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싱|망망대해 밤바다서 쉼없이 낚아 올리는 재미
피싱|망망대해 밤바다서 쉼없이 낚아 올리는 재미
  • 글 사진 김지민 입질의 추억 운영자
  • 승인 2013.09.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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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바위 야영낚시…꼼꼼히 준비해야 조과 좋아

▲ 야간에 전갱이로 쿨러를 채워가는 재미가 기가 막힌 야영낚시.

일반인에게 갯바위 야영낚시는 조금 생소한 아웃도어 활동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낚시에 정통한 꾼들이라면 한 번쯤 하고 넘어가야 ‘여름을 잘 보냈다’고 할 만큼 여름 낚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을 가졌다. 찡한 손맛과 눈맛은 물론이거니와 일반인들은 감히 맛보기 힘든 고급 어종으로 미식의 향연을 느낄 수 있고 쿨러 조과까지 두둑이 챙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사전에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고립된 갯바위에서 장시간 낚시하다 보면 체력소모가 많아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야영 낚시는 가는 손도 무겁고 오는 손도 무거워야 성공적이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이번 호에서는 본격적인 낚시 시즌을 맞아 갯바위 야영낚시 팁을 전하고자 한다.

▲ 상하로 흔들리는 험한 뱃길 속에서도 야영낚시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져만 간다.

▲ 짙은 해무 속에 위용을 드러내는 매물도.

긴꼬리벵에돔을 찾아 떠나다
필자가 다녀온 곳은 거제도에서 낚시 유어선으로 30분 거리에 있는 '매물도'이다. 매물도 중에서도 소매물도 등대섬의 마당바위라는 포인트에 내렸다. 시각은 오후 2시. 이때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는 꼼짝없이 갯바위에 묶여야 했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기상이 좋지 못하면 선장이 내려주지도 않을 뿐더러 수시로 손님을 나르며 다니기에 유사시 비상연락망을 통해 긴급 철수가 가능하다.

이곳에서 노리고자 하는 어종은 긴꼬리벵에돔과 전갱이다. 긴꼬리벵에돔은 횟감의 황제 돌돔과 견줄만한 맛을 가지고 있지만, 시중에서는 보기가 매우 드물다. 대부분 낚시꾼에 의해 잡히고 있으며, 그 빼어난 회 맛도 꾼들에 의해 간간이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 시중에서 사 먹으려면 얼마가 들지 모를 일이다. 전갱이는 30cm 이상 슈퍼 전갱이로 제철인 여름에는 웬만한 돔 어종이 부럽지 않을 만큼 맛이 좋다. 전갱이를 가득 낚으면 정작 좋아하는 이는 낚시꾼이 아닌 안주인이다.

▲ 포인트에 도착하면 밑밥통을 제외한 모든 짐을 가장 높은 곳에 올려놓는다. 이는 야영 낚시의 철칙이다. 사진은 포인트를 둘러보는 필자의 아내.

▲ 상사리급 참돔을 낚은 아내. 이 정도 씨알은 구워먹기 알맞다.

전갱이는 군집성 어종이라 한번 낚일 때 마릿수 조과가 탁월하다. 물때만 잘 만나면 50리터 짜리 쿨러를 채우는 건 일도 아니다. 이곳에서는 흔히 낚이는 어종이지만, 마트에서는 값비싼 어종으로 취급하는 게 전갱이다. 전갱이를 한가득 낚아 박스 포장한 뒤 처가와 친정에 보내주면 낚시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어르신들도 이때만큼은 생각을 달리할 것이라 장담한다.

▲ 제법 당찬 입질을 받고 파이팅하는 아내.

▲ 긴꼬리 벵에돔을 낚은 필자.

야영 낚시의 하이라이트는 자연산 별미
이날 주인공은 단연 긴꼬리벵에돔이다. 일반 벵에돔보다 동급 대비 힘이 좋고, 회 맛도 월등히 앞서므로 한점을 남기고 젓가락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야영 낚시는 체력 소모가 많은 만큼 잘 먹고 잘 쉬어야 한다. 무작정 낚시한다고 잘 낚이는 건 아니다. 주로 밀물이 들어올 때 낚시를 하고 물이 빠지기 시작하면 휴식을 취한다. 또한 오후 5시~10시, 오전 4~9시까지는 집중적으로 낚시하고 나머지 시각에는 쉬는 게 현명하다.

