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로록 호로록~ 맛있는 태안
호로록 호로록~ 맛있는 태안
  • 임효진 문나래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승인 2014.12.16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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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with Marmot | ⑥EATING

꽃게탕
하얀 살이 꽉 들어찬 꽃게

트레킹 코스 중에는 간혹 원점 회귀가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누군가가 끝나는 지점으로 픽업하러 와줘야 한다. 교통 편이 없거나 일행이 모두 트레킹 길에 나선다면 상황이 난감해진다. 태안 솔향기길에서는 이런 고민을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출발하기 전 식당에 미리 픽업을 요청하면 솔향기길 어디든 달려온다.

기자도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서 전화를 해 차량으로 만대항에 편안하게 도착했다. 점심 메뉴로는 서해안의 대표 어종인 꽃게를 먹기로 했다. 꽃게라는 녀석이 맛은 좋은데 파먹기도 불편하고 어떤 때는 살점도 하나 없어 껍질만 핥게 되는 속상한 상황을 안겨주곤 한다. 워낙 비일비재한 일이라 이번에도 큰 기대는 안했다.
헌데 예상과는 다르게 냄비에는 실해보이는 꽃게가 가득 차 있었다. 세어보니 대(大)자 기준으로 꽃게가 7마리가 들어있었다. 반으로 나눠져 있으니 총 14조각이다. 4명이서 배불리 먹기에 충분했다.

여기에 감자, 호박 등을 넣어 비린내를 잡고 조미료를 넣지 않아 국물 맛은 담백했다. 입에서 살살 녹는 꽃게 살과 꼭꼭 씹히는 주황색 알에 고소한 내장을 맛보니 피로가 싹 가시는 느낌이다. 도심에서 먹는 꽃게는 값이 비싸고 살이 많지 않아 배불리 먹기 쉽지 않은데 모처럼만에 호사를 누렸다.

만대수산
주소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 39-21
연락처 041-675-0108
11인승, 29인승 차량으로 태안 솔향기길 어디든 픽업 가능.
꽃게탕 대 5만원 / 중 4만원
회덮밥 1만원 / 해물칼국수 1만원 / 물회 1만3000원

바지락 칼국수
구수한 우리밀과 쫄깃한 바지락이 만났다

생태계의 보고이자 서해안의 축복인 갯벌 덕분에 주민들은 예부터 부지런하게 움직이기만 하면 문 밖에서 늘 찬거리를 구할 수 있었으리라. 갯것 중에 내륙 사람들도 부담 없이 즐겨먹는 것이 바지락조개다. 가격이 비싸지 않고 맛이 좋아 된장찌개 등 깊은 국물을 내는데 넣어먹으면 그만이다. 언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바지락과 반죽한 후 넓게 펴서 칼로 써는 칼국수의 만남은 운명이다.

도심에서도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게 바지락칼국수지만, 서해에서 갓 캔 싱싱한 바지락에 구수한 밀맛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우리밀 반죽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입 밀 맛에 길들여졌다면 우리 밀 맛이 생소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기자도 밀가루 덜 익은 것 같은 우리밀 면 맛이 처음에는 낯설었다. 하지만 꼭꼭 씹으면서 코로도 들이켜 보고 맛을 음미해보니 쌀 못지않게 밀도 참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평소 밀가루 음식을 먹으면 소화가 잘되지 않아 칼국수를 먹고 싶어도 먹지 못했던 분이라면 우리 밀은 도전해 볼만하다. 국물에도 밀 맛이 깊게 퍼져 있어 우리밀의 향기를 온몸 가득 느낄 수 있었다. 젊은 사람들은 호기심으로, 중장년층은 옛 추억을 떠올리며 찾는다고 하니 우리 밀 맛을 그리워하는 부모님과 함께 태안에 가거든 한번쯤 들러보시라.

설악원
주소
태안군 남면 신온리 168-63번지
연락처 041-672-3316
물냉면 7000원 / 비빔냉면 8000원 / 바지락칼국수 8000원 / 만둣국 8000원 / 닭도리탕 3만5000원 / 누룽지백숙 4만원

광어·우럭회
싱싱한 서해의 맛! 자연산 활어회!

