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국립공원 입장료 찬반논란
한라산 국립공원 입장료 찬반논란
  • 이지혜 기자
  • 승인 2016.12.20 11: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자연보호와 관광품격 향상 vs 논의 없는 일방적 인상강행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 한라산 국립공원 입장료 인상을 둘러싸고 찬반의견이 뜨겁다.

제주 자연가치 보전과 관광문화 품격 향상을 위한 제주도·제주도의회·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연구모임인 제주 워킹그룹이 성산일출봉과 한라산 등반에 각각 1만원과 2만원 내외의 입장료 징수 방안을 제주특별자치도에 권고했다.

내년부터 제주 한라산 입장료가 신설되고 성산일출봉의 입장료도 인상될 전망이다.

지난 12월 15일, 제주 워킹그룹은 제주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료였던 한라산국립공원의 입장료를 2만원 내외로, 성산일출봉의 입장료를 2,000원에서 1만원 내외로 인상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워킹그룹은 “매년 증가하는 탐방객으로 한라산과 더불어 성산일출봉 등 천혜의 자원들이 훼손되고 있음에 따라 가치보전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해 입장료를 현실화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 40곳의 세계자연유산지역 평균 입장료는 2만4,000원으로 조사됐다. 한라산국립공원은 체류시간과 규모면에서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해외 타 지역 국립공원에 버금가는 세계 유일의 국제보호지역이라는 점이 반영됐다는 게 워킹그룹의 주장이다.

성산일출봉은 연간 200여만 명(1일 평균 8,250명)이 방문하는 관광지로, 수요억제를 통한 관광문화 품격 향상을 위해 입장료 인상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워킹그룹은 이어 “징수되는 입장료의 일부는 환경보전기금으로 적립해 국립공원 내 사유지 매입 및 관리, 주요 관광지 환경개선 재원 등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며 “향후 입장료 산정시 대상지역의 직접 수용인구총량을 분석해 결정할 것을 권고한다”고 전했다.

연구모임은 또 ‘직업형 제주 해설사 도입’을 제주도에 권고했다. 현재 문화관광해설사와 자연환경해설사, 숲해설사 등 9종으로 나눠져 있는 해설사의 종류를 통합형 제주 해설사로 재정비할 것을 제안했다.

워킹그룹의 이러한 입장료 현실화는 자연보호라는 취지에 많은 이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무분별한 환경훼손이 불러일으킨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 하지만 문제는 워킹그룹의 권고에만 의지한 채 제주도가 무조건 수용하는 시스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크다는 것. 상대적으로 높아진 인상폭도 반대의 원인 중 하나다.

하지만 제주도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도민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뿐만 아니라 워킹그룹은 저명한 민·관·학계·시민이 연합한 단체라는 설명이다. 또한 워킹그룹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행정적으로 철저한 검증을 거친 뒤 결정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국립공원 입장료는 무료다. 세계문화유산인 성산일출봉은 조례개정건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해도, 한라산국립공원의 입장료 인상은 단지 한라산에 국한되지 않는다. 한라산국립공원의 입장료가 생기게 되면, 국내 국립공원의 입장료를 모두 책정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때문에 환경부 역시 오랜 검토를 거친 뒤 알맞은 입장료를 책정할 것이라는 게 제주도청의 주장이다.

제주도청 환경자산물관리과 관계자는 “수요억제측면이 확실히 들어가 있는 만큼 전문가들이 모두 연계해 객관적으로 가치있음을 증명하는 작업을 거칠 예정”이라며 “금액이 오른다 하더라도 세계유산 프로그램을 보안하거나 다른 패스권을 만들거나 혹은 일정 기간 이상 출입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