쟈니 블랙의 액티비티 아웃도어 | 겨울 나주호 카야킹
쟈니 블랙의 액티비티 아웃도어 | 겨울 나주호 카야킹
  • 글 사진 쟈니 블랙 기자
  • 승인 2014.02.28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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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오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

안녕하세요. 이번 달부터 아웃도어에 합류하게 된 쟈니블랙입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기존에 생각하시던 등산이나 캠핑을 넘어서는, 문밖을 나서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레포츠와 액션스포츠, 그리고 수상 스포츠를 주제로 저의 이야기를 진행해볼까 합니다.

▲ 수면 위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풍경과는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이번 달은 그 첫 번째로 한겨울에 즐기는 카약 이야기입니다. 흔히들 카약과 같은 수상 스포츠는 따뜻한 여름에만 즐기는 스포츠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적절한 장비만 갖춘다면 4계절 내내 얼마든지 새롭고 놀라운 경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출발해볼까요?

물 위에 떠서 바라보는 황홀한 경치
카약 캠핑을 즐기기 위해 일행이 모인 곳은 전남의 나주호입니다. 나주호는 그 크기가 매우 크고 중간 중간에 텐트를 설치할 수 있는 평지가 인접한 곳이 많으며 카약을 즐기다가 언제든 캠핑이 가능한 장소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큰 부담이 없습니다. 카약이 주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지만 제가 손꼽는 카야킹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의 손이 아직 닿지 못한 미지의 세계로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2014년도의 대한민국에서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오지를 찾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거니와 설령 그런 곳이 있다 하더라도 금세 그곳을 알고 나타납니다. 그러니 나만의 한적한 비박지는 자손에게 물려줄 무슨 맛집 비법처럼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시는 분들이 많지요.

▲ 물이 꽝꽝 얼지만 않는다면 겨울에도 얼마든지 즐겁게 카약을 즐길 수 있다.

▲ 카야킹을 하다 배가 고프면 맘에 드는 곳을 골라 음식을 준비하면 된다.

그러나 카약을 타면 그런 나만의 오지를 얼마든지 찾을 수 있고, 비밀스러운 장소를 발견하는 새로운 재미를 마음껏 누릴 수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물에서 바라보는 경치라고 말하고 싶군요. 보통은 여행지에서는 풍경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것에 반해 카야킹을 하면 그것과는 정반대의 경치를 감상하게 됩니다. 같은 장소라고 해도 물 위에 떠서 바라보는 육지의 풍경은 그야말로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새롭고 황홀한 경치이기 때문입니다.

▲ 일행들과 함께 단체 사진.
우리는 해가 지기 전에 잠자리 만들기부터 착수했습니다. 각자의 텐트를 열심히 설치하고 모두가 찬바람을 피할 수 있는 쉼터를 지었지요. 오늘 사용된 쉘터는 <니모>의 펜타라이트4P입니다. 하나의 센터폴을 이용해서 순식간에 완성할 수 있는 티피 형태의 쉘터로 가볍고 편리하며 설치와 회수 또한 매우 쉬워 조촐한 인원이 야영을 할 때 취사와 휴식을 위한 공간으로 안성맞춤인 녀석입니다.

하나둘 일행들이 합류하는 동안 미리 잠자리를 마련한 동료들은 여기저기에서 땔감을 주워왔습니다. 카야킹 야영지 주변에는 물이 불어나면서 떠내려오거나 죽어버린 나무들이 즐비해 땔감은 거의 무한정 공급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이유로 간혹 무인도로 카야킹을 다니는 카약커들 사이에서는 따로 연료가 필요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시답니다. 그렇지만 늘 최악을 대비하는 준비성은 어떤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든 간에 기본으로 갖추어야 할 마음가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휘발유 버너와 취사장비들은 물론 챙겼지요!

