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양양3선 ③ 바다
KOREA TRAVEL|양양3선 ③ 바다
  • 글 채동우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3.08.19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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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동해안 최고의 미항
해변 따라 걷는 길…지경해변~남애항~갯마을해변~포매호 6km

▲ 남애항은 삼척 초곡항, 강릉 심곡항과 함께 강원도 3대 미항으로 꼽히며 강원도의 베네치아라는 애칭이 있을 정도로 아름답다.

설악의 계곡을 타고 흐른 물은 남대천을 거쳐 바다로 흘러들어 간다. 청정계곡의 물이 여행을 마치는 종착점이니 해변의 기운도 다른 지역과 사뭇 다르다. 양양의 최남단인 지경해변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포매호까지 이르는 길은 마을, 항구 그리고 바다가 조화롭게 어울리는 것은 물론이고 사람들도 그 속에서 한데 어우러진다. 이 구간은 해안도로를 따라 푸른 동해 바다를 우측에 두고 걸을 수 있어 양양 최고의 바닷길 코스라 할 수 있다. 특히 트레킹의 종착점인 포매호는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바다 풍경을 순식간에 반전시켜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 지경리 백사장은 모래가 오염되지 않고 깨끗해 관광객에게 인기가 많다.

▲ 골목길 풍경도 정겨운 남애항.

파란 바다 푸른 송림 사잇길을 걷다
트레킹의 출발점은 지경해변 남쪽에 위치한 지경공원으로 잡는 게 좋다. 지경공원에서 시작되는 해안도로는 남애항까지 길게 이어져 있어 한시도 바다와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를 지경공원에 주차시킨 뒤 코스 종착점에서 택시를 타고 돌아오도록 한다.

지경리는 동해안 끝에 위치한 현남톨게이트를 빠져나와 600m만 가면 나온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이곳을 동쪽 끝에서 만나는 첫 바다마을로 기억한다. 지경리의 백사장은 여름철에만 해수욕장으로 개방하기 때문에 모래가 오염되지 않고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1.5km에 달하는 긴 해안선을 따라 넓게 펼쳐진 백사장 뒤로는 3만 평에 달하는 넓고 울창한 송림이 우거져 있어 캠퍼들에게 인기가 많다.

▲ 양양의 해변길을 설명하고 있는 홍창해 문화관광해설사.
▲ 남애항 방파제에서 낚은 물고기를 자랑하는 낚시꾼.

▲ 카페 고독은 바닷가에 터를 잡고 있는데도 산장 느낌이 물씬 풍긴다.

지경해변을 지나 남애항을 지척에 두고 만나게 되는 곳은 원포해변이다. 원포해변이 있는 원포리는 포구가 멀리 떨어져 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실제로 원포리 마을은 바닷가에서 조금 떨어진 내륙에 자리 잡고 있다. 원포해변도 지경해변처럼 백사장 뒤편으로 넉넉한 송림이 자리하고 있어 캠핑을 즐기기에 적격이다.

원포해변에서 남애항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가에는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카페가 있다. 오대산 산장지기였던 고 김영복씨가 운영하던 카페 <고독>이 바로 그곳. 라인홀트 메스너가 쓴 <검은 고독 흰 고독>에서 영감을 받은 이 카페는 코앞에 바다를 두고 있으면서도 산장의 냄새를 풍기는 묘한 곳이다.

▲ 모래가 오염되지 않은 지경해변에서 찰칵.

▲ 낮이 되면 한산하지만 새벽 6시가 되면 양양에서 가장 활기찬 항구로 변신하는 남애항.

긍정의 에너지를 품은 남애항
백사장이 이어지는 해안도로를 따라 걸으면 동해 3대 미항 중 하나인 남애항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굳이 영화 <고래사냥>의 촬영지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더라도 아름다움을 품에 안은 항구로 손꼽는 데 모자람이 없다. 매일 새벽 6시에 열리는 어판장은 활기찬 에너지를 뿜어내고 항구 뒤편 마을에서는 아기자기하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흘러나온다. 상반된, 그러나 긍정적인 에너지가 작은 어항(漁港)에 차고 넘친다.

그렇다면 이 아름다운 남애항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의외의 곳에 있다. 남애1리 마을회관 뒤편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인근 유일의 아파트 남애리치빌이 위치하고 있다. 이곳 옥상이 바로 아무런 장애물 없이 남애항 전경을 조망할 수 있는 장소다. 반드시 관리실의 허락을 받고 방문하도록 하고 거주민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 포매호의 데크에 앉아 쉬고 있는 왜가리.

▲ 멀리 남애항 특유의 송이모양 등대가 보인다.

남애항을 뒤로하고 트레킹의 종착점인 포매호로 향하면 바다와는 180도 다른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이곳은 동해안의 대표적인 백로 및 왜가리 번식지로 습지식물들과 호수를 둘러싼 100년 이상 수령의 소나무가 장관을 이루고 있다. 1970년 11월 5일 자로 천연기념물 제229호로 지정된 이곳은 새들이 탐방로의 데크까지 날아오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을 정도로 잘 보존돼 있다.

양양 곳곳에는 걷기 좋고 구경하기 좋은 길들이 많다. 그 많은 길들 중 어떤 코스를 콕 찍어 다녀와야 하나 고민된다면 물이 여행하는 길을 그대로 따라보는 건 어떨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얕은 곳에서 깊은 곳으로. 그 길을 걷는 순간순간이 그간 억눌러왔던 자연스러운 삶을 되찾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 지경해변부터 갯마을해변까지의 길은 동해의 다른 해안길에 비해 철조망이 적어 확 트인 느낌으로 걸을 수 있다.

▲ 멀리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곳이 백로와 왜가리의 집단 서식지다. 포매호에 가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 해변 따라 걷는 길 안내도

양양 즐겨찾기

형제횟집
양양은 동해에서 갓 건져 올린 싱싱한 자연산 수산물로 유명한 고장이다. 당연히 포구에는 횟집들이 즐비하다. 그 중 기사문항에 있는 형제횟집은 잠시 거쳤다 가는 여행객에게도 후한 인심을 베푼다. 모든 메뉴가 가격대비 훌륭하지만 잠시 끼니 때우기에 최고인 물회가 푸짐하다. 자연산 잡어회와 새콤달콤하면서 시원한 육수의 조합이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한다. 무엇보다 회의 양이 서울깍쟁이 횟집과는 대조될 정도로 많다. 잡어 물회 1만원, 세꼬시 물회 1만5000원. 양양군 현북면 기사문리 89-16. 033-672-1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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