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지 않는 시대다. 예전엔 지하철 의자에 앉은 사람 중 둘 셋은 책을 읽었다. 좁은 틈에서 떡하니 신문을 펼쳐 들고 읽는 사람도 많았다. 요즘은 열에 아홉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대부분은 게임을 하거나 문자대화를 한다. 여몽 장군에게 수불석권(手不釋卷)을 제안했던 중국 오나라 손권이 지금의 시대를 보면 뭐라고 할까.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했던 안중근 의사 말대로라면 우린 입안에 선인장을 키워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 책을 읽지 않아 ‘입안에 가시 돋친 그대에게’ 추천하는 책 <일독일행 독서법 >. |
몇 년 전 자기계발서적이 서점가를 장악했었다. 그땐 잘 팔리는 책을 순서대로 늘어놓으면 제목만 열거해도 자기계발이 될 것 같았다. 사실 자기계발서적이 스테디셀러 목록에서 빠진 적도 없었다. 시대를 불문하고 평범한 인간의 성공프로젝트야 언제나 만인의 관심사니 어찌 보면 당연하다.
자기계발서에서 빠짐없이 강조하는 것 하나가 독서다. 저자들은 성공하려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외친다. 한 번뿐인 인생에서 본인이 경험하고 터득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으니 더 우수한 다른 사람들의 기록을 자기 것으로 만들라고 말한다.
일독일행 독서법은 저자 유근용의 이야기를 토대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자기계발서다. 부모의 이혼으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사회적으로도 문제아로 낙인찍혔던 그가 우연히 한 권의 책을 만나 독서에 빠져들게 되었고 결국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현재 그는 네이버 독서 카페 ‘어썸피플AWESOME PEOPLE’의 대표이자 자기계발 블로그를 운영 중인 독서 경영 컨설팅 CEO다.
그는 느지막이 생긴 독서의 재미 덕분에 1년에 520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리고 강남에서 잘 나가는 영어학원 강사로 연봉 1억이 넘는 돈을 받기도 했다. 문제아에서 출발한 인생치곤 독서를 통해 단기간에 꽤 성공을 맛봤다고.
하지만 그는 돈보다 독서의 즐거움을 택했다. 학원에서의 반복되는 일상보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함께 책을 읽고 그 즐거움을 나누는 길이 자신에게 맞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게 학원을 그만두고 지금은 독서 카페 어썸피플을 운영하며 기업과 관공서, 학교를 다니며 독서에 대해 강연을 한다.
독서를 강조한 자기계발서라고 하지만 솔직히 책의 앞부분은 자기중심적인 진행으로 저자의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을 풀어놨다. 유근용의 감성 어린 성장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OK. 그게 아니라면 이후부터 봐도 좋다. 본문 내용이 일독일행으로 바뀌면서 유근용 작가는 자신이 경험으로 터득한 독서와 실행 방법을 재미있게 나열해간다. 그저 책을 많이 읽으라고 강조하던 자기계발서와 다른 부분이 많아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다.
유근용은 책을 읽으면서 발생할 수 있는 소소한 문제들에 재치 있게 해법을 제시한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니 괜찮은 문장을 만나면 휴대폰으로 녹음을 한다거나, 녹음한 것을 반복해서 들으며 따라서 말해보라는 내용은 재미있다. 그는 책의 내용이 좋다면 휴대폰으로 촬영해두거나 외운 문장은 지인에게 멋지게 써먹어 보라고도 권한다. 소소하지만 미소 지어지는 제안이다.
▲ 유근용 지음/북로그컴퍼니/232페이지/1만3800원 |
유근용이 말하는 일독일행은 총 4단계로 ‘책 근육을 만드는 방법’에서 ‘책과 친해질 수밖에 없는 비법’, ‘한 권의 책을 나만의 책으로 만드는 비법’, ‘독서 효과 10배로 높이는 BEYOND 공부법’까지 있다. 얇은 책이지만 독서와 일행에 관해 초급편에서 중급, 고급편을 넘어 실천편까지 두루 담아냈다.
일독일행 독서법은 이미 독서의 즐거움에 깊이 빠진 사람보단 책이라면 질색팔색하는 나와 그대들에게 어울리는 책이다. 읽고는 싶은데 책장만 넘기면 졸음이 쏟아지는 책곤증 때문에 힘들었다면 실패를 반복하기보다 유근용의 방법을 한 번 믿어 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