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늦기 전에” 등산로 방범시설 확대
“더 늦기 전에” 등산로 방범시설 확대
  • 이지혜 기자
  • 승인 2016.06.2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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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확충·호신용 경보기 대여·시민 합동 순찰활동 강화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등산로 인근의 살인사건에 대응하는 정책들이 발표되고 있다. 이는 최근 서울 수락산과 경기 사패산 등에서 홀로 산을 찾은 여성 등산객 대상 강력범죄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 최근 등산로 인근의 강력범죄에 대응하는 정책이 발표되는 추세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지난 6월 20일 대구 수성경찰서는 욱수골 등산로 산불감시 초소 앞에서 여성 등산객에게 ‘호신용 경보기’를 무료로 대여하기로 밝혔다. 열쇠고리 모양의 경보기는 모두 20대가 비치돼 있는데, 1인 여성 등산객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위급상황 발생 시 경보기를 작동하면 140dB의 경보음이 반경 1㎞까지 울리게 된다.
 
지난 6월 15일에는 인천지방경찰청이 인천지역 주요 등산로에 안전 지킴이를 운영하기로 했다. 안전 지킴이는 2~3인이 한 조가 돼 매일 계양산과 문학산·청량산·원적산 등 인천지역 주요 방범 취약 구역을 파악해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야간 순찰에 나선다. 또한, 지자체와 협의해 외딴 구역에는 폐쇄회로 CCTV나 보안등을 설치하기로 했다.
 
지난 6월 17일 통영경찰서는 “올해 통영시 추경에서 2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지역 주민과 관광객이 많이 찾는 미륵산, 벽방산, 천암산 등 주요 등산로 입구 9개소에 CCTV 27대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통영 경찰은 이와 함께, 향후 5년간 점진적으로 예산을 지원받아 CCTV 설치 구역을 등산로 입구 40개소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등산로 범죄가 일어난 사패산과 수락산 등을 관리하는 의정부경찰서 역시 대대적인 치안 강화에 나섰다. 사패산은 가능지구대, 원 도봉산 호원파출소, 수락산 신곡, 송산지구대, 천보산 금오지구대 등 담당을 지정해 2~3명의 지구대 경찰관이 순찰하기로 한 것. 또 일반 시민으로 구성된 안전 명예 경찰을 구성, 핫라인을 가동하는 한편, 의정부시와 협의해 주요등산로 입구에 15대의 CCTV를 추가로 설치하기로 했다.
 
전라북도 부안군은 범죄예방진단팀과 시민 100여 명으로 이뤄진 참여치안나눔협의회를 구성, 대대적인 등산로 합동 순찰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순찰은 성황산을 비롯한 방문객이 많은 등산로, 마을에서 인접해 통행이 잦은 산책로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또한, 순찰 중 여성등산객을 상대로 위급 시 활용할 수 있는‘안심호루라기’와 ‘안심 형광 손목밴드’를 배부 중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등산로에서 발생한 강력사건은 모두 4건으로 3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 외에도 사망사고로 이어지지 않은 ‘묻지마 범죄’가 잦았다. 범죄가 일어난 산 대부분이 도심과 가깝고 산세가 험하지 않은 곳이라 충격의 여파가 크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의 방범시설 확충을 반기면서도 등산객의 산행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너무 늦거나 이른 시간의 산행은 피하고 혼자보다는 여럿이, 호루라기 등 호신 장비도 챙기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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