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아웃도어, 돌파구를 말하다
추락하는 아웃도어, 돌파구를 말하다
  • 이지혜 기자
  • 승인 2016.08.09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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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정체성 구축‧아이디어로 승부‧적극적 인수합병 등 다양한 돌파구 찾아야

국내 아웃도어 시장이 침체기에서 쉬이 벗어나지 못하는 실정이다. 매출 감소는 감원으로 이어지고 결국, 브랜드 철수를 결정하는 업체도 늘어나는 추세다.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중이라고 하기엔 아웃도어를 즐기는 연령대는 낮아지고 종목은 다양해지는 것이 사실. 정말 돌파구는 없는 것일까? 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해본다.

▲ 추락하는 아웃도어 시장에서 살아남은 사례를 분석, 국내 아웃도어 시장의 돌파구를 제시한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부각하라

시장이 세분되며 확실한 마케팅 전략 없이는 브랜드의 성공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가장 나은 방법은 효과적인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세워 전략 수립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 실제로 한 연구결과,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브랜드 자산 구축을 위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74.9%가 그렇다고 답변했다.

아웃도어의 하이테크화를 시도한 나이키는 그 가치만 해도 72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이키는 독창적이면서 감각적인 광고로 유명하다. 그중 하나가 바로 ‘JUST DO IT!'이다. 현재까지도 전 세계 광고시장에서 가장 유명한 슬로건 사례로 평가받는다. 나이키는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꾸준한 마케팅과 단순화된 슬로건으로 정립시킨 좋은 예다.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제로그램 역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잘 정립한 사례 중 하나다.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를 ‘가벼운 백패킹’과 접목했다. 가볍고 혁신적인 장비 개발이야말로 아웃도어 브랜드가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친환경 행동이라는 것을 확고히 지켜나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제로그램이 주최하고 250여 명이 참가한 ‘백페커스데이’가 끝난 후 쓰레기의 양은 거의 없었다.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소비자에게 긍정적으로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로 승부하라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 업체들은 기술이나 서비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언제 어떻게 경쟁의 패러다임이 바뀔지 모르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고 있다. 가장 성공률 높은 생존 전략은 바로 창조를 통한 차별화된 상품이다. 모든 기업은 어떻게 하면 창조적인 제품을 만들 수 있을지 고심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취재하며 만난 캠핑족과 백패커들이 한결같이 보유한 아이템이 있었다. 바로 주전자, 그라인더, 드리퍼, 텀블러를 하나로 만든 커피 용품 카플라노다. 국내의 커피시장이 엄청난 규모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제조되는 커피 용품은 거의 없다는 것에 착안, 수년간 개발한 끝에 출시했다. 카플라노는 출시 직후부터 세계 아웃도어 시상식을 휩쓸었고 현재 15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카플라노는 시즌 1에 안주하지 않고 얼마 전, 시즌 2를 출시하며 또 다른 창조를 이어가고 있다.

함께 캠핑을 떠난 초보 캠퍼가 그랬다. “의자는 헬리녹스에서만 만들어?” 사실이다. 캠핑, 백패킹용 의자는 헬리녹스가 점령했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텐트용 폴대를 만들던 동아 알루미늄이 항공기에 들어가는 경량 소재를 개발, 구조역학 등을 제품에 반영해 론칭한 캠핑용품 브랜드가 바로 헬리녹스다. 대표 아이템 의자를 비롯해 테이블, 야전침대 등을 판매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디자인 공모전인 ‘레드닷디자인어워드’에서 여섯 번 수상할 만큼 뛰어난 디자인도 가치를 더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와 디자인 콜라보를 하며 내놓는 제품들은 연일 매진을 기록 중이다.

공격적인 M&A를 펼쳐라
M&A, 즉 인수․합병은 새로운 사업이나 시장에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는 소위 ‘치트키’다. 기술이나 인력, 유통망을 구축하는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규모의 경제, 시너지 효과 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동시에 실패 가능성이 높고 손해가 막대하다는 단점도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기업을, 특별한 전략이 접목된 인수합병은 아웃도어 불황을 타개할 좋은 방법으로 손꼽힌다.

1914년 창립된 스웨덴의 아웃도어 브랜드 하그로프스. 하드웨어, 의류, 신발의 세 가지 영역에 걸친 500종류 이상의 제품을 세계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기능적인 디자인과 하이테크 소재, 높은 활용도, 탁월한 착용감, 경량성, 내구성 등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0년 일본의 스포츠 브랜드 아식스는 하그로프스를 인수합병한다. 하그로프스가 유독 일본인에게 인기 있는 만큼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던 M&A다. 이후 아식스는 하그로프스의 오리지낼리티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아식스 고유의 기업문화에 접목, 다양한 브랜드 마케팅과 충실한 제품군으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지난 2012년, 샘소나이트 글로벌은 미국의 라이프스타일 백팩 브랜드인 하이 시에라를 인수했다. 이후 2년 뒤인 2014년, 미국 아웃도어 기업 블랙다이아몬드 이큅먼트사의 그레고리 역시 인수합병 한다. 샘소나이트는 그레고리의 인수 합병으로 하이 시에라로 부족했던 제품 라인업을 더욱 강화할 수 있었고, 그레고리는 매각 자금으로 부채 상환과 헬멧 브랜드 등 빠른 성장을 보이는 핵심 브랜드에 투자할 수 있었다. 이후 샘소나이트는 적극적인 광고 마케팅과 다양한 아웃도어 방면의 라인업으로 굴지의 가방 브랜드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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