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영남알프스 ③Walking
Backpacking|영남알프스 ③Walking
  • 글 이형로 기자|사진 김해진 기자
  • 승인 2012.12.11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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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 my 도가니!

▲ 흐드러진 억새 사이로 한 줄기 길을 끝없이 따라 걷는다.

삐그덕 삐그덕, 내리막을 걷자니 도가니에서 소리가 난다. 무릎이 시큰하다. 문득 이 배낭이 대체 몇 킬로그램이나 나갈까 궁금해졌다. 어깨에 들쳐 멘 배낭의 무게는 견딜 만했다. 다만 ‘도가니’가 문제였다. 언덕을 오를 때마다 저릿한 하체의 펌핑이 또 문제라면 문제였다. ‘아, 백패커는 멋진 풍경으로 눈은 호강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으로 노후가 고생이겠구나!’ 그래. 도가니가, 문제다.

걷다 보니 문득 ‘소고기라도 사올걸 그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도 고프고 무릎도 아프다. 옆에 개그맨 김대희가 함께 걷는다면 이렇게 나직이 읊었겠다. “니 힘드나? 니 그래가꼬 걷다가 지치믄 소고기 사 묵겠지. 소고기 사 묵으면 힘나겠지. 힘 나믄 또 걷겠지. 걷다 보면 도가니 삐그덕 거리겠지. 도가니 삐그덕 거리면 또 소고기 사 묵겠지….”
이런, 소고기도 문제다.

▲ 멀리 간월재로 올라오는 임도가 보인다. 한시적으로 차량 통행이 가능했으나 지금은 전면 금지되어 누구든 두 다리로 걸어 올라와야 한다.

▲ 총 5개 구간 29.7km 하늘억새길은 데크와 계단이 잘 갖춰져 있다.
▲ 숨차면 잠시 쉬고 기운 차려서 또 다시 걷는 것. 백패킹은 삶의 축소판이다.

▲ 걷는 자의 마음은 비슷한가보다. 하나 둘 쌓아올린 돌이 탑이 되었고 지나가는 여행자가 또 다시 마음을 더한다.

▲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 나가는 것이 백패커의 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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