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암약수야영장은 야영장 전 지역에 나무 테크가 놓여 있어 거실형 텐트를 설치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
완벽한 컨트롤과 안전에 중심을 둔 캠퍼의 스위트 카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의 장점은 널찍한 트렁크 공간과 거친 길에서도 자유롭게 달릴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한국 닛산이 올 가을 선보인 뉴 로그+는 널찍한 트렁크와 다이내믹한 파워를 통해 수납의 편리성은 물론이고 강력한 힘을 자랑하는 캠핑용 SUV다.
차량 협조 한국 닛산(주) | 자전거협찬 쎄븐써미트
▲ 간단하게 준비한 와인 시간. 캠핑은 이런 여유로운 시간이 있어 행복하다. |
최근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우리 앞에 나타난 뉴 로그 플러스는 다이내믹한 외관과 깔끔한 디자인으로 실용성을 갖춘 모델이다. 내부의 사항들은 단순하고 평범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엔진에 시동을 거는 순간, 직렬 4기통 엔진이 뿜어내는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움찔하는 느낌이 없이 차는 부드럽게 앞으로 나아간다.
시원하게 고속도로를 달리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59번 국도를 따라 영월과 정선 방향으로 접어들었다. 진부에서 영월이나 정선으로 가는 59번 국도는 최근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4차선 확장을 위한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산자락에 둘러싸인 지역이다 보니 이내 해가 져 주변이 온통 어둠에 휩싸였다.
막동계곡 입구에 자리한 기생 청심의 넋을 기린 청심대를 지나 42번 국도가 만나는 나전삼거리에서 우회전해 정선 시내 방향으로 들어섰다. 한창 아라리 축제가 진행되는 탓에 차량이 몰린 정선 읍내를 빠져나오는 일도 쉽지 않다.
정선을 대표하는 ‘정선 아라리’는 지역민들의 삶의 애완을 노래한 민요로 매년 가을 단풍철을 맞아 아라리 경연대회, 체험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 낙엽이 뒹구는 야영장 한쪽에 자리한 닛산의 뉴 로그+. 다이내믹한 형체가 눈길을 끈다. |
불꽃놀이가 한창인 시내를 뚫고 까칠재터널을 통과해 화암면으로 내달렸다. 커브길이 많다보니 이리저리 흔들리긴 해도 코너링을 받쳐주는 4WD와 차체제어장비가 있어 편안하게 돌아나간다. 시골길은 읍내를 벗어나면 가로등이 많지 않아 전혀 주변을 관찰할 수 없는 법이다. 한참을 구불구불 휘돌아가는 59번 국도를 달려 화암면으로 들어서서야 겨우 중간 중간 밤을 밝힌 불빛들을 접할 수 있었다. 화암2교를 건너 화암약수로 접어드니 밤이 늦은 탓인지 인적하나 없는 한적한 세상이다. 쌍약수 위에 자리한 야영장 앞에 차를 세우고 사이트를 둘러보다 가로등 옆 널찍한 공터에 텐트를 펼쳤다. 가로등 불빛에 비친 텐트와 차는 실루엣이 겹쳐지며 마치 일심동체가 된 분위기다. 화로에 작은 숯들을 모아 소박한 불빛을 피웠다.
▲ 닛산 뉴 로그+는 널찍한 수납공간을 자랑한다. 캠핑장비는 물론이고 접이식 자전거까지 넣을 수 있었다. |
작은 불로 추운 기온을 회복할 순 없겠지만 불의 은은함이 주는 분위기와 여유로움은 도심을 벗어난 캠퍼들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다. 특히 차량 소음조차 들리지 않은 화암동의 고요함은 깊은 산중에 묻혀 ‘산중거사’가 된 기분이다. 단지 오직 계곡의 작은 물소리와 풀벌레의 울음소리만이 이 적막을 깰 뿐이다.
거실형 텐트의 거실공간은 자유로운 외부 공간에 비해 좁긴 하지만, 바람과 추위를 막아주는 장점 탓에 가을에는 더욱더 그 필요성이 느껴진다. 찬바람에 휘날리며 거친 춤사위를 선보이는 낙엽들의 몸부림을 구경하다 눈을 감았다. 도시의 별바라기에게는 어둠의 깊이만큼 산자락 사이로 반짝이는 별들의 청초함이 더더욱 빛난다.
관광지라 이른 아침부터 가을 단풍을 찾아 나선 상춘객들로 소란스럽다. 통상 약수 물 한잔 마시고 떠나는 것이 보통이지만 오늘은 약수 주변으로 난 산책로를 따라 삼림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대거 등장했다. 텐트 앞에 세워놓은 조립식 자전거를 이용해 주변의 볼거리 중 하나인 화암약수를 찾아 나섰다. 화암8경 중 하나인 화암약수는 접근로인 소금강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데다 단풍이 아름다워 정선 최고의 명소로 꼽히는 곳이다.
▲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한 화암약수야영장. |
1910년경 문명무라는 사람이 청룡과 황룡이 엉키어 싸우며 승천하는 것을 본 후, 꿈속에서 본 자리를 찾았더니 약수가 나왔다고 한다. 화암약수는 탄산, 철분, 칼슘, 불소 등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탄산 성분으로 인한 톡 쏘는 맛이 일품이다. 위장병과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화암약수는 인근 쌍약수, 고개 너머에 자리한 삼내약수와 더불어 약수골을 형성하고 있다. 빈 물병에 캠핑을 온 기념으로 약수 물을 한병 받았다.
빈 병에 담아온 약수 물로 밥을 하고 두부와 호박으로 된장찌개를 만들었다. 구수한 된장 맛이 새삼 입맛을 돋운다. 된장은 삼국시대 이전 우리 식단에 등장한 장이다. 간을 맞추고 맛을 내는 재료인 장은 서양식으로 이야기하면 일종의 향신료라고도 할 수 있겠다. 때문에 일본이나 서양의 아웃도어 요리책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향신료로 고추장과 된장을 소개한 책들도 있다.