야영 낚시의 하이라이트는 뭐니뭐니해도 자연산 회에 있다. 특히 시중에서 맛보기 어려운 전갱이 회와 긴꼬리벵에돔은 다른 어종보다 맛이 뛰어나고 희귀성까지 더해 낚시인들만 즐길 수 있는 귀한 먹거리다. 이왕이면 생고추냉이에 회간장을 준비해 제대로 먹어보자. 회무침 반, 물회 반 세트를 준비하는 것도 괜찮다.

▲ 통통하게 살 오른 일반 벵에돔.

▲ 낚은 벵에돔을 즉석에서 회를 친다.

채비 선정과 시간대를 잘 선택해야
여름철 야영 낚시 주 대상어는 벵에돔과 전갱이다. 이들 어종은 같은 채비로 공략할 수 있다. 장비는 1호 5.3m 낚싯대가 기본이지만, 매물도같이 덩치 큰 벵에돔이 출현하는 먼 섬에서는 1.5호대가 좋다. 원줄은 2호, 목줄은 1.5호면 충분하다. 만약을 대비해 1.2호와 1.7호도 준비해 두자. 1.2호는 입질이 약거나 끊길 때 쓰고, 1.7호는 해 질 녘 덩치급 벵에돔이 낚일 것을 대비한 것이다. 어신찌는 0(제로)호 찌가 기본이지만, 매물도 벵에돔은 상층까지 부상하는 일이 많지 않으므로 g2나 00(투제로)찌를 이용해 표층에서 하층까지 천천히 내리는 것이 유리하다.

▲ 회무침을 먹다가 반쯤 남았을 때 얼음물을 끼얹으면 시원한 물회가 된다.

이때 수중쿠션은 부력이 없는 걸 사용하고, 채비를 원활히 내리기 위해서는 g7~g2 사이의 봉돌을 조류의 세기에 맞게 가감해야 조과가 좋아진다. 조류가 없거나 미약하면 무봉돌 혹은 g7 정도의 극소 봉돌을 물리고, 조류가 빠르면 g6~g5 봉돌을 2~3개를 분납하는 것이 좋다. 밑밥은 낚시 시간이 많은 만큼 넉넉히 준비해 가야 한다. 원도권 야영 낚시에서 1인당 필요한 밑밥 양은 크릴 8~9장, 파우더 3장, 빵가루 4장에 미끼는 백크릴을 사용하면 무난하다. 이 중 절반만 섞어서 준비하고 나머지는 쿨러에 보관해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도록 하자.

요즘 같은 시기 해상날씨는 급변하는 일이 잦으므로 출조 당일까지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 풍속 9~13 m/s, 파고 1.5m 이상이면 출조를 포기할 줄 아는 자세도 필요하다. 또한 그날의 안전은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낚시장비 외에도 야영에 꼭 필요한 준비물이 있으니 잊지말고 챙기도록 하자.

▲ 기승부리던 열대야도 물회 한 그릇에 게 눈 감추듯 사라진다.

▲ 마무리는 갓 낚은 볼락으로 끓인 볼락 라면.

야영낚시 준비물
1~2인용 텐트, 낚시 구명복, 해드랜턴, 30리터 이상 쿨러, 모기퇴치제, 햇빛 가리개, 선크림, 버너와 코펠, 미니도마와 칼, 비늘치기, 충분한 양의 얼린 생수, 음료, 가벼운 점퍼, 라면, 김치, 커피믹스, 종이컵, 나무젓가락, 햇반, 초고추장, 그 외 간식거리 등

▲ 이날 필자 부부가 거둔 조과. 전갱이와 벵에돔 다수를 낚았다.

갯바위 별미, 회무침 만들기(2인 기준)

1. 상추, 깻잎, 양파, 양배추 당근, 잘게 썬 고추 약간을 비닐봉지에 담아 준비한다.

2.
고추장 5T, 고춧가루 3T, 매실청 2T, 설탕 1T, 사과식초 4T, 다진마늘 1T, 양파 반개와 함께 믹서기에 넣고 갈아서 밀폐용기에 담은 후 깨소금을 적당량 뿌리고 밀봉한다.

3.
냄비나 용기에 재료와 회를 넣고 비빈다. 회무침만 먹으려면 참기름을 따로 준비하고 물회로 말아먹으려면 참기름은 빼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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