 한껏 감상했다.

하지만 에디터는 보조금 지원이 예상되는 테슬라 모델 3을 충분히 고려할 예정이다. 불편을 감수하는 사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의 오토 캠핑족을 비롯해 목적지가 분명한 이동을 선호한다면 추천. 혹은 성능 좋고 고급스러운 친환경 전기차를 찾고 있거나, 일반 차저에 주차할 수 있거나, 차저를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테슬라는 결코 나쁜 선택이 아니다.

모델명 테슬라 S 90D
크기 전장 4979, 전폭 1964, 전고 1435, 휠베이스 2960(mm)
최고속도 250km/h
제로백 4.4초
1회 충전 378km
완충시간 약 90분(무료, 주차비 별도)
슈퍼차저 서울: 강서구, 중구, 영등포구, 강남구(2개)
경기: 하남시
강원: 원주시
충남: 천안시
경남: 대구, 부산
충전 커넥터 7핀 방식
배터리 90kWh
파워 417마력, 67.1kg·m
수납 전면+후면트렁크 총 894L
무게 2240kg
가격 1억1310만원~1억4948만원
테슬라코리아
www.tesla.com/ko_KR

이지혜 기자  hye@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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