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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천원으로 즐기는 최고의 가족여행지…과천 서울대공원동물원·식물원·캠핑장·놀이공원·미술관 등 각종 볼거리 즐길거리 풍성해
  • 김경선 기자|사진 이두용 차장
  • 승인 2016.02.20 09:57
  • 호수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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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유나 진짜 많이 컸지?”
32개월에 접어든 딸이 요즘 가장 즐겨하는 말이다. 이 쪼그만 아이가 엄마, 아빠가 입버릇처럼 말하던 “진짜 많이 컸다”를 응용해 본인에게 대입시키다니, 처음 들었을 때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아이들 크는 건 정말 순식간이다.

요즘 이 꼬맹이 아가씨들(기자에게는 쌍둥이 딸이 있다)의 최대 관심사는 동물과 공룡. 그래서인지 “엄마, 동물원 언제가요?”를 입에 달고 산다. 가을까지는 수시로 동물원에 다녔는데 겨울이 되고나서 발길을 딱 끊어버리니 서운했던 모양이다. 아이들이 이토록 원하는데, “그래, 가자. 값도 싸고 볼거리도 많은 서울대공원으로.”

   
▲ 3000원이면 2700여 마리의 동물과 예술품을 무료 감상할 수 있는 곳, 서울대공원을 찾았다.

서울동물원, 6세 미만 공짜 어른도 3000원

지난해 일산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 기자의 집은 과천과 맞닿은 의왕시였다. 집에서 서울대공원까지 차로 20분. 틈만 나면 서울대공원을 들락거렸다. 산림이 풍성해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을뿐더러 미술관, 동물원, 캠핑장 등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게다가 입장료도 동물원 3000원(6세 미만은 공짜)에 지척의 국립현대미술관은 대부분 무료 관람이 가능하니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저렴한 가격에 환호성이 절로 나온다.

   
▲ 아직은 기온이 차서 많은 동물이 실내에 들어가 있었지만, 미어캣은 밖에서 아이들을 반겨줬다.
키즈카페나 각종 체험관은 1인 기준 입장료가 적게는 1만원에서 3~4만원을 넘나든다. 3~4명의 식구가 함께 하기에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반면 서울대공원은 몇 천원만 있으면 동물원부터 미술관까지 섭렵이 가능하니 가성비 최고의 가족나들이 코스다.

서울대공원을 즐기기 가장 좋은 계절은 봄과 가을이지만 동장군이 물러가는 지금도 나쁘지 않다. 기온은 다소 쌀쌀하지만 햇살이 따스해 넓은 동물원을 구석구석 걷다보면 추위는 어느새 잊힌다. 성수기처럼 사람도 많지 않아 온갖 동물을 차지하는 행운은 덤이다.

기자가 아이들과 서울대공원을 찾은 날은 평일 오전 10시. 서울대공원 입구에 주차하면 한참을 걸어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국립현대미술관에 차를 주차했다(코끼리 열차나 스카이리프트를 타면 걷지 않아도 된다). 동물원은 미술관과 맞닿아 있어 도보로 이용하는 방문객들은 미술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는 게 훨씬 편하다. 다만 주차공간이 많지 않아 주말이면 주차정체가 잦다.

평일의 동물원은 한산했다. 사람만 드문 것이 아니라 동물도 드물다. 동물원에 들어가자마자 우리를 맞이하던 입구 안쪽 얼룩말과 홍학, 기린은 자취를 감추고 방사장이 텅 비어있었다. 대신 ‘동물들은 날씨에 따라 내실에서 따뜻하게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붙어있었다.

안내에 따라 야외전시관 옆에 자리한 제2아프리카관으로 들어갔다. 날씨가 추운 겨울철과 초봄까지 동물들은 이곳에서 방문객을 맞이한다. 실내로 들어가자 새끼하마처럼 작은 피그미하마와 엄청난 덩치를 자랑하는 하마가 눈앞에 나타났다. 야외에서는 늘 멀찍이서 잠자는 모습만 보여주던 하마를 실내에서 가까이 보자 아이들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 잠에서 깬 사막여우와 아이들이 마주 보며 서 있는 모습이 교감이라도 하듯 보기에 좋다.

추운 날씨에도 야외전시관을 지키고 있는 동물들도 있다. 미어캣과 사막여우, 프레디독은 귀여운 눈망울로 쌍둥이 딸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더니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두 딸의 뽀뽀 세례까지 받았다.

평소라면 가까이 보기 힘든 코끼리도 대동물관에서는 눈앞에서 만난다. 아이들은 책에서만 보던 코끼리가 불과 2~3m를 사이에 두고 나타나자 겁을 집어먹고는 안아달라고 조르기까지 했다. 코에 자리 잡은 자잘한 주름과 끝이 해진 듯한 커다란 귀, 거대한 몸을 뒤덮은 듬성듬성한 털은 동물들이 실내에 있는 겨울에만 세심하게 관찰할 수 있다. 색다른 묘미다.

   
▲ 겨울철은 멀찍이서 만 보던 대형 동물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기다.

   
▲ 코끼리가 아이들을 보자 반갑다고 코로 인사를 했다. 아이들도 기뻐한다.

실내에서 만나는 코끼리와 하마

“엄마, 꽥꽥 오리 봐요.”
이 많은 동물들 중 하필 오리라니. 오리사는 이미 지났다. 서울동물원의 규모는 242만㎡. 숫자만으로 감이 안 온다면 여의도 크기(290만㎡)와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엇보다 여의도가 평지라면 이곳은 산 중턱에 자리 잡아 공원 대부분이 비탈길이다. 그러니 이미 한참 전에 지나버린 오리를 다시 돌아가 만나기는 힘들다.
“오리? 우리 같이 한번 찾아보자.”
선의의(?) 거짓말이 절로 나온다.