눈 내리는 호수의 작은 섬에서 캠핑
자 땔감도 충분히 마련했고 코펠에서는 밥이 익어가는 냄새도 모락모락 올라옵니다. 이제부터 내일 아침까지는 그저 뜯고 맛보고 즐기고 웃는 일만 남았네요. 오늘의 일행 중 총주방장을 담당한 호진이는 오늘도 여러 식구 먹여 살리느라 양손이 분주하게 돌아갑니다. 광주의 대표 먹거리인 오리탕을 멋지게 투척하고 일 때문에 바쁘다며 사라진 창수는 육두문자 섞인 걸쭉한 농담으로 제 배꼽을 실종되게 만들었구요.

▲ 나주호의 밤이 깊어가고 텐트에 불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작은 쉼터 안에서 먹고 떠드는 중에 하늘에서 눈이 쏟아집니다. 폭설이 내릴 거라는 예보를 뻔히 듣고 출발했지만 이거 생각보다 내리는 눈의 양이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눈이 내린다고 걱정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고 모두들 더 즐거워서 난리가 났네요. 하긴 이 맛에 겨울에 밖으로 나오는 거 아니겠습니까. 다음 날 아침 이건 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습니다. 카약은 눈에 파묻혀 실종 된 지 오래고 심지어는 텐트까지 몽땅 눈에 파묻혀 버렸습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만 맛볼 수 있다는 스노우캠핑! 아무래도 우리 중에 누군가가 지나치게 덕을 많이 쌓았나 봅니다. 눈 속에 파묻혀버린 카약을 호숫가로 옮기고 이런저런 장비들을 카약에 옮겨 싣습니다. 자 드디어 출발입니다. 이건 뭐 남극을 항해하는 쇄빙선도 아니고 얼어버린 나주호를 ‘쩌적’ 소리를 내며 카약이 서서히 앞으로 나아갑니다. 이번 카야킹은 딱히 정해진 목적지가 없는 만큼 시간에 구해 받지 않고 여유롭게 나주호의 이곳저곳을 둘러보았습니다. 들리는 소리는 패들이 물에 담가질 때 들려오는 작은 물소리뿐 그야말로 유리알 같은 호수 위를 카약을 탄 두 한량이 유유자적 떠다녔습니다.

▲ 일기예보대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아무도 다음날 걱정은 하지 않았다.

▲ 일행들과 담소를 나누며 찰칵!

흔히들 캠핑을 하면 자연을 가까이할 수 있어 좋다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과연 몇 주 전부터 예약해야 하고 정해진 틀을 벗어날 수도 없으며, 하는 거라고는 그저 먹고 치우고 다시 다음 끼니 준비하는 캠핑을 한 뒤 마음껏 자연을 즐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적어도 제가 생각하고 지향하는 아웃팅은 자연을 즐기는 겁니다. 우리가 사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도시 속에서는 맛볼 수 없는 즐거움을 찾아내고 자연만이 느끼게 해줄 수 있는 다양한 놀 거리를 즐기는 거죠.

▲ 카약에 쌓인 눈을 대충 털어내고 출발!

만약 오토캠핑 라이프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다면 앞으로는 색다른 즐길 거리가 있는 테마 캠핑에 도전해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카약캠핑처럼 말이죠. 물론 주제는 꼭 카약이 아니라도 여러 가지가 될 수 있겠죠. 지금은 겨울이니까 스노우보드나 스키 같은 것이 될 수도 있겠고 자전거를 이용한 캠핑이 될 수도 있을 것이구요. 앞으로 이런 다양한 놀 거리 볼 거리 많이 준비해 볼테니 독자 여러분도 캠핑 장비 지키는 바둑이 놀이 그만하고 저와 같이 즐거운 아웃도어 라이프를 시작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쟈니 블랙 | 20여 년 동안 산·들·바다·강 어디가 됐건 아웃도어라면 사죽을 못 쓰고 싸돌아다녔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아웃도어를 섭렵하는 그 날까지’를 모토로 블로그(blog.naver.com/helix136)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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