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packing |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④ 주변 여행하기
Backpacking | 함양 선비문화탐방로 ④ 주변 여행하기
  • 글 서승범 기자 | 사진 엄재백 기자
  • 승인 2013.07.23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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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껏 푸르른 유월의 숲…함양상림

▲ 천 년을 넘긴 숲 상림. 시민들에게 더없이 좋은 휴식의 공간이다.

캠핑 사이트를 정리하고 그냥 돌아가는 길이 아쉬워 서로 눈치를 보다 가기로 한 곳이 상림이다. 함양의 상림과 용추폭포가 후보에 올랐고, 화림동 계곡을 본 다음날이라 용추폭포 대신 상림을 골랐다. 함양상림, 우리나라 첫 인공림. 통일신라시대 당시 함양 태수였던 최치원이 조림한 것으로 알려졌으니 1,100년 동안 자라난 숲이다. 식물의 종은 120여 종, 2만여 그루에 달하고 숲의 넓이만 해도 13ha다.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 둑을 쌓고 나무를 심었는데, 그때 만든 상림과 하림 중 하림은 한국전쟁 때 비행장이 들어서면서 사라졌고, 상림만 오늘까지 남았다. 지금 보이는 숲이 원래 만든 숲의 절반에 불과하단 얘기다.

▲ 상림 약수터 옆 벤치에서 보내는 조용한 휴식.
▲ 상림 연꽃 단지에서 만난 하트. 연잎에 하트 모양으로 물이 고였다.

▲ 6월, 상림은 연꽃 천지다. 7월까지 꽃이 좋다.

유월의 숲은 신록의 색을 벗어나 녹음으로 자라고 있었다. 녹음이 드리운 그늘 아래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들이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들었고, 단체로 소풍을 나온 유치원생들은 약수터 물로 세수도 하고 장난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숲 그늘에 앉아 땀이 식어 선선해지자 연꽃이 자세히 보고 싶어졌다. 들어오는 길에 만났지만 날이 더워 자세히 살피지 못했다. 상림 연꽃은 이제 막 피기 시작했다. 7월이 되어 만개하면 연못은 연분홍으로 뒤덮일 것이다. 그때를 상상하며 지금의 꽃봉오리와 동그란 연잎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그 아래로 아직 꼬리도 떼지 못한 어린 개구리들이 무시로 폴짝폴짝 뛰어다닌다. 함양상림에서, 나무는 나무의 시간을, 인간은 인간의 시간을, 개구리는 개구리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상림을 찾은 함양 꼬맹이들. 더울 땐 물이 최고의 친구다.

▲ 상림의 숲. 이런 나무들을 보고 걷는 것만으로 참 좋은 휴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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