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가을 여행지 BEST 5
수도권 가을 여행지 BEST 5
  • 글 사진·이소원 기자
  • 승인 2011.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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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동두천 소요산, 인천 소래포구, 과천 서울대공원, 양평 두물머리, 춘천

그녀가 말한다. “날씨도 좋은데 어디 가까운 데라도 놀러가자.” 그녀와의 여행, 그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뛴다. 어디로 갈까, 잠시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는데 그녀가 다시 묻는다. “자기는 왜 차도 없냐?” 머쓱해진 그, 차가 없는 이유를 설명하기는 싫다. 아무래도 구차하니까. 대신 자가용 없이도 가을 분위기 느낄 수 있는 여행지를 준비했다. 변덕쟁이 그녀를 위한 수도권 전철로 움직일 수 있는 가을 여행지 Best 5!


단풍이 끝내줘요, 동두천 소요산

가을이면 강원도의 설악산(1708m)과 치악산(1288m), 경북 청송의 주왕산(721m), 전북 정읍의 내장산(763m), 그리고 전남 고창의 선운산(336m)은 단풍을 찾아든 사람들로 몸살을 앓는다. 강원도에서 전라도까지 펼쳐진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단풍 여행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굳이 수도권에서 멀리 가지 않고도 단풍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경기도 동두천시 소요동에 자리한 소요산(587m)이다.  규모는 작지만 특이한 산세를 자랑하는 소요산은 봄이면 진달래와 철쭉이, 여름이면 시원한 계곡이, 그리고 가을이면 산세 가득 펼쳐지는 단풍으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가을 단풍은 그 화려함 덕분에 예로부터 경기의 금강산, 소금강이라고 불렸다. 매년 10월 열리는 소요산 단풍제는 동두천시를 대표하는 축제로 올해는 10월 30일과 31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산행은 주로 지하철 1호선 종점 소요산역을 기점으로 원점회귀를 선택한다. 교통상의 이유로 대부분의 등산객이 이곳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마치는 것이다. 산행코스로는 관리사무소에서 1km 정도 떨어진 일주문~백운암~자재암~하백운대~중백운대를 지나 선녀탕~자재암~일주문, 상백운대~칼바위~선녀탕~자재암~일주문, 상백운대~칼바위~나한대~의상대~공주봉~구절터~일주문 등이 있다. 모두 원점회귀로 2시간에서 5시간 정도 걸린다. 소요산에는 자재암과 백운암 등 유서깊은 사찰을 비롯해 원효대사와 요석공주 전설이 어린 요석궁터, 원효폭포, 원효대, 청량폭포, 자연석굴 나한전, 선녀탕 등 많은 명소들이 안겨있다. ‘소요산’이라는 이름 또한 원효대사가 이 산에 ‘소요사’라는 암자를 지은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다. 더불어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의상대, 공주봉, 나한대, 상백운대, 중백운대, 하백운대 등의 힘껏 솟은 봉우리들이 자리하고 있어 산행하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교통 : 지하철 1호선 소요산역 하차.
▶문의 : 소요산 관리사무소 031-860-2065. 
  소요산 주차료 2000~5000원, 입장료 1000원.


가을바다가 궁금하다면, 인천 소래포구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에서 내려서 1번, 790번 버스를 타면 소래포구에 닿는다. 오이도역은 오이도와 소래포구 중간쯤에 자리 잡고 있는데, 행정구역상 경기도 시흥시인 오이도역에서 인천 남동구의 소래포구까지 20~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소래포구는 1933년 소래염전이 들어서고, 1937년 수원과 여주를 잇는 협궤열차 수인선이 개통되면서 발전한 마을이다. 1918년 조선총독부에서 발간한 지형도에서 소래포구는 바다 한가운데 비죽 나와 있는데, 그때부터 시흥시 월곶동으로 건너다니던 도선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다 1974년 인천내항이 준공되면서 새우잡이 하던 소형어선의 출입이 어려워졌고, 그 덕에 한산했던 소래포구가 일약 새우파시로 부상한다. 파시(波市)는 풍어기에 열리는 생선시장을 의미한다. 새우파시로 일어선 소래포구는 현재 새우·꽃게·젓갈 등으로 널리 알려져 연평균 300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관광명소로 발돋움했고, 매년 가을에는 소래포구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10월7일부터 10일까지 사흘간 진행되는데, 특히 서해안 풍어제가 볼만하다.   소래포구는 도심에서 지하철로 찾아갈 수 있다는 교통상의 이점과 배가 드나드는 시간 때에 따라 시끌벅적함과 고즈넉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포구의 모습을 품고 있어 찾는 이들이 제법 된다. 궤도 간격이 표준궤간(1435mm)보다 좁은 소형의 기관차, 일명 꼬마열차라고도 부르는 낭만적인 협궤열차 덕분에 한때는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1995년 사라지고, 지금은 협궤열차가 다니던 소래철교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새우젓을 비롯한 각종 젓갈을 구입할 겸 여행 기분도 낼 겸 찾아오는 중년 부부들도 많이 찾는데, 배 시간을 잘 맞추면 싱싱한 소라와 꽃게, 활어 등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다. 어시장과 고깃배가 불을 밝히는 야경이 생각보다 아름다우니 데이트 코스로 염두에 두면 좋겠다.

