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REW‘S TRAVEL NOTEㅣ미국 유타주 자이언 국립공원
ANDREW‘S TRAVEL NOTEㅣ미국 유타주 자이언 국립공원
  • 글 사진 앤드류 김 기자
  • 승인 2013.03.2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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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이 쌓은 오색 빛깔의 성역

▲ 신기하고 다채로운 풍광이 이어지는 자이언 캐년의 드라이브 코스.

유타주 자이언 국립공원(Zion National Park)은 남서쪽에 작지만 오래된 마을 스프링데일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미국 전문 여행가들이 선정한 5대 국립공원에 속하기도 한다. 이곳에 들어서면 신기하고 다채로운 풍광 사이사이에 드라이브 코스가 자리하고 있다. 24km의 협곡을 끼고 있는 길을 따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자연경관이 펼쳐진다.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과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은 형형색색의 모래바위와 수풀, 붉은 암반을 더욱 빛나게 한다.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시원한 바람은 태고의 공기가 이렇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상쾌하다. 입구에 들어서면 거대한 기암괴석들이 솟아오를 듯 뻗어있고 발아래로는 지금의 자이언 국립공원을 만든 버진강이 도도하게 흐트러짐 없이 흐른다.

▲ 버진강의 거친 물결을 견뎌내며 장구한 역사의 증인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이언 캐년.
유타주는 수많은 국립공원과 주립공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중 자이언 국립공원은 가장 오래된 공원이다. 이곳에 살았던 인류의 흔적은 버진강 남쪽에서 나타났다. 8000년 전 이곳에서 소수의 아메리카 인디언들이 움막을 짓고 가축을 방복하며 살았다.

오늘날 유타주의 주요도시 솔트레이크를 만든 브리검 영(Brigham Young)은 몰몬교 2대 교주며 초대 유타주 주지사를 역임한 인물이다. 그는 농토를 찾다 이곳 협곡아래 흐르는 강물과 비옥한 지대를 보고 몰몬교도를 자급자족이 가능한 이곳으로 이주시켰다. 이후 1909년 이곳 일대가 보존해야할 유적지로 지정된 뒤 몰몬교도들은 이곳을 떠나야했으며 미국 27대 대통령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은 1919년 자이언 캐년을 국립 기념물로 지정했다.

미국의 국립공원 이름은 주로 그 지역명이나 처음 발견한 사람의 이름 또는 인디언어, 스페인어 등에서 따오는데 자이언은 특별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 처음 미국 연방정부가 정한 명칭은 인디언 말로 곧은 계곡이라는 뜻의 무쿤트웹 국립 기념물(Mukuntuweap National Mounment)이었다.

▲ 미국 전문 여행가들이 선정한 5대 국립공원에 속하는 자이언 국립공원.
그러나 당시 국립공원신문 발행인이었던 할 로스만(Hal Rothman)은 몰몬교 신자로 연방정부에 강력히 개명을 요청했다. 1937년 의회는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자이언 국립기념물로 지명을 변경했다.

이후 1956년에는 오늘날의 국립공원으로 승급됐다. 자이언은 성서에 나오는 시온산의 영문표기다. 고대 히브리어로 평화의 피난처 즉, 성역을 뜻하는 말로 이스라엘 예루살렘 성전의 시온문 밖에 위치한 산 이름이기도 하다. 몰몬교도들은 바위로 둘러싸인 이곳이 마치 성전같이 보인다고 이 같은 이름을 붙인 것이다.

강인한 그랜드 캐년과 섬세한 브라이스 캐년을 합친 것 같은 자이언 국립공원은 신들의 정원 마냥 신기하고 다채로운 풍광이 길게 이어진다. 수직으로 치솟은 암벽들은 지층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협곡 아래로 붉은 색과 흰색의 조화가 어우러진 웅장한 모래바위는 거친 물결을 견뎌내며 장구한 역사의 증인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앤드류 김(Andrew Kim) | (주)코코비아 대표로 에빠니(epanie) 포장기계 및 차를 전 세계에 유통하고 있다. 커피와 차 전문 쇼핑몰(www.coffeetea.co.kr)을 운영하고 있다. 전 세계를 다니며 여행전문 사진작가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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