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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로 존재한다는 것
내가 나로 존재한다는 것
  • 이슬기 기자 | 사진제공 연극열전
  • 승인 2017.04.2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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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삶 조명한 연극 ‘프라이드’

“법 앞에 평등한 존엄을 구하는 이들에게 헌법은 그러한 권리를 부여한다.” 2015년 6월 26일 미국 연방대법원은 동성 결혼 합헌화 판결을 발표했고, 트위터에는 ‘#lovewins(사랑은 이겨낸다)’ 태그를 단 멘션이 하루동안 2600만개를 넘어섰다. 전 세계의 LGBT(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는 이 날 목도한 역사의 한 장면이 더 나은 미래를 그릴 거라 환호했지만, 아직 동성애는 가장 ‘뜨거운 감자’ 가운데 하나다.

2014년 초연 이후 세 번째로 돌아온 연극 <프라이드>는 개인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무대 위에는 1958년과 2017년이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한다. 1958년 동성애가 법으로 금지된 영국, 일평생 학습된 사회적 틀 안에서 살아온 필립과 자유롭고 감정에 솔직한 올리버가 서로에게 강한 이끌림을 느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인물들은 성소수자를 정신병자나 변태로 취급하는 사회적 억압과 내면의 목소리 사이에서 괴로워한다.

반면, 성적 다양성이 존중받는 2017년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스스로의 정체성과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두 사람은 보통의 연인처럼 사랑하고, 싸우고 또 이별한다. 이들을 고뇌하게 하는 것은 타인이 정해놓은 ‘옳고 그름’의 통념이 아닌 서로 다른 삶의 가치관일 뿐. 섬세한 개인의 인생과 거대한 역사적 흐름이 교차하는 1958년과 2017년의 무대는 지난 50년간 수많은 상처를 견디면서도 싸움을 계속했던 이들을 향한 경의의 표현과 같다. 가시밭길 위에서도 침묵하지 않았던 성소수자들의 역사는 비로소 그들의 ‘프라이드’가 됐다.

플롯은 두 시대를 오가며 진행되지만, 교묘하게 얽혀 있어 복잡하지 않다. 같은 영혼과 정체성을 공유한 성소수자가 다른 시대적 환경에서 얼마나 판이한 삶을 살아가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은, 각기 인물에 설득력을 더하며 영리하게 관객을 이해시킨다.

’프라이드’가 주는 울림이 더 큰 까닭은 사실 성 정체성의 경계 바깥에 있다. 연극은 개인의 존엄성과 가치가 결국은 시대의 모습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지적하면서 관객에게 ‘진정한 나는 누구인가’를 되돌아본 기회를 건넨다. 그리곤 그것이 어떤 모습이든 ‘다 괜찮다’는 위로를 보낸다.

배역에는 초연부터 함께 했던 이명행, 오종혁, 김지현을 비롯해 배수빈, 박성훈 등이 더해 극에 대한 몰입을 높인다. 만 17세 이상 관람가로 외설적인 표현과 욕설 등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피하는 게 좋겠다. 러닝 타임은 180분으로 꽤 긴 편이니 미리 배를 든든히 채우고 가자.

“진실하게 살지 않을 거면 이 멍청하고 고통스러운 삶에 무슨 의미가 있나요.”

“이 세상에는 말야. 맨 처음 질문을 시작하고, 존재와 경계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리고, 그래서 스스로의 권리를 위해 싸운 사람들이 있어. 목숨을 걸고 말야. 이건 공원에서 아무랑 막 하고, 오뜨꾸뛰르 폭풍쇼핑할 그럴 권리를 위한 건 아니었잖아.”

​​​​​​<EVENT>

‘아웃도어뉴스’ 페이스북 페이지에 댓글을 달아주시면 추첨을 통해 5쌍(1인당 2장)에게 연극 프라이드 초청 티켓을 드립니다. (만 17세 이상 관람가로 2000년 이후 출생은 관람이 불가합니다)

응모기간: 4월 25일~28일
당첨발표: 5월 2일
관람기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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