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력과 트렌드 모두 놓치지 않는 디자인”
“기술력과 트렌드 모두 놓치지 않는 디자인”
  • 문나래 기자 | 사진 이두용 차장
  • 승인 2015.03.18 16: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 아웃도어 제품 디자이너 다니엘 하퉁

국내의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 제품을 디자인한 독일 디자이너가 있다. 다니엘 하퉁(Daniel Hartung)은 프랑스 파리에 거주하며 국내외 아웃도어 제품을 비롯해 디자인과 관련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다. 나이키, 푸마, 헬리녹스, 라푸마, 잭울프스킨, 살레와, 크리스챤 디올 등의 패션, 아웃도어 브랜드부터 페라리와 같은 자동차 브랜드까지 그가 작업한 분야는 다양하다.

“등산화부터 보석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작업했지만 대부분이 아웃도어 제품이었어요. 왜냐하면 제가 아웃도어 활동을 굉장히 즐기거든요. 실제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야말로 제대로 된 디자인이지요. 현장을 즐기는 저의 적성이 아웃도어 디자인에 잘 맞습니다. 저는 보통 등산을 하거나 스키를 자주 타요.”

그렇기 때문에 그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아웃도어 의류는 보다 실용적이다. 땀이 많이 차는 골프 셔츠는 로고를 부드럽게 제작해 피부 마찰을 줄였다. 유럽인들은 헬리녹스 의자를 캠핑뿐만 아니라 일상에서도 자주 사용한다. 이를 고려해 다양한 색상 라인을 추가하기도 했다.

그가 다른 나라보다도 국내 브랜드와 작업을 많이 하는 이유는 한국만의 아웃도어 제품 특성이 그와 잘 맞기 때문이라고. “한국은 패션, 기능적인 면 등 모든 것을 고려해서 제품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렇게 제작한 제품을 대중이 구매하죠. 유럽은 기능적인 면이 돋보이면 디자인은 조금 덜 고려합니다. 무엇하나 빼먹지 않고 모든 욕심과 열정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 브랜드가 잘 맞아요. 한국은 아웃도어 강국이에요. 앞으로 이 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궁금합니다. 더욱 많은 성장이 있을 거예요.”

그는 한국의 기술력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트렉스타와 같이 세계에서 인정하는 등산화가 한국 브랜드라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제 딸은 14살입니다. 그런데 삼성 휴대폰을 가지고 다녀요. 친구들 사이에서는 삼성이 최고라고 한다더군요. 유럽에서 한국은 고도의 기술력으로 잘 알려져 있어요. 물론 트렌디한 디자인도 말이죠.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에서도 그 두 가지가 융합된 특성이 잘 나타납니다.”

그는 제품 디자인에 있어 늘 새롭고 재밌는 것을 추구한다. 그리고 이제는 제품을 디자인할 때 최대한 친환경적이고 100% 재생 가능한 원단을 사용하기 위해 노력한다. 미래를 생각하는 아웃도어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다.

“조금씩 환경을 생각하는 원단을 사용하다가 이제는 모든 원단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추세입니다. 조금 비싼 가격일지라도 소비자는 자신이 물건을 구매함으로서 자연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들의 스토리텔링이 중요합니다. 광고에서든, 마케팅에서든 기업에서 중요한 것은 이제 ‘솔직함’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중에도 앞으로 변해갈 한국의 아웃도어 시장과 대중의 취향에 대한 질문을 반복해서 기자에게 던졌다.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새로운 시각에서 제품을 바라보는 안목을 중시하는 것.

“한국 사람들이 아웃도어 의류를 살 때 무엇을 중시하는지 궁금합니다. 한 가지 의아한 것은 유럽에서 출시한 아웃도어 의류 라인을 한국으로 수입해 오면 제품 디자인이 많이 바뀐다는 겁니다. 유행에 민감하고 트렌디한 감각을 좋아하는 한국 사람들인데 왜 보다 다양한 디자인이 들어오지 않는지 궁금해요. 보다 다양한 아웃도어 디자인을 한국에서도 취급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 사람들은 도시에서도 아웃도어룩을 많이 입으니까요.”

기자가 앞으로 작업 해보고 싶은 아웃도어 브랜드 디자인에 대해 묻자 그는 시야를 바다로 돌리고 싶다고 말한다. “요트나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 여가를 즐기는 문화도 한국 사람들이 곧 좋아할 것 같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상하이나 홍콩에서 이미 트렌드가 됐죠. ‘보트 스타일’이라고 하는데 예를 들면 항해 재킷이 있습니다. 바다 활동에 강한 방수 소재의 겉감과 보온성이 오래가는 안감을 사용하는 재킷이지요. 이런 트렌드를 미리 예측해 한국에서 요트 컬렉션을 시도해 보고 싶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