▶교통 : 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하차 후 1번, 790번 버스 승차,  소래포구 입구 하차. 소래포구축제
▶문의 : 032-453-2142.


다정한 연인이 손에 손을 잡고, 과천 서울대공원

경기도 과천시의 서울대공원은 동물원과 식물원, 놀이공원과 국립현대미술관, 그리고 자연캠프장까지 총면적 600만 평이 넘게 펼쳐진 종합공원이다. 여전히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들의 봄·가을 소풍지로 인기를 끄는 곳인데, 한번이라도 이곳을 제대로 가본 적이 있다면 그 이유를 십분 이해할 것이다.  자, 그럼 서울대공원의 가을을 즐기는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서울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타는 것은 빼고. 그것은 코끼리 열차를 타고 대공원을 크게 한 바퀴 돌아보는 것으로 대신하자. 그것 말고도 서울대공원을 즐길 방법은 무궁무진하니 말이다.  기린부터 하마, 홍학 등 세계 각국의 동물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동물원에는 희귀종인 로랜드고릴라도 볼 수 있다.

세계 10대 동물원에 속하는 이곳은 꼬마들이 가장 좋아하는 코스의 하나인데, 마음에 드는 동물을 발견하면 30분이고 계속해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꼬마들을 볼 수 있다. 각종 식물들을 전시중인 온실식물원에서는 다른 나라의 숲속을 걷는 기분도 느낄 수 있다.  동물원을 에워싼 청계산 숲속에 자리한 7.4km의 삼림욕장은 가뿐한 산책코스로 인기다. 걷기 데이트를 좋아하는 커플들에게 강추 코스다. 간단한 음료수 등을 준비해 살살 걸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다. 야외활동을 좋아한다면 자연캠프장에서의 캠핑도 괜찮겠다. 가을이면 속이 꽉 찬 밤송이를 떨구는 재미도 보너스로 느낄 수 있다. 대공원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국립현대미술관. 가족단위 여행객에게도 데이트하러 나온 커플들에게도 사랑받는 인기코스다.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에서 셔틀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국립현대미술관은 예술작품 감상은 물론 나지막한 잔디로 감싸인 미술관 주변을 걷기에도, 어디든 자리를 펴고 쉬기에도 무리가 없다. 10월에는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속에서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워주는 동물만화그리기대회, 병풍처럼 펼쳐진 청계산의 만산홍엽(滿山紅葉)속에서 펼쳐지는 동물나라 가을꽃축제가 펼쳐진다.

▶교통 :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하차.
▶문의 : 서울대공원 02-500-7338, 주차료 4000~9000원.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평 두물머리

양수리(兩水里). 우리말로 ‘두물머리’라고 풀어내는 이곳은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의 두 물이 합쳐지는 곳이다. 예전에는 이곳의 나루터가 남한강 최상류의 물길이 있는 강원도 정선군과 충북 단양군, 그리고 물길의 종착지인 서울 뚝섬과 마포나루를 이어주던 마지막 정착지인 탓에 매우 번창했지만, 팔당댐 건설과 함께  육로가 생기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 

1973년 팔당댐 완공 후 나루터 일대가 그린벨트로 묶이면서 어로행위 및 선박건조가 금지됐다. 나루터 기능이 정지되었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두물머리 나루터를 상징하는 오래된 도당나무와 장식처럼 물 위를 떠다니는 나룻배를 만날 수 있다. 이른 아침이면 아스라이 피어나는 물안개와 수양버들이 강가마을 특유의 정치를 드러낸다. 덕분에 사진 동호회를 비롯해 드라마나 CF 등 각종 촬영지로도 인기가 있다. 해가 잠드는 두물머리 일몰은 선수들이 손에 꼽는 데이트 코스라고. 

