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쳐 쓰러질 때까지 뛰어 놀아라
지쳐 쓰러질 때까지 뛰어 놀아라
  • 류정민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6.10.15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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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졸리와 함께한 캠핑|남양주 햇살가득캠핑장

1 잘생긴 유기견, 빈센트
황금색 깃털을 휘날리며 찾아온 골든리트리버 한 마리. 그의 이름은 바로 빈센트! 강원도 대관령 산골에 버려졌던 빈센트가 느닷없이 성희 씨 품으로 들어왔다. 나이도, 생일도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보호소에서는 치아를 보고 한 살 정도로 추정한다고.

어느덧 빈센트와 성희 씨가 함께 보낸 시간도 5개월. “빈센트가 버려지기 전에 많이 맞고 자랐는지 남편이 손만 들어도 벌벌 떨면서 구석으로 숨더라구요.” 걱정과는 달리 지금은 많이 좋아졌단다. 종종 남편과 유기견 목욕 봉사를 나간다는 성희 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남양주 애견캠핑장을 향해 달려갔다.

식사를 하는 동안 잠시 문 밖에다 묶어둔 졸리가 쉴 새 없이 짖어대며 답답함을 호소한다. 조그마한 몸과는 달리 목청이 어찌나 큰지. SNS에 올린 사진으로 졸리를 처음 만난 혜린 언니도 놀라 농담을 건넨다. “류졸리 성악 시켜도 되겠어”

2 뛰어 놀기 좋은 조용한 캠핑장
구불구불 오프로드 길을 달려 들어간 남양주 햇살가득캠핑장은 입구에서부터 우렁찬 세퍼드의 목소리가 캠퍼들을 맞이한다. 그 옆에는 진돗개 두 마리 천둥이와 번개가 꼬리를 흔든다. 인상 좋은 캠지기와도 인사를 나눴다.
“꺄 닥스구나. 졸리는 몇 살이에요?”
“이제 일곱 살 됐어요”
“나이가 꽤 많구나 너. 저기 보이는 집에도 닥스훈트 두 마리가 살고 있어요. 여기서 세퍼드가 제일 막낸데 무서우니까 자꾸 짖는거예요. 조금 지나면 이제 안 짖을 텐데.”

시끌벅적한 입구와는 달리 캠핑장에 발을 디디자 조용한 숲 속에 온 느낌이다.
‘세상에 짖지 않는 개는 없습니다. 짖는 게 유일한 의사방법인걸 짜증내지 말아 주세요.’ 카페 공지사항 첫 번째에 쓰여 있는 글귀다. 읽자마자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다. 반려견을 위한 햇살가득캠핑장은 도시에서 느끼지 못하는 소리들을 들을 수 있다. 벌레소리, 새소리, 졸졸졸 흐르는 계곡의 물소리,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짖는 소리. 그야말로 아날로그적인 자연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낮은 산 밑에 자리 잡은 몇 개의 데크와 노지 사이트에 평일인데도 텐트가 여럿 쳐져 있다. 가족캠퍼들보단 반려견과 함께 사는 신혼부부, 연인들이 조용해서 많이 찾는다는 햇살가득캠핑장. 캠핑장에서 만난 강아지 친구들은 서로 친해져서 뛰놀기 바빴고, 우린 내리쬐는 햇볕과 우거진 나무가 가득한 노지 사이트에 서둘러 텐트를 쳤다.

3 독스키친 수제간식
먹을거리 문제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에게도 종종 일어난다. 위생적이지 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재료로 만들어지는 사료와 간식들은 반려견에게 각종 병을 옮긴다. 마음 같아서는 집에서 직접 닭 가슴살과 단호박, 고구마 등 몸에 좋은 재료를 건조해서 먹이고 싶다. 여력이 안 되다면, 믿을 수 있는 곳에서 만들어진 수제 간식은 어떨까? 사람도 좋은 곳 놀러가서 맛있는 음식 먹는 게 하나의 행복인데 강아지들이라고 안 그럴까.

회사 근처 일산에 자리 잡고 있는 ‘독스키친’에 들러 오리 닭가슴살로 만든 오리안심육포와 오리목뼈껌, 단호박코코넛오트밀쿠키를 준비했다. 빈센트와 졸리가 오리목뼈껌을 오독오독 씹어 먹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린다. 순식간에 먹어치우는 빈센트와 누가 뺏어갈까 눈치 보며 앞발로 수제간식을 부여잡고 야금야금 먹는 졸리의 모습이 마냥 행복해 보인다. 단호박과 유령모양의 단호박코코넛오트밀쿠키는 내가 먹고 싶을 만큼 맛있는 냄새를 풀풀 풍겼고, 애완견 전용 ‘리얼 딸기’ 아이스크림은 강아지들의 더위를 시원하게 날렸다.

4 우르릉 쾅쾅 번개가 번쩍
캠핑을 갔던 당일과 다음날까지 비가 예보되어 있어 불안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우중캠핑도 좋지만, 두 달 만에 나온 애견캠핑이라 가을을 느끼며 산뜻하게 산책하고 싶었다. ‘기상청 예보가 이번에도 틀리기를’ 바라면서도 혹시 몰라 타프 밑에 짐을 모조리 들여놨다. 다행이 모두 잠자리에 든 새벽이 되서야 억수같이 비가 쏟아져 내렸고, ‘우르릉 쾅쾅’ 무섭게 번개도 쳤다.

웬일로 졸리가 깨지도 않고 잠에 푹 빠졌다. 평소 비만 내려도 옴짝달싹 못 하고, 천둥번개가 치면 무서워서 화장실 변기 밑으로 줄행랑을 치던 졸리. 낮에 온 캠핑장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며 놀더니 번개 소리가 들릴 리가 있나. 물론 옆 집 스탠다드 푸들과 신나게 뛰어다녔던 빈센트도 잠의 마법에 빠진 건 마찬가지.

밤새 내린 비 덕분인지 아침 햇살이 유난히 따사롭다. 오랜만에 자연 속에서 신난 아이들은 땅도 파고 풀 냄새, 흙냄새, 나무냄새 맡으며 오전의 산책을 즐겼다. 순둥이 같던 빈센트와 덩치 큰 빈센트가 가까이에만 와도 잔뜩 긴장해서 짖어대던 졸리. 우리 또 만나자!

햇살 가득 캠핑장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 내방리 368-5
cafe.naver.com/youngsmom2738
010-2583-2738

Camping With Dogs ITEM
독스키친

방부제, 인공색소, 인공향신료가 첨가되지 않은 휴먼그레이드 음식들을 반려견, 반려묘를 위해 직접 만들어 판매한다.

오리목뼈껌 100g
신선한 국내산 오리 목뼈를 말린 껌.
소비자가격 4,800원

오리안심육포 70g
신선한 국내산 오리안심 가슴살로 만든 육포. 저칼로리로 다이어트에 좋고, 비타민A,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알칼리성 식품으로 면역력을 증진시키고 노화와 성인병을 예방한다.
소비자가격 5,900원

단호박코코넛오트밀쿠키
코코넛밀크와 오트밀 반죽에 단호박과 케롭, 꿀로 맛을 더했다.
소비자가격 5,800원

LmD 스트라이프 이지 레인코트
발수 가공된 부드러운 소재에 멀티보더 모양의 레인코트. 비가 오는 날에도 컬러풀한 레인코트로 즐겁게 산책할 수 있다. 미니 파우치가 들어 있어 휴대하기가 편하다.
소비자가격 5만5,000원
피치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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