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기자가 논다|강화 고려산 꽃놀이
난기자가 논다|강화 고려산 꽃놀이
  • 글 김 난 월간 캠핑 기자 | 사진 김해진 기자 | 협
  • 승인 2013.05.27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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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보고 놀면 하루가 너무 짧아요
청련사~고려산 정상~진달래 군락지…약 3km 1시간 30분

▲ 4월 중순까지 유난을 떤 꽃샘추위로 인해 산자락 아래에서나 진달래를 볼 수 있었다.

이 땅의 봄 빛깔은 분홍과 노랑이다. 푸릇푸릇 새순이 돋기 전 산 속에나, 칙칙한 회색 도시에 따스한 봄의 숨결을 불어 넣는 것이 진달래와 개나리다. 이상기온 현상으로 도저히 오지 않을 것만 같던 봄을, 진달래와 개나리가 데려왔다.

▲ 산행 시 발목을 자주 접지른다면 중등산화를 신고 끈을 끝까지 걸어 묶으면 발목을 안정감 있게 잡아 준다.

▲ 고려산에 진달래 꽃불이 번진 모습. 사진 강화군청.

고려산 진달래가 그렇게 좋아?

수도권에서 진달래 명산이라고 하면 강화 고려산(436m)이 1번지고, 인천에서 봄꽃축제를 꼽으라면 역시 고려산 진달래축제다. 진달래가 고려산 정상에서 북쪽 8부 능선까지 약 66만㎡의 드넓은 공간에 군락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정상에 올라서면 붉은 치맛자락이 드리운 듯한 장관이 펼쳐진다. 원래 고려산은 소나무가 울창했는데, 1980년대 큰 산불이 난 후 생명력이 강한 진달래가 드넓게 군락을 이루게 됐다. 그 이후로 해마다 봄이면 고려산은 진달래가 뿜어내는 화염에 휩싸인다.

고려산은 크게 다섯 개의 코스가 있다. 백련사, 청련사, 적석사 이렇게 절을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세 개, 고비고개와 미꾸지고개를 각각 기점으로 하는 코스가 두 개다. 어느 코스를 선택하든 큰 어려움 없이 2시간 내에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날씨만 좋다면 강화 앞바다부터 영종도, 김포 너머 경기도 고양, 서울 여의도는 물론이고 북한 송악산과 예성강까지 시야가 사방팔방으로 탁 트여 있다.

▲ 스트레칭은 적어도 각 자세별로 10초 이상 유지해야 효과가 있다.

▲ 정상부 진달래 군락지에 마련된 데크. 시원하게 사방팔방 조망이 터진다.

고려산의 사찰들은 창건설화에 의하면 다 연꽃과 관련이 있다. 고구려 장수왕 4년 인도의 고승, 천축조사가 왕의 명령을 받고 절터를 찾다가 강화도 고려산에 올랐다. 정상 근처 연못에서 핀 오색 연꽃을 발견한 고승은 이를 기이히 여겨 연꽃을 꺾어 하늘로 날린 후 연꽃이 각자 떨어진 곳마다 절을 지었다. 그리하여 청련사, 백련사, 적련사(지금의 적석사), 황련사, 흑련사를 지었는데 현재 청련사, 백련사, 적석사가 남아 있다. 지금 혈구산 자락에 있는 황련사는 1962년 혈구사를 재창건하면서 개명한 곳이라 옛 황련사와 관련이 없다. 고려산은 그 유래 때문인지 오련산으로 불렸었는데, 고려가 강화도로 천도하면서 개명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 청련사 코스는 많은 등산객들의 발걸음으로 반질반질 다져진 흙길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 헬기장 입간판에서 한 컷.

사계절 볼 수 있네
고려산 산행은 청련사 코스로 잡았다. 들머리인 국화리마을회관에서부터 청련사까지 아스팔트 도로가 나 있고 절 앞에 자그마한 주차장이 있다. 하지만 진달래 축제기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주말이면 등산하는 시간보다 주차하는 시간이 더 걸린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는 만큼 마을에서 주차를 하고 15분 남짓 걸어 오르는 것이 몸 건강과 정신 건강에 이롭다. 절 앞 400년이 넘은 보호수, 은행나무 앞에서 가볍게 스트레칭을 한다. 스트레칭은 적어도 각 자세별로 10초 이상 유지해야 조직이 가장 많이 늘어나고 그로 인한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느끼는 시점까지 천천히 스트레칭을 해 준다.

청련사 코스는 많은 등산객들의 발걸음으로 반질반질 다져진 흙길이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워밍업이 됐다 싶을 즈음해서 오르막길과 나무 계단이 시작된다. 4월 중순까지 혹독한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던 터라 고려산은 아직 겨울옷은 벗지 못 하고, 그 위에 노란 팝콘 같은 생강나무 꽃과 연분홍 진달래를 스카프처럼 두르고 있었다.
 

▲ 진달래 꽃무리가 탐스럽다.

 

▲ 정상부를 우회하는 데크 길. 정상에 군 시설물이 있어 정상에는 오를 수 없다.


“바람소리가 파도소리 같네.”
위협적인 바람소리와 달리 날씨는 포근했지만 고도를 높여갈수록 계절을 거슬러 겨울에 닿는 느낌이다. 쉬엄쉬엄 1시간을 걸으니 군 시설물이 세워진 정상이 보인다. 출입금지라 정상부를 우회하는 데크를 지나면 갑자기 시야가 탁 트이는 헬기장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은 건, 산을 온통 붉게 뒤덮은 꽃불. 봄 한철만 고려산 진달래를 보는 것이 아쉬웠는지, 절정의 모습을 촬영해 커다랗게 입간판으로 세워 놓은 것. 웃음이 피식 나왔지만 고려산 진달래 이름값 하는 절경인지라,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는 줄에 덩달아 합류한다.

“4월 말이나 5월 초에 다시 와서 사진과 실물을 비교해 보시고요, 일단 자, 웃으세요. 김~치.”
 

▲ 푸른 연꽃이 떨어진 자리에 지었다는 청련사.
▲ 점점이 떨어진 진달래꽃을 어찌 즈려 밟을 수 있을까.

 

이달의 코디
울긋불긋 꽃이 만발하고, 신록이 푸르러지는 계절이다. 꽃놀이라고 가벼운 마음에 준비 없이 나서면 봄날의 변덕스런 날씨에 고생하기 십상이다. 배낭에 맛있는 도시락 외에 흘린 땀을 보충해줄 물이나 이온음료를 충분히 챙기고, 체온유지를 위한 재킷과 자외선 차단을 위해 챙이 있는 모자까지 담으면 꽃놀이 준비 완료.

1 고어텍스 퍼포먼스 3레이어 소재에 입체 패턴을 적용한 재킷 이오스2 43만원. 2 비대칭 어깨 디자인으로 역동성을 강조한 짚업 티셔츠 조아유스 11만원. 3 화사한 색감에 롤업 스타일의 배낭 블라스트37 14만9000원. 4 고어텍스 소재를 사용해 착용감이 쾌적한 모자 미네르바 5만9000원. 5 네스핏 기술이 적용된 등산화 체르마트 GTX 2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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