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My Camping Story | 사진 찍으며 즐기는 정수호씨
Oh My Camping Story | 사진 찍으며 즐기는 정수호씨
  • 글 강다경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10.01 1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를 위한 캠핑을 해요”

▲ 정수호씨는 옥상에서 캠핑장 같은 느낌을 내고 지내기도 한다.

▲ 캠핑을 통해 만난 가족들의 초대를 받아 멀리 달려간 울진 구수곡 자연휴양림에서.
2008년 처음으로 친구를 따라 씨알농장으로 캠핑을 갔다. 그곳에서 두 사람이 릴렉스체어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을 보았다. 사이드테이블에 아이스커피를 두고 있는 그들의 장비라고는 테이블과 체어, 텐트가 전부였다. 그때 생각했다. 저 사람들 정말 캠핑을 하러 왔구나. 저런 캠핑을 하고 싶다. 그래서 캠핑을 시작했다.

사진을 취미 삼아 지내던 그녀의 주말에 변화가 왔다. 출사를 나가는 대신 캠핑을 다니며 캠핑하는 사람들을 찍게 됐다. 사람이 좋아 인물 사진을 주로 찍던 그녀에게 캠핑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해맑고 꾸밈없이 자유로운 모습은 또 하나의 기쁨이기도 하다. 캠핑 화보를 찍어서 건네주며 이어지는 인연 또한 축복이었다.

작년에는 이웃 언니인 이금영씨와 함께 캠핑을 다니기 시작해 둘은 당연히 함께 하는 멤버가 되었다. 고등학생, 대학생 아들 셋을 둔 이금영씨의 주말에도 변화가 왔다. 처음 캠핑을 가서는 아이들 걱정을 하던 이금영씨는 어느새 캠핑을 가지 않는 주말이 더 낯설다고 한다.

두 사람만 캠핑을 가게 되면 이금영씨는 뜨개질을 하고 정수호씨는 책을 읽는다. 너무 많은 장비와 풍성한 음식으로 가득 찬 호화로운 캠핑이 아니다.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는 시간이 때로 인생을 풍요롭게 하기에, 생각 없는 시간이 충전의 에너지원이기에 이를 위한 캠핑이다. 그녀의 말을 따르자면 ‘마음을 훈련시키는 캠핑’이다. 그녀가 동경하던 ‘정말 캠핑을 하러 온 사람들의 모습’이 어느새 그녀의 모습이 되어있다. 집에서 키우는 애플푸들 곰순이도 캠핑 멤버다.

▲ 차를 가지고 떠난 일본 캠핑장에서 이금영씨와 정수호씨.

▲ 그녀는 말한다. “여자 둘만의 캠핑은 밥 먹고, 뜨개질 하고, 책 보고, 산책하며 땅과 제일 가까이에서 숙면을 취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것이 즐거워 캠핑을 다닙니다.”

때로 동호회에서 알게 된, 마음이 맞는 이들과 캠핑을 가기도 한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소셜네트워크를 보고 지인들이 찾아오기도 한다. 캠핑은 자연과 사람을 잇지만 사람과 사람도 잇는다. “여든이 넘은 아버지가 그러셨거든요. 사람은 영원히 추억 속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요.”

▲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사진. 캠핑장에서 캠핑 화보를 찍어주는 것은 그녀의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 가평 삼정골 잔디 캠핑장에서 곰순이와 아침 산책 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