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게탕
하얀 살이 꽉 들어찬 꽃게
트레킹 코스 중에는 간혹 원점 회귀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누군가가 끝나는 지점으로 픽업하러 와줘야 한다. 교통 편이 없거나 일행이 모두 트레킹 길에 나선다면 상황이 난감해진다. 태안 솔향기길에서는 이런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출발하기 전 식당에 미리 픽업을 요청하면 솔향기길 어디든 달려온다.
헌데 예상과는 다르게 냄비에는 실해보이는 꽃게가 가득 차 있었다. 세어보니 대(大)자 기준으로 꽃게가 7마리가 들어있었다. 반으로 나눠져 있으니 총 14조각이다. 4명이서 배불리 먹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감자, 호박 등을 넣어 비린내를 잡고 조미료를 넣지 않아 국물 맛은 담백했다. 입에서 살살 녹는 꽃게 살과 꼭꼭 씹히는 주황색 알에 고소한 내장을 맛보니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다. 도심에서 먹는 꽃게는 값이 비싸고 살이 많지 않아 배불리 먹기 쉽지 않은데 모처럼만에 호사를 누렸다.
만대수산 주소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 39-21 연락처 041-675-0108 11인승, 29인승 차량으로 태안 솔향기길 어디든 픽업 가능. 꽃게탕 대 5만원 / 중 4만원 회덮밥 1만원 / 해물칼국수 1만원 / 물회 1만3000원 |
바지락 칼국수
구수한 우리밀과 쫄깃한 바지락이 만났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서해안의 축복인 갯벌 덕분에 주민들은 예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이기만 하면 문 밖에서 늘 찬거리를 구할 수 있었으리라. 갯것 중에 내륙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겨먹는 것이 바지락조개다. 가격이 비싸지 않고 맛이 좋아 된장찌개 등 깊은 국물을 내는데 넣어먹으면 그만이다. 언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바지락과 반죽한 후 넓게 펴서 칼로 써는 칼국수의 만남은 운명이다.
무엇보다 평소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아 칼국수를 먹고 싶어도 먹지 못했던 분이라면 우리 밀은 도전해 볼만하다. 국물에도 밀 맛이 깊게 퍼져 있어 우리밀의 향기를 온몸 가득 느낄 수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호기심으로, 중장년층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찾는다고 하니 우리 밀 맛을 그리워하는 부모님과 함께 태안에 가거든 한번쯤 들러보시라.
설악원
주소 태안군 남면 신온리 168-63번지
연락처 041-672-3316
물냉면 7000원 / 비빔냉면 8000원 / 바지락칼국수 8000원 / 만둣국 8000원 / 닭도리탕 3만5000원 / 누룽지백숙 4만원
광어·우럭회
싱싱한 서해의 맛! 자연산 활어회!
서해안까지 와서 싱싱한 활어회 한 접시 못 먹고 간다면 섭섭할 것이다. 태안군 남면 신온리에 위치한 포구인 마검포. 이곳은 맑고 깨끗한 바닷물로 해산물이 풍부해 낚시꾼들의 명소가 된 곳이다. 특히 서해안의 명물인 실치회와 꽃게탕, 간재미무침 등이 유명하다. 저녁이 되면 인적이 드문 마검포항구에 앉아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하며 회를 먹을 수 있다.
3월에서 5월 중순까지는 이곳에서 마검포의 별미인 실치회를 먹을 수 있다. 실치는 베도라치의 치어로, 충남 당진, 보령, 태안 앞바다에서 봄철에 한 달 정도만 먹을 수 있는 귀한 회다. 탱글탱글하고 씹었을 때 감칠맛이 도는 생선으로, 봄이 되면 많은 관광객이 실치회를 먹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마검포원조 바다횟집
주소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마검포길 419
연락처 041-674-6563
실치회 3만5000원(2인기준) / 우럭매운탕 3만5000원(2인기준) / 게국지 4만원(2인기준) / 우럭 1kg 6만원 / 광어 1kg 6만5000원
우럭젓국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신선한 반찬의 향연
저녁을 먹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을 때, 작은 간판과 그리 튀지 않는 식당의 외관 때문에 이곳이 태안에서 손꼽히는 맛집인 줄 몰랐다. 그러나 식사가 준비되고 찬찬이 오랜 시간을 들여 맛을 음미하는 동안, ‘태안에 온다면 꼭 한 번 다시 이곳을 찾아야지.’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그리고 함께 식사를 하며 그런 생각이 든 것은 비단 기자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찬들과 메인 요리로 나온 맑은 국물의 우럭젓국. 우럭젓국은 태안의 별미인 음식으로, 포를 떠서 간을 한 우럭을 햇볕에 잘 말려두었다가 쌀뜨물에 무, 액젓, 대파 등과 함께 넣어서 푹 끓인 찌개다. 우럭 또한 주인이 직접 뜯고, 하나하나 정성들여 다듬은 뒤, 손님의 식탁 위에 올린다. 이곳 요리는 좋은 음식을 만들어내고 싶은 주인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담백하고 개운한 우럭젓국의 국물에 정성 가득한 반찬들을 함께 먹어보자. 도심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었던 진짜 한정식집이 바로 여기 태안에 있었다.
태안 솔밭가든 주소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967-3 연락처 041-673-2034 우럭젓국 4만5000원(2인기준) / 양념게장 6만5000원(2인기준) / 꽃게탕 5만5000원(2인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