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하얗게 모든 것을 덮어 버리는 단절의 계절일까요? 아니면 깨끗하게 지우고 새롭게 시작하라는 의미를 선물하는 계절일까요. 겨울 제주는 하얗지만 파랗습니다. 백록담 아래 한라산을 둘러싼 도로는 언제나 푸른 청춘이죠. 라이딩 열정이 충만한, 또는 별이 빛나는 밤을 달리고 싶은 라이더라면 겨울 제주를 달려보세요. 노래 가사보다 정겨운 청춘의 즐거움이 방울방울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 베스파 GTS |
인천에서 오가는 배를 당분간은 만날 수 없지만, 목포에서, 완도에서, 또는 부산에서도 제주로 향하는 배는 많다. 모터사이클 여행의 백미 중 하나는 물을 건너 달려보는 것. 커다란 격납고 같은 카페리의 파랑에도 흔들림 없이 결박하고, 뱃머리에 부닥쳐 올라오는 포말 섞인 바람과 갈매기 날개 짓을 벗 삼으면 어느새 제주에 다다른다. 야자수와 돌하르방이 반겨주는 제주는 모터사이클 타기에도 참 좋은 곳이다. 어떤 스타일이 잘 어울릴 수 있을지, 어떤 모터사이클이 내게 잘 맞을지 찾아보자.
절경의 해안도로와 예쁜 카페를 찾아서 / 베스파 GTS
예쁜 해안도로가 참 많다. 제주공항 바로 앞의 용두암 해안도로를 시작으로 이호테우해변을 지나면, 애월, 곽지, 협재의 해안이 절경이다. 파란 바다와 까만 용암석에 하얗게 쪼개지는 포말에 정신이 팔려 ‘예쁘다’를 반복하다보면 마라도행 배를 타는 모슬포까지 언제 왔는지도 모른다.
베스파 라인업 중 GTS시리즈는 최근 라인업 중 가장 클래식하다. 통통한 스타일로 어디에서 봐도 베스파다운 고풍스러움이 있으면서 듬직하다. 125와 300 모델이 있는데, 외형과 크기는 같다. 베스파답게 모노코크 프레임으로 철제의 질감이 플라스틱 카울과는 다른 깊은 맛이 있다. 프리마베라가 날카롭고 선명한 이미지라면 GTS는 부드럽고 아늑한 멋이 도톰하게 담겨 있다.
제주의 해안도로를 바람과 함께 달리는 즐거움. 제주에 어울릴 만한 탈 것으로는 GTS만한 게 없을 것이다. 주상절리 앞에서, 때로는 섭지코지 입구의 옥빛 해변과 성산 일출봉을 배경으로 하는 그 어디에서라도 GTS와 함께 하는 사진은 무엇보다도 오래오래 남을 추억을 안겨 줄 것이다. 스쿠터답게 조작도 편하지만, ABS와 278cc 엔진에 채용된 GTS300은 출력도 좋고 시트가 널찍하고 편해 연인과 함께 하는 라이딩에 최적이다.
베스파 코리아 www.vespakorea.com
▲ BMW R나인T
한라산 도로 와인딩의 백미 / BMW R나인T
한라산은 크고 높은 산이다. 서쪽으로 1100도로가 동쪽으로는 삼나무숲이 예쁜 사려니 숲길을 품고 516도로가 나있다. 서귀포까지의 와인딩을 위한다면 이런 오름 길을 타고 내려가면 좋다. 산을 오르는 도로는 다른 내륙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모습들을 간직하고 있다. 오르막인데 내리막이 나오고 때론 우로, 넉넉하게 좌로 꺾어지는 와인딩이 참 매력적이다. 만약 산간 도로가 싸늘하다면 한라산 허리를 따라 돌아가는 중산간 도로도 즐겁다.
공랭식 엔진의 감성과 맛은 겨울 찬바람 속에서 제 맛이 난다. 코끝이 시큰해질 만큼 살짝 찬바람이 스칠 때 나는 BMW R나인T의 매력은 진득한 고동감과 매력적인 2기통의 사운드. 성판악을 돌아 산굼부리 분화구를 넘어 산방산까지 부드러운 와인딩을 만들어 준다. ‘위 아래 위 위 아래’로 이어지는 독특함. 그리고 라이딩 중간 그림 같은 카페에서의 휴식까지. R나인T와 함께 하는 여정은 휴식과 바람이 만들어 주는 추억을 한 아름 안겨줄 것이다.
BMW코리아 www.bmwmotorrad.co.kr
▲ 야마하 세로우225
제주에서도 다이나믹한 모험을 꿈꾼다면 / 야마하 세로우225
제주까지 모터사이클로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모험인지도 모른다. 모험에 모험을 더하고 싶다면 듀얼퍼포즈(dual purpose) 장르를 만나보자. 듀얼퍼포즈, 또는 멀티퍼포즈라 불리는 이 장르는 일반 아스팔트 노면도 달릴 수 있지만, 때론 포장이 되지 않은 도로나 산길 오솔길의 임도주행도 가능하도록 만들어진 모터사이클이다. 어쩌면 가장 원형적인 모터사이클인 세로우는 경량의 퍼포즈로 남녀노소 누구나 다루기 쉽다.
세로우와 함께라면 산간도로와 해안도로의 곳곳을 바람처럼 달릴 수 있지만, 가끔 만나는 말 목장 들어가는 오솔길, 그리고 올레길 같은 숲길도 충분하다. 오프로드 라이딩은 숲길을 달리는 것만으로도 꽤 격렬한 운동이 된다. 땀방울 한 움큼 쏟다 보면 제주마를 타고 산 능선을 넘는 기분보다 상쾌함과 짜릿함을 맛볼 수 있다. 225cc 엔진은 꽤 진득한 출력으로 어떤 노면이든 잘 받아주고, 편안한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도 비단길처럼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야마하스포츠코리아 www.ys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