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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가장 멋진 하루를 살아요”…개그맨 김영철
“오늘 가장 멋진 하루를 살아요”…개그맨 김영철
  • 이주희 기자|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5.12.23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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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2’ ‘나혼자 산다’ 등 예능 프로그램서 맹활약… “인터내셔널 코미디언 되는 것이 꿈”

올해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한 최고의 유행어를 하나 꼽자면 단연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 아닐까. ‘슈퍼파워’가 아니다. ‘슈퍼파월’이라고 발음해야 제 맛이 난다. 이 유행어를 만들어낸 개그맨 김영철은 지금 소위 말하는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그는 인기의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요즘 더할 나위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느덧 데뷔 17년차 개그맨. 김영철의 얼굴을 모르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미안합니다, 몸이 아파서” “놓치지 않을 거에요” “이건 특급 칭찬이야” 등 그가 내놓은 유행어만도 한두 개가 아니다. 하지만 그동안 밉상 이미지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진 못했던 게 사실. 올해 들어서야 <진짜 사나이2> <나혼자 산다>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색다른 매력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얻게 되었다. 꿈꿔오던 삶을 살게 되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를 블랙야크 세.문.밖. 토크콘서트에서 만났다.

▲ 블랙야크 세.문.밖. 토크콘서트에서 만난 개그맨 김영철.

얼마전 당한 교통사고로 걱정하는 팬들이 많았는데 몸은 괜찮으신가요.
아직 재활치료를 받고 있어요.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올해 좋은 일이 많아서 액땜을 한 거라고 생각해요. 건방떨지 않도록 잡아준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만하길 천만다행이죠. 입을 안 다쳐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웃음)

평소 건강 관리는 어떻게 하시나요?
조깅 등 운동을 하면서 꾸준히 건강 관리를 했어요. <진짜 사나이2>에서 약골로 비춰지지만 사실 저는 마흔 두 살 치고 나름 선전했다고 생각해요. 상체가 약해서 철봉에 못 매달리고 팔 굽혀펴기를 못해서 그렇지, 기본적인 체력은 나쁘지 않은 편이죠. 지금은 교통사고 때문에 운동은 못하고 있어서 빨리 낫고 싶어요.

▲ 진지하게 답하면서도 특유의 유머를 잃지 않은 김영철.

긍정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것 같아요.
성향이 원체 긍정적이에요. 1998년 본 개그맨 시험에서 최종까지 갔다가 탈락했어요. 사람들은 최종에서 떨어지면 좌절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 아니에요. 최종에서 떨어지면 다음에는 될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결국 이듬해 1999년 개그맨 시험에 합격했죠. 나 자신을 믿는 긍정적인 마인드가 참 중요해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보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가 그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는 말이 나오는데, 정말 그렇다고 여겨져요. 저는 스스로 ‘나는 제일 웃기다’ ‘개그맨 TOP 5에 든다’고 늘 생각합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실텐데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소감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 소설가 성석제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을 읽었어요. 소설은 ‘누구에게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은 찾아온다. 어쩌면 너무 찰나여서 지나쳤을지도 모른다. 언제 갑자기 올지 모르는 그 순간을 잘 누려라’라고 말해요. 책을 읽고 저도 언젠가 황홀한 순간이 오겠지, 라는 확신을 얻었어요. 앞서 한 말과 일맥상통하는데 간절하게 바라니까 진심이 통하는 거죠. 제게도 이렇게 그 순간이 찾아왔잖아요. 이 순간을 못 느끼고 흘려보내는 인생이 많을 것 같아요. 저는 끊임없이 가슴 떨리는 일을 만드려고 해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서 감사하고 영어학원 가는 길이 아직도 설레요.

김영철씨의 인생에서 개그 못지않게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영어일 듯한데 어떤가요?
그런 적 있지 않나요? 영어 방송을 볼 때 남들은 다 웃고 있는데 나혼자 못 알아듣고 있다가 멋쩍게 따라 웃은 경험. 2003년 캐나다 몬트리올 코미디 페스티벌에 나갔는데 영어를 못 알아듣겠는 거에요. 그때 생각했죠. 영어 잘하는 웃긴 사람, ‘인터내셔널 코미디언’이 되고 싶다고. 한국에 돌아와 영어 학원을 등록한 이후 13년째 영어 공부 중이에요. 영어는 제게 있어 무기이자 제2의 특기가 됐어요.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도 하고 강연도 다니고, 개그맨 외에 또 다른 꿈을 준 것도 영어에요.

