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모노세키~히라오다이~히코산~아소팜로드
“스바라시~ 달리는 재미가 있네”
“스바라시~ 달리는 재미가 있네”
오전 8시 정각 바이크를 탄 채로 시모노세키 국제여객선터미널에 상륙했다. 세관으로 이동해서 오토바이와 짐 검사를 받고 입국심사를 받는데, 일반 여행객의 입국과정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어려운 점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일본 내 도로를 달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주행보험을 들어야한다. 모든 차량이 책임보험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보상한도가 높은 임의보험 가입 여부는 본인 판단이다. 이 모든 과정이 세관 안에서 진행된다. 모든 수속을 마치고 터미널을 빠져나와 시모노세키 시내로 나섰다.
혼슈와 큐슈는 칸몬해협을 사이에 놓고 지척에서 마주 보고 있다. 큐슈로 건너가기 위해 해저로 난 칸몬터널에 들어섰다. 시모노세키 쪽 톨게이트를 지나니 5분만에 큐슈에 도착했다. 여기부터 어디로 향할지 선택하는 고민이 시작된다. 일단 대도시는 피한다. 도심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풍경이라 오토바이여행의 참 맛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히려 시골다운 정취가 있고 아름다운 자연이 고스란히 보전된 곳이 낫다. 이렇게 대략적인 루트를 정하면 북큐슈 공업지대와 도심지를 가급적 빨리 통과하고 ‘히라오다이’에 이르는 지방도에 들어서게 된다. 히라오다이는 일본 3대 카르스트 중 한 곳이다. 카르스트 지형이란 먼 옛날에 바다 밑이었던 곳이 지각활동에 의해 솟아올라 육지가 된 땅을 말한다. 비가 내리면 금세 땅 밑으로 스며들어 사라지는 탓에 나무가 없고 풀만 자라 텔레토비 동산과 꼭 닮은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히라오다이를 벗어나 다카와를 거쳐 히코산으로 향한다. 잠시 국도에 접어들기도 했지만 차량통행이 많은 편이라 지방도로 다시 빠져나온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국도에 차량이 많기는 하지만 정체를 일으켜 꼼짝달싹 못하는 상황은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느리지만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소통돼 현지인들의 불편함은 없어 보였다.
히코산은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신앙이 이어져오는 곳이다. 혹자는 한반도에서 건너간 고대신앙과 연관이 있다는 말을 한다. 큐슈라는 섬이 오랜 옛적에는 한반도와 붙어있던 땅이라고 하니 어떻게든 연관이 없진 않을 것이다. 히코산을 넘는 길은 국도와 지방도 등 여러 갈래가 있다. 그런데 지방도는 물론 국도조차 노폭이 좁아 웬만한 승용차 두 대가 교행하기 어려운 구간이 많다. 산구비 돌아가는 코너마다 길 반대편을 비추는 거울이 있기는 하지만 무심코 꺾어들다가는 마주 오는 차와 아슬아슬하게 비켜가기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
김종한(blog.daum.net/zevra) 허영만의 문하를 거쳐 1990년 월간 <보물섬>에 단편 ‘환상여행’으로 데뷔한 만화가로 <화이팅바람이> <플라잉타이거> <신의 손> 등을 펴냈다. 바이크로 일본을 전국 일주한 <열도유랑 12,000킬로미터>도 출간했다. 바이크 레이스와 투어링을 즐기고 한 때 진돗개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BMW모토라드는 장거리 투어에 적합한 대형 오토바이를 생산한다. 특히 BMW의 수평대향 2기통 ‘박서엔진’을 사용하는 기종은 모델명 앞에 ‘R’이니셜이 들어간다. R1200R은 이런 박서엔진을 장착한 오토바이의 스탠다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어반바이크’로 분류되지만, 장거리 투어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용영역에서 뛰어난 주행성능을 발휘한다. |
본인 명의로 등록된 오토바이라면 ‘임시반출입’이라는 조건으로 해외투어가 가능하다. 담당관청에서 이륜차등록증서(영문)를 받은 뒤 신고필증, 여권, 국제운전면허증을 갖추면 한국 세관은 물론 상대국 세관도 통과할 수 있다. 오토바이에는 영문 번호판을 장착하고 전면에 ‘ROK’ 스티커를 부착하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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