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 |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① 트레킹
Backpacking |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면 ① 트레킹
  • 글 김재형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4.03.19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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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도우선착장~비조봉~밧지름 해변 5.7km…나를 부르는 섬

섬은 여느 공간과는 다르다. 바다를 가로지르며 육지를 벗어나는 경험은 잊고 있었던 모험에 대한 향수를 자극한다. 사방이 망망대해로 둘러싸인 섬에서는 선착장의 배가 떠나고 나면 다음날까지 나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루 종일 발걸음을 부지런히 옮겨 봐도 만나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다. 인적 없는 해변의 솔숲 사이로 어둠이 내려앉으면, 바다 너머로 조업을 나간 어선과 반짝이는 등대의 불빛만이 밤바다를 수놓는다. 밀려오는 파도가 모래에 부딪치는 소리는 밤을 지새우는 이에게 깊은 고독을 선사한다. 그리고 곧 끝없는 고요와 평온이 함께 찾아온다.

▲ 해발 292m의 비조봉은 울창한 숲길과 탁 트인 능선, 아찔한 암릉이 번갈아 나와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인천항에서 배로 1시간
국토해양부가 2010년 1월 공식 집계한 대한민국 섬의 개수는 3358개다. 그 중 무인도가 차지하는 비율이 85%가 넘는다. 하지만 여전히 500개가 넘는 섬은 사람이 살고 있는 유인도다. 면적 20㎢, 둘레 37km의 덕적도는 여의도의 4배가 넘는 크기에 현재까지도 1천명 정도의 인원이 거주하고 있는 큰 섬이다.

배를 타고 육지를 벗어난다는 점 때문에 먼 길을 떠나는 것 같이 느껴져도, 사실 덕적도로 가는 길은 그리 고생스럽지 않은 편이다. 계절과 성수기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보통 하루에 두 번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덕적도로 가는 배편을 운영하고 있다. 쾌속선으로 한 시간정도만 바다를 항해하면 덕적도의 도우 선착장에 도착한다.

▲ 정상에선 서포리해수욕장을 비롯해 덕적도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 덕적도 농협지소를 지나면 본격적인 산길이 시작된다.

덕적도를 찾는 여행자들이 주로 들르는 진리해수욕장과 능동자갈마당, 밧지름 해수욕장은 선착장에서 버스를 타고 갈 수 있지만 거리가 멀지 않아 하루 트레킹 코스로 잡아도 큰 무리가 없다. 해발 292m의 비조봉도 백패커들이 찾는 가벼운 등산코스다. 선택하는 코스에 따라 1시간에서 2시간 가량이 소요되며, 정상에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서해바다와 주변 섬의 뛰어난 풍광들을 조망할 수 있어 인기가 좋다.

정상에서 조망하는 덕적군도
우리는 선착장에서 덕적면사무소를 지나 비조봉에 오른 뒤, 밧지름 해수욕장으로 하산하는 것으로 트레킹 코스를 잡았다. 이번 취재에는 백패킹을 체험해 좀 더 다양한 ‘썰(?)’을 만들고 싶다는 본사의 마케팅 담당자 최지열 씨가 함께 했다.

▲ 정상 팔각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서해바다.
▲ 이번 백패킹에는 본사의 마케팅 담당자 최지열씨가 함께했다.

도우선착장에서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를 따라 고개를 하나 넘으면 덕적 면사무소가 나온다. 면사무소 옆에는 덕적도의 유일한 학교인 덕적 초·중·고교가 있다. 구불구불 펼쳐진 섬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좀 더 깊이 들어가면 농협 덕적지소가 나오고 그제야 본격적으로 비조봉으로 향하는 산길이 시작된다.

비조봉은 해발 292m라 높지도 않지만, 마냥 산책하듯이 걸을 수 있는 산도 아니다. 울창한 숲길과 탁 트인 능선, 아찔한 암릉이 번갈아 나와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덕적도 제 2고봉인 비조봉과 최고봉인 국수봉(314m)까지의 12km의 종주코스는 등산객들에게 섬 산행의 명소로도 소문난 곳이다. 비조봉만 오르내릴 경우 중간에 한두 번 쉬어가며 흘린 땀을 식히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정상 팔각전망대에서 시야를 가득 채우는 서해 바다와 소야도, 굴업도 등을 비롯한 덕적군도 부속 섬들을 조망할 수 있는 것도 비조봉에서 맛볼 수 있는 큰 즐거움이다.

▲ 인천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여 만에 비조봉에 도착했다.

▲ 널찍한 바위에서 잠시 휴식도 하면서.
비조봉 정상에서 밧지름해수욕장으로 향하는 하산 길은 한결 가볍다. 잘 정비된 산길을 따라 걸으면 한 시간 이내면 충분하다. 해변을 따라 펼쳐진 고운 백사장이 일품인 밧지름 해수욕장은 수백 년 묵은 소나무가 방풍림을 이루고 있어 캠핑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 어느덧 밧지름 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구름다리가 나온다.

오늘 트레킹에 걸린 시간은 세 시간. 6km 남짓의 거리였지만, 산행이 포함돼 있는 걸 감안해도 특별히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지는 않았다. 해가 지기까지는 아직도 2시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천천히 텐트를 치고는 이른 저녁을 먹으며 밤바다를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서포리해수욕장
1977년 서해안의 국민 관광지로 지정된 서포리해수욕장은 길이 약 1.5km에 걸친 백사장이 반달모양으로 펼쳐져 있고, 100년이 넘는 노송으로 사면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옹진군 최고의 해수욕장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매년 10만 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찾는다. 화장실과 샤워실이 갖춰져 있고, 숙박시설과 놀거리도 충분하다. 주변의 갯바위에서는 우럭과, 놀래미가 잘 잡혀 낚시와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도 있다.

능동자갈마당
진리선착장에서 북으로 약 8km쯤 위치한 능동자갈마당은 서해안 최고의 절경을 자랑하는 덕적도의 숨은 해변이다. 해변은 긴 세월동안 파도에 의해 조각된 둥글고 검은 자갈로 이루어져 있다. 주변의 기암괴석과 붉게 물들이는 서해 낙조, 그리고 인접한 갈대밭이 연출하는 낭만적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덕적도에서 비조봉과 더불어 일몰이 아름다운 곳이다.

교통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과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덕적도행 정기여객선이 운항한다. 인천항에서는 08:00, 09:30, 14:30분으로 하루 세 편이 출항하지만 기상과 날짜에 따라 조금씩 변동이 있으므로 반드시 홈페이지를 확인해야 한다. 08:00 출항하는 대부해운 여객선은 편도요금 1만3200원이고, 덕적도까지 2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09:30, 14:30에 출항하는 고려고속 스마트호는 편도요금 2만3750원에 1시간 10분정도 소요된다. 도우선착장에서 여객선 도착 시각에 맞춰 서포리행과 북리행 덕적공영버스가 1일 9회 운행한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 홈페이지 dom.icferry.or.kr (여객선 운항 안내-실시간 운항 정보-덕적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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