▲ “누구에게나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은 찾아와요. 제게도 이렇게 그 순간이 왔잖아요.”


<나혼자 산다> 보면서 깔끔하고 부지런해서 많이 놀랐어요. 그런 반전 매력에 사람들이 더 끌리는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요?
<나혼자 산다> 섭외받고 소속사 사장님이 하신 말. “영철아, 너 집에서 라면 끓여먹지마.” 저 집에서 라면 잘 안 끓여먹거든요. 남들이 생각하는 제 이미지가 어떤지 짐작이 가더군요. 방송 나가고 저에 대한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분들이 많아요. 집에서 김이랑 밥이랑 대충 먹을 줄 알았는데, 에그 베네딕트 사먹는 거 보고 많이 웃겼대요. 설정이어도 너무 웃기겠다고들 하시는데, 저 원래 이렇게 살아요.

하루하루 엄청 바쁘게 사는 것 같아요.
저는 시간을 나노 단위로 쪼개서 알차게 보내요. 제가 믿는 삶의 진리 중 하나가 ‘바쁜 사람에게 일 시킨다’에요. 느리고 게으른 사람에게 일을 주면 피드백이 잘 안 오게 마련이니 바쁜 사람에게 일을 맡기게 된다는 거죠. 그래서 저는 매일 틈틈이 쪼개면서 시간과 밀당을 해요. 보통 자기 자신에게 관대하지만 전 자신과의 약속도 잘 지키고 야단도 잘 쳐요. 너무 빡빡하게 사는 거 아니냐는 말도 들었는데 천성이 그래서 평생 이렇게 살 것 같아요. 바쁘게 살면 장점이 있어요. 불면증이 없다는 것. 빠릿빠릿 움직이고 다니니 무지 피곤해서 집에 오면 잡생각할 시간이 없이 바로 잠들죠. 단, 일요일엔 웬만하면 약속을 잡지 않고 푹 쉬어요.

쉬는 날 여가시간은 무얼 하며 보내나요?
교회 가고 도산공원 걷고 책도 읽고 사우나 가서 목욕도 즐겨요. 특히 목욕을 말끔히 하고나면 기분 좋아져요. 5년째 매일 다이어리를 쓰고 있는데 일요일에 일주일치 스케줄을 다 적어놓아요. 그렇게 저 스스로를 관리하는 거에요.

요즘 소소하게 느끼는 행복이 있다면?
유명인들을 잘 따라해요. 오프라 윈프리는 오후 4시만 되면 기분 전환을 위해서 마살라 차이티를 마신대요. 저도 요즘 나른한 오후가 되면 로얄밀크티를 마셔요. 밀크티가 칼로리가 높다보니 조금 살이 찐다는 단점은 있어요. (웃음) 어쨌든 저녁을 맞이하기 전 차를 마시는 그 시간이 진짜 행복해요.

2015년, 누구보다 눈부신 한 해를 보내셨어요.
살다 살다 올해처럼 감사한 1년은 처음이었죠. 그래서 토크콘서트 마지막에 눈물이 났어요. 저를 보려고 먼 곳까지 찾아와 주시고 제 얘기에 귀를 기울여 주시고 진심어린 이야기들을 들으니 뭉클한 맘에 눈물이 주체가 안 됐어요. 꿈꿔왔던 삶을 지금 살고 있으니 참 행복합니다.

▲ 개그맨답게 익살스런 표정과 포즈를 취하는 김영철.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는 퀀텀점프란 말처럼 도약하는 시점이 아니었나 싶어요. 이제 개그계에서도 어느 정도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해요. 내년에 올해만큼 바쁠지 안 바쁠지는 모르겠지만 2016년에는 더 여유도 생기고 정돈된 모습일 거에요. 초석을 잘 다듬어서 내후년 그 이듬해라도 세계 무대에 나가보려 합니다. 미국에 가서 실패하더라도 괜찮아요. 제가 ‘인터내셔널 코미디언’이 되겠다는 꿈을 품고 이루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으니까요.

이 시대 청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What do you want to be?” 스스로 뭐가 되고 싶은지 꿈이 뭔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으면 해요. 그리고 입방정을 떨어야 해요. ‘왼손이 한 일을 오른쪽 네 번째 발가락까지 알게 하라’는 제 신조처럼 일단 입 밖으로 뱉고 저지르는 거죠.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고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매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해서 오늘 가장 멋진 하루를 살아요.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은 언제 올지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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