서해안까지 와서 싱싱한 활어회 한 접시 못 먹고 간다면 섭섭할 것이다. 태안군 남면 신온리에 위치한 포구인 마검포. 이곳은 맑고 깨끗한 바닷물로 해산물이 풍부해 낚시꾼들의 명소가 된 곳이다. 특히 서해안의 명물인 실치회와 꽃게탕, 간재미무침 등이 유명하다. 저녁이 되면 인적이 드문 마검포항구에 앉아 아름다운 낙조를 감상하며 회를 먹을 수 있다.

마검포항 바로 앞에 위치한 ‘마검포원조 바다횟집’은 당일 잡은 사계절 활어회와 얼큰한 매운탕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광어와 우럭을 주문하니, 함께 준비된 멍게, 새우, 소라, 전복 등 밑반찬도 방금 바다에서 건져 올린 듯 싱싱하다. 쫀득쫀득하게 식감이 살아있는 회와 입 안 가득 바다향이 퍼지는 다양한 해산물을 함께 먹으니 이제야 비로소 서해안에 온 듯하다. 회를 다 먹고 난 후 개운한 매운탕 국물 한 입 떠서 먹으니 온종일 추위에 떨었던 몸이 서서히 풀리며 한결 가벼워졌다.

3월에서 5월 중순까지는 이곳에서 마검포의 별미인 실치회를 먹을 수 있다. 실치는 베도라치의 치어로, 충남 당진, 보령, 태안 앞바다에서 봄철에 한 달 정도만 먹을 수 있는 귀한 회다. 탱글탱글하고 씹었을 때 감칠맛이 도는 생선으로, 봄이 되면 많은 관광객이 실치회를 먹기 위해 이곳을 방문한다.

마검포원조 바다횟집
주소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마검포길 419
연락처 041-674-6563
실치회 3만5000원(2인기준) / 우럭매운탕 3만5000원(2인기준) / 게국지 4만원(2인기준) / 우럭 1kg 6만원 / 광어 1kg 6만5000원

우럭젓국
둘이 먹다 하나 죽어도 모를, 신선한 반찬의 향연

저녁을 먹기 위해 이곳에 도착했을 때, 작은 간판과 그리 튀지 않는 식당의 외관 때문에 이곳이 태안에서 손꼽히는 맛집인 줄 몰랐다. 그러나 식사가 준비되고 찬찬이 오랜 시간을 들여 맛을 음미하는 동안, ‘태안에 온다면 꼭 한 번 다시 이곳을 찾아야지.’하는 생각이 가시질 않았다. 그리고 함께 식사를 하며 그런 생각이 든 것은 비단 기자 혼자만은 아닐 것이다.

산채정식집인 줄 착각이 들 만큼 훌륭하게 차려진 나물과 젓갈류 등 밑반찬. 어마어마한 종류와 양으로 준비된 이 식탁이 더욱 특별한 건, 재료가 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직접 주인의 눈에서, 손에서 선별되고 탄생되기 때문이다.

정갈하게 다듬어진 찬들과 메인 요리로 나온 맑은 국물의 우럭젓국. 우럭젓국은 태안의 별미인 음식으로, 포를 떠서 간을 한 우럭을 햇볕에 잘 말려두었다가 쌀뜨물에 무, 액젓, 대파 등과 함께 넣어서 푹 끓인 찌개다. 우럭 또한 주인이 직접 뜯고, 하나하나 정성들여 다듬은 뒤, 손님의 식탁 위에 올린다. 이곳 요리는 좋은 음식을 만들어내고 싶은 주인의 마음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담백하고 개운한 우럭젓국의 국물에 정성 가득한 반찬들을 함께 먹어보자. 도심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었던 진짜 한정식집이 바로 여기 태안에 있었다.

태안 솔밭가든
주소
충남 태안군 안면읍 승언리 967-3
연락처 041-673-2034
우럭젓국 4만5000원(2인기준) / 양념게장 6만5000원(2인기준) / 꽃게탕 5만5000원(2인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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