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 2일이란 시간 속에 삶을 축소해 놓은 듯한 캠핑
1박 2일이란 시간 속에 삶을 축소해 놓은 듯한 캠핑
  • 아웃도어뉴스
  • 승인 2011.01.0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리 준비하고 서둘러야 캠핑을 즐기듯 인생도 즐길 수 있다.

다시 또 봄이 왔다. 기온은 영상 15도를 넘어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옷깃을 여미게 하던 바람은 자신이 언제 그랬냐는 듯 온순해졌다. 봄 대지가 새로운 생명의 꽃을 피워 내듯이 캠프장 역시 봄이면 이곳저곳 시설도 보수하고 대청소도 하는 등 손님맞이에 여념이 없다.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지난 것은 툴툴 털어 버리는 데는 자연이나 사람이나 별 차이가 없다.  캠프장에 있다 보면 시간이란 늘 정직하다는 것을 느낄 때라 이맘때다. 밤이면 급변해 사납게 창문을 두드리던 바람도 그렇지만, 하루가 다르게 푸르게 돋아나는 새싹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어찌 이렇게 정확할 수 있을까 싶다. 하나의 비틀림이나 어긋남이 없이 찾아오는 생명의 기운은 누가 고치려 해도 고칠 수 없는 순리며, 흐름이다.

생명의 순환은 아무런 미련 없이 떠날 줄 아는 시간의 미학 때문이다. 계절이란 것이 그렇듯 물러날 때는 자신의 자리를 찾아 돌아갈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캠핑은 삶을 축소해놓은 듯한 아웃도어다.

캠퍼가 캠프장의 사이트를 빌려 하루나 이틀 이용하고 집으로 돌아가듯이, 우린 지구상의 여러 사이트 중 한국이란 땅을 선택했으며 그 속에서 마음껏 자신의 달란트를 펼치다 짧은 인생을 마치고 흙으로 돌아간다. 캠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듯 다시 태어난 곳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또한 집으로 돌아가기 전 다른 이용자를 위해 사이트와 주변을 청소하고 정리하듯이 삶의 끝자락에 이르러서는 자신이 살아온 삶과 주변을 정리하고 떠난다. 또한 떠날 때 남은 것을 이웃에게 제공하듯이 우린 우리가 모은 지식과 풍요를 후손들에게 물려주곤 한다.

캠퍼들은 캠핑을 통해 삶의 축소판을 경험하고 있는 셈이다. 오후에 캠프장에 도착해 집을 짓고 테이블과 의자 등을 세팅하고 나면 훌쩍 밤이 되어버리듯, 우리의 삶 역시 경제적인 생활에 찌들어 살다 이제 좀 여유가 생겼다고 느낄 때면 어느새 중년이 되어 있다. 여유로운 캠핑을 즐기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아침부터 서두르듯이 삶 역시 후반기에 여유와 즐거움을 찾으려면 미리 준비하고 계획해야만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