서울동물원에는 330여종 2700여 마리의 동물이 산다. 동물사는 29곳이나 되는데, 넓은 동물원 곳곳에 자리해 모두 둘러보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특히 어린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나온 가족이라면 ‘모든 동물을 다 봐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 위주로 동선을 짜는 것이 현명하다.

딸들이 좋아하는 물개를 만나러 해양관을 찾았다. 서울동물원 해양관에는 점박이물범, 바다사자, 물개, 오타리아 등이 야외풀장에 종별로 나뉘어 있다. 해양관 실내에서는 매일 3번(11:30, 12:30, 15:00) 돌고래 생태설명회도 진행중이다.

   
▲ 한창 호기심이 많은 때라 엄마에게 질문하는 것도 부쩍 늘어난 딸들.

호랑이는 서울동물원의 하이라이트다. 대대적인 리뉴얼 공사 후 환경 친화적인 모습으로 재탄생한 맹수사에는 시베리안호랑이가 여럿이다. 낮 동안에는 잠을 자는 맹수의 특성상 늘어진 호랑이뿐이지만 아이들의 눈에는 신기하기만 하다. 사자도 마찬가지. 초원을 연상시키는 넓은 방사장에 옹기종기 모여 사는 19마리의 사자(수컷 13·암컷 6)는 먹을 때를 빼놓고는 잠자기 일쑤다.

동물원 나들이를 시작한 지 어느새 3시간, 슬슬 딸들의 방전 시간이 다가왔다. 못 본 동물들이 많지만 아이들의 컨디션 상 다음을 기약하고 마지막으로 선택한 장소는 식물원. 사방이 유리로 만들어진 온실식물원에 들어서자 훈훈한 공기가 싸늘한 몸을 녹여준다.

   
▲ 동물 친구들을 만나러 이리저리 뛰어다니다가 잠시 간식을 먹으며 쉬는 아이들.

총 928종의 다양한 식물이 전시된 식물원은 선인장부터 각종 관엽식물까지 싱그러움이 가득했다. 황량한 겨울 풍경 속에서 만난 단비 같은 푸르름에 마음까지 설렌다. 아이들도 화려한 꽃과 녹음이 가득한 식물원이 신기한지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뛰논다.

   
▲ 더운 나라에서 살던 낙타가 추운 겨울에도 밖에 나와 있는 걸 보니 애처롭다.
   
▲ 날씨나 기온과 상관없이 물범과 물개는 헤엄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우리 딸들이 좋아하는 악어. 동물원에 있는 녀석들이지만 눈빛이 제법 무섭다.
   
▲ 야행성인 맹수들은 대부분 낮엔 자고 있었다. 사자들은 무리 지어 취침 중.

   
▲ 유나가 장난이 늘었다. 그만큼 표정도 다양하고 표현력도 좋다.
언제 가도 좋은 예술의 공간

국립현대미술관은 언제 가도 좋은 공간이다. 수많은 예술작품도 그렇지만 남향으로 세워진 미술관 앞마당의 너른 조각공원은 사시사철 따뜻한 햇살이 가득해 마음을 차분하게 만든다. 전시도 풍성하다. 과천관에서는 지금 한국 원로 사진작가 육명심의 ‘한국현대미술작가시리즈 : 육명심’과 한국 조소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 조성묵의 ‘멋의 맛_조성묵’, 한국 구상화단의 거목으로 잘 알려진 오승우 화백의 기증작 15점을 전시하는 ‘오승우 기증작품특별전’ 등이 열리고 있다.

오후 2시 반. 아이들의 낮잠시간이 한참 지났다. 칭얼거림과 눈 비비는 횟수가 늘었다. 이제 돌아갈 시간이다. 아이들을 차에 태우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잠이 오는지 아이들의 눈이 비몽사몽이다.
“엄마, 오늘 오리 못 봤어요.”
“…….”
‘대충 얼버무리면 잊겠지’ 했던 엄마의 마음을 비웃 듯 딸의 말이 선득하다.
“엄마가 미안해. 다음에 와서 오리 꼭 보자.”
그렇게 서울대공원에 와야 할 이유가 또 생겨버렸다.

   
▲ 따뜻한 식물원에 들어오니 아이들이 신 났다. 사방을 둘러보며 신기해한다.

   
▲ 인근에 있는 미술관은 동물원과 함께 아이들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채워주는 명소다.

서울대공원 A to Z
수도권에서 숲과 놀이시설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서울대공원은 1984년 창경궁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궁 내 동물원과 놀이시설을 경기도 과천시로 이전하면서 개원했다.

공원 내에는 야생동물들이 살아 숨쉬는 ‘서울동물원’, 테마파크 ‘서울랜드’, 자연과 어우러진 ‘캠핑장’, 어린이 체험놀이터 ‘기린나라’, 근현대 미술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이 자리하고 있다. 미술관은 월요일 휴관이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서울대공원과 국립현대미술관에 주차할 수 있다. 주차료는 서울대공원 1일 4000원, 국립현대미술관은 2시간에 3000원(미술관 관람객 2000원) 초과요금은 30분당 1000원이다. 기린나라 체험관은 어린이 1만6000원, 어른 8000원이다.

서울대공원 입구부터 동물원까지 스카이리프트나 코끼리열차를 이용할 수 있다. 스카이리프트는 성인 5500원(왕복 1만원), 청소년 4000원(왕복 6500원), 어린이 3500원(왕복 5500원)이다. 코끼리열차는 편도 성인 1000원, 청소년 800원, 어린이 700원이다.

 

김경선 기자|사진 이두용 차장  skysuny@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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