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산행 즐기는 배우 손병호
월요산행 즐기는 배우 손병호
  • 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4.2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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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곡 있는 산과 인생 서로 닮지 않았나요?”

▲ 매주 월요 산행을 즐기는 배우 손병호씨가 ‘손병호 게임’ 포즈를 취했다
겨울이 슬그머니 봄으로 넘어가는 지난 2월 말, 배우 손병호씨의 산행 소식이 들려왔다. 춘천 오봉산으로 향하는 <라푸마> 현대 미아점 고객 산행에 MAM산악회 회원들이 동행한다는 것. 

“Monday Artist(Art) Mountain의 머리글자를 따서 ‘MAM산악회’에요. ‘월요 예술(인) 산악회’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지요. 연기하는 친구들이 주축을 이루는데 현재 54명 정도 됩니다. 말 그대로 월요일마다 산에 가는 예술가들의 모임이에요. 직장인들보다 시간 조절이 가능해 월요일을 선택했고요. 가능하면 스케줄이 겹치지 않도록 조절하는 편입니다.”

35살까지 연극 무대를 주축으로 활동해 온 손병호씨는 연출가 오태석씨가 이끄는 극단 목화 출신의 연기파 배우. 연극 <그 여자 사람 잡네>에서 단역 경찰로 출연하며 배우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파이란> <오아시스> <천년의 수인> <유령> <알 포인트> <화려한 휴가> 등에 꾸준히 출연했지만 주연이 아닌 조연이었다.

이름보다는 얼굴이 익숙했던 무명 배우 시절, 그는 조바심 내지 않았다. 원로 배우 신구의 “10년 동안 앞도 옆도 보지 말고 한 우물만 파라”는 조언이 있었기 때문이다. 짧지 않은 세월이었다. 그러던 그가 드디어 떴다. 다름 아닌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시즌3’에 출연해 손가락 접기 게임을 전파하면서였다.

질문에 해당하는 사람이 폈던 손가락을 하나씩 접는 게임은 대박을 터뜨렸고 급기야 ‘손병호 게임’이라는 이름까지 붙게 되었다. 이를 계기로 ‘손병호’라는 이름이 세상에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주로 악인 역할을 맡아 그를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았는데 ‘손병호 게임’을 통해 따뜻하고 유머러스한 이미지도 보여주게 되었다.

그가 손가락 게임을 알게 된 계기는 등산을 통해서라고. 6년 전부터 ‘삶의 여유를 찾기 위해’ 산을 타기 시작했고 MAM산악회 회원들과 게임을 즐기면서 손가락 게임을 알게 되었단다. 이번 산행 역시 배우이자 30년지기 전일범씨를 비롯해 최윤정, 전혜영, 서보익, 정세형 등 5명의 산악회 회원들이 함께 했다.

“멀리는 못 가고 서울 북한산을 주로 갑니다. 가까이에도 이렇게 좋은 산이 있다는 건 행운이에요. 언젠가 회원들과 함께 안나푸르나 트레킹도 가고 싶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건 아니지만 마음 맞는 이들과의 산행은 살아가는 힘을 주니까요.”

꾸준한 산행으로 단련된 그의 별명은 날다람쥐. 후배 연기자들은 “선배님은 정말 걸음이 빠르다”며 “엊그제 북한산 산행에서도 우리를 뒤에 남겨두고 혼자 먼저 가버렸다”고 증언(?)했다.

▲ <라푸마> 현대 미아점 고객들과 오른 춘천 오봉산 정상

산에 다니다 보니 기능성 의류가 필요해 평창동 자택과 가까운 현대백화점 미아점 <라푸마> 고객이 된 손병호씨. <라푸마> 현대 미아점 문두산 매니저와의 끈끈한 인연이 더해져 매달 그달의 V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고객 산행에 동행하게 되었다.

“산에 가면 숨을 쉴 수 있어요. 우리처럼 기다림에 익숙해져야 하는 일을 가진 이들이 산을 찾는 이유도 그와 통하지 않을까요? 굴곡 있는 삶과도 닮아서 산에 올 때마다 인생을 점검하게 되죠.”

이번 4월 주연을 맡은 첫 작품 <놈의 역습>과 함께 그의 본격적인 역습이 시작될지 지켜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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