고즈넉한 물결에 잠시 휴식을 취했다면 이제 그만 걸어보자. 하염없이 흘러가는 강물을 오래도록 바라다보면 함께 온 그녀가 괜히 울적해 질지도 모르니까. 두물머리 인근에는 한음 이덕형 선생의 묘를 비롯해 여러 문화재와 물과 꽃을 품은 정원 세미원이 있다. 또 카페촌이 형성되어 있는 문호리도 빼놓을 수 없다.

기왕 양수리까지 데이트를 왔다면 가격은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차 한 잔 하는 것을 잊지 말자. 

금남리 국도변에는 서울종합촬영소가 있고, 서울종합촬영소와 양주골프장 사이에는 복합문화공간인 두물워크샵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음악회·건축전·미술전·퍼포먼스 등 문화행사가 연중 내내 열리니 미리 확인해 두면 좋겠다.

▶교통 : 중앙선 양수역 하차 후 세미원 방면으로 도보 15분 이내. 양수역 정류장에서 2000-3번, 3-4번, 3번 버스 승차 후 양서면사무소 하차.
▶문의 : 031-770-2068


기차 타고 떠나는 로맨틱한 춘천 여행

‘조금은 지쳐 있어나 봐 쫓기는 듯한 내 생활 /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오면 /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 / 지난일이 생각나 차라리 혼자도 좋겠네 / 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 오월에 내 사랑이 숨 쉬는 곳 / (중략) / 그 곳에 도착하게 되면 술 한잔 마시고 싶어 / 저녁때 돌아오는 내 취한 모습도 좋겠네……’

‘춘천 가는 기차’ 노래에서 알아차릴 수 있는 것은? 쓸쓸함과 애틋함이 버무려진 속삭임 같은 노래 가사에서의 포인트는, 바로 ‘저녁 때 돌아오는’ 구절이 아닐까. 물론 출발시간을 알려준 것은 아니지만 춘천 가는 기차, 즉 경춘선은 하루 당일치기로 ‘가뿐하게’ 다녀올 수 있는 여행이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아직 복선공사가 완공되지 않아 ‘무궁화호’ 열차로 닿는 곳이지만 수도권 전철로 찾아가는 여행지에 포함하기로 한다. 올해 12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복선공사는 신상봉과 춘천을 1시간 29분에 이어줄 예정이다. 현재 보다 20여분 빠른 셈이다. 신상봉에서 가평까지는 58분만에 도착할 수 있고 운임료 또한 낮아질 예정이다.

경춘선 여행을 여행지 한곳을 콕 짚어서 설명하지 않는 것은 마석, 대성리, 청평, 상천, 가평, 경강, 김유정, 남춘천 등을 관통하는 기차를 타는 것만으로도 여행 분위기를 흠씬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열차 안에서의 맥주와 삶은 달걀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제대로’ 여행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여기에 살짝 팁을 더한다. 열차 여행 기분을 좀 내고 싶다면 2시간이 조금 안 걸리는 남춘천행 표를 끊어보자.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금방 남춘천역에 닿을 것이다. 내린 다음에는 춘천시내로 들어가 닭갈비를 맛보는 것도 좋겠고, ‘나미나라공화국’ 남이섬으로의 발길을 돌리는 것도 좋겠다. 참, 남춘천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마지막 열차(21:10)는 매진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왕복표를 예매해 두도록 하자.

▶교통 : 청량리→남춘천 청량리(지상) 역에서 매일 19회(06:15~22:03) 운행. 마석까지는 기본운임 구간 2500원, 대성리 2600원, 청평 3100원, 상천 3400원, 가평 4000원, 경강 4200원, 김유정 5200원, 남춘천 5600원. 참고, 남춘천발 청량리착 마지막 열차는 21:10.
▶문의 : 철도고객센터 1544-7788, www.kor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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