억새의 장관을 이룬 민둥산의 은빛 물결
▲ 캠핑장 주변의 볼거리를 찾아 나서기 위해 접이식 자전거를 탔다. |
텐트 안을 가득 채운 구수한 된장 향이 예전 커다란 무쇠 솥에 순풍순풍 호박과 감자를 썰어 넣어 찌개를 끓여주시던 할머님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간 고기에 익숙해진 식습관에 청국장이나 된장을 넣은 찌개는 새삼 정겹고 행복한 맛을 선사했다. 식사를 마치고 11월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는 민둥산을 찾기 위해 짐을 챙겼다. 정상부분에 나무가 없어 번번하기에 그 이름이 붙었다는 민둥산은 11월이면 억새가 만발해 바람결에 일렁이는 억새의 은빛 물결이 장관인 곳이다. 약수터에서 421번 지방도로 빠져나와 화암8경 중 하나인 몰운대를 둘러본 후, 산행의 시작점인 발구덕마을로 향했다. 들머리에 자리한 널찍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산불감시소를 지나 민둥산 산행에 나섰다.
▲ 탄산과 철분 성분이 다량 함유된 화암약수. 피부병과 위장병에 효과가 높다고 한다. |
시설이라곤 억새를 찾아온 사람들을 위한 술집에 화장실, 작은 주차장이 전부지만 오가는 사람들로 제법 분주하다. 산행은 이 발구덕마을에서 좁은 오솔길을 통과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초입부터 경사진 오르막길로 정상까지는 0.9km만 오르면 된다.
마을을 벗어난 산길은 20여분 만에 두 갈래로 갈라져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과 능선 밑 안부로 올라서는 길로 나눠졌다. 정상으로 바로 오르는 길은 경사도 경사지만 계단길이라 억새 사이로 난 오르막길을 택했다. 제법 경사가 심하긴 해도 능선을 감싼 억새의 풍경에 다리품을 파는 게 그리 힘들지 않다.
안부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지다 정상 아래에 나 있는 계단 오르막을 따라가야 한다. 민둥산은 정상부에 커다란 카르스트 지형이 있어 이 안부를 억새가 둘러싸고 있었다. 바람에 일렁이는 은빛의 물결은 마치 여러 명의 무용수들이 손을 잡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다.
일렁이는 억새의 춤은 쉴새없이 머리를 흔들며 커다란 파도처럼 물결을 이룬다. 하얀 솜이불을 덮은 듯한 민둥산의 풍경은 그 거대한 물결에 탄성이 일게 만들었다.
민둥산 정상은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과 좁은 공간 틈에서 이른 점심을 해결하려는 사람들로 마치 장터에 온 것 같다. 정상에서의 억새 장관은 증산초교 오름의 억새평원이 일품으로 민둥산을 소개한 사진의 대부분이 이 부근을 포인트로 잡은 것이다. 하지만 걷는 재미와 억새의 물결을 감상하기 위해선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이어진 능선을 따라 1109m봉에 이른 후 고개에서 다시 안부로 돌아오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굵은 산줄기가 바로 한반도의 등뼈라고 할 수 있는 백두대간으로 그 웅장한 자태에 절로 탄성이 나올 정도다. 정상에서 남동쪽에 우뚝 솟은 산이 태백산이며 동쪽의 산은 가덕산이다.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한 바퀴 돌아 안부로 내려섰다.
발구덕마을로 돌아와 임도를 따라 내려섰다. ▲ 화암약수 인근에 자리한 억새의 명산 민둥산에 올랐다.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의 물결이 가을 등산객을 유혹한다.
발구덕마을의 임도는 이 지역에 고랭지 채소를 심는 농민들을 위해 만든 길로 차량을 이용해 민둥산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지금이야 워낙 찾는 이들이 많아 출입을 통제하고 있지만, 예전에는 이 임도를 이용해 발구덕까지 접근하곤 했다.
민둥산의 억새를 감상하고 산을 내려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모퉁이를 돌 때마다 끝없이 이어진다. 민둥산의 억새밭이 원체 넓고 풍부하다 보니 늦가을을 맞아 만추의 풍경을 느끼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자연스레 이어진 탓이다. 421번 지방도 앞 주차장으로 돌아와 서울로 차를 몰았다. 최근 왕복 2차선으로 개통된 38번 국도는 정선과 태백권 주변 지역들을 더욱더 빠른 시간 내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뉴 로그는 전용도로를 만나자 본성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엑셀을 살짝만 밟았는데도 시원하게 내달린다. 부드럽고 강력한 가속력이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참을 내달려 제천IC 이정표를 따라 고속도로로 접어들었다. 시간은 어느덧 겨울로 달리 시작했나보다 늦가을 나무들이 서서히 그 앙상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닛산> ‘뉴 로그+’
뉴 로그+는 세단의 주행성능과 SUV의 특징을 살린 차량이다. 때문에 캠핑 시 필요한 장비를 수납하기도 쉽고 드라이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다이내믹해진 스타일의 외형과 C플랫폼을 기반으로 견고한 바디와 고강도 스틸을 이용, 차체 중량을 줄였다.
더불어 강력한 가속력을 갖추고 있어 젊은 캠퍼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2.5리터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했으며 최고 출력 168마력를 구현했다. 연비는 2륜 구동 모델이 11.8km/ℓ며, 4륜 구동은 10.7km/ℓ다. 가격은 2륜구동 모델이 부과세 포함 2990만원, 4륜구동이 3640만원이다.
화암약수야영장
▶ 문의:033-562-19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