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Travel | 제주 ⑥ 요트
Korea Travel | 제주 ⑥ 요트
  • 임효진 기자 | 사진 양계탁 기자 | 협찬 마모트
  • 승인 2014.07.18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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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서 즐기는 요트투어
“돛을 달고 낭만으로 항해하다”

요트를 타고 전 세계를 일주하는 꿈은 자유를 좇는 인간의 ‘로망’이다. 도시민에게 일상을 벗어나는 일탈은 희망이요, 선상에서의 여유는 꿈과 같을 테니 말이다. 이런 꿈을 이젠 제주도에서 실현할 수 있다. 김녕항만 찾아가면 된다.

▲ 요트에는 회와 와인이 준비돼 있어 분위기 내기에 그만이다.

남방큰돌고래가 뛰어노는 신령의 김녕 바다

쪽빛 물과 푸른 하늘, 새하얀 구름만으로도 바다는 아름답다. 여기에 요트가 더해지면 지상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풍광이 탄생한다. 요트는 인간이 만들어낸 물건 중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최고의 발명품이 아닐까. 어쩌면 처음 요트가 발명되자 신조차 부러워했을지 모른다.

요트는 그동안은 드라마나 영화로나 볼 수 있는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가까운 바다에서도 어렵지 않게 요트를 만나볼 수 있다. 제주 김녕항에서는 매일 한 시간마다 요트 투어가 진행된다. 김녕해수욕장 인근에서 남방큰돌고래를 구경하고 낚시 포인트인 두럭산을 지나서 오는 여정으로 60분 코스다.

일행이 제주에 머문 시간은 총 3일. 앞선 이틀은 날씨가 흐리고 비바람도 불었다. 하지만 요트 투어를 하기로 한 마지막 날은 씻어낸 듯 맑은 하늘이 일행을 맞이했다. 사실 마지막 날로 일정을 잡아놓고 앞선 이틀 동안 마음을 졸였다. 혹시나 기상상황이 안 좋아져 일정을 진행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고. 하지만 나의 간절한 마음이 하늘에 닿았나 보다. 얄궂던 날씨가 바뀌어 마지막 날이나마 맑은 하늘을 내어주었다. 내심 감사하며 김녕항으로 향했다.

하늘처럼 바다도 평화로웠다. 산들바람이 불어오고 티 없이 맑은 하늘과 쪽빛 바다에 새하얀 요트, 한 폭의 그림이 일행을 반겼다. 바다에 떠 있는 요트는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우리가 승선하게 될 요트는 보나 520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보나는 불어 보뇌르(bonheur)에서 온 말로 행복, 기쁨이라는 뜻이다. 요트의 이름이 왠지 돌고래와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돌고래를 볼 수도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 김녕해수욕장에 가까워지자 바닷물이 청록빛으로 바뀌었다.

오늘 우리와 함께 승선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 단위였다. 부모님과 자녀를 동반한 자매, 어린 딸아이를 안고 온 젊은 부부. 승선을 앞두고 다들 설레는 표정이다.

승선 후 안전 수칙에 대한 설명을 듣고 테이블에 차려진 간단한 다과를 즐겼다. 음료수와 와인, 회 등이 준비돼 있어 바다 정취를 만끽하며 한껏 기분을 내기에 그만이다. 요트는 생각보다 작은 파도에도 움직임이 격렬했다. 요트 아래쪽에 있는 것보다는 갑판이 멀미가 덜 한다는 안내원의 말에 따라 와인 잔을 비우고 배 위로 올라갔다. 하지만 갑판 위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였다.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배는 신이 나게 요동쳤고 기자도 하마터면 미끄러져 바다에 빠지는 줄 알았다.

한 10분쯤 달려 김녕해수욕장이 보이는 곳에 다다르자 바닷물이 쪽빛에서 청록빛으로 투명하게 바뀌었다. 눈앞에는 백사장이 펼쳐지고 청록빛 바다는 속을 훤히 내보이며 ‘제주에 이런 곳도 있단다’라고 자랑하는 거 같았다. 김녕해수욕장은 풍력발전단지와 백사장이 어우러져 제주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해수욕장이다. 배 위의 사람들이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여기저기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아이들보다 오히려 어른들이 더 신 났다.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 선장같이 호기로운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하고 행복한 표정으로 셀카를 찍기도 한다.

▲ 첫 낚시였는데 제법 씨알 굵은 ‘어랭이’가 잡혔다.

어랭이 잡아 올리는 짜릿한 손맛

출발한 지 30분이 지나자 낚시 포인트에 도착했다. 바닷 속 산인 ‘두럭산’이라 불리는 곳이다. 기자는 낚시가 처음이라서 릴을 풀고 감는 것조차 어색했다. ‘이런 초보 낚시꾼에게 걸릴 넋 나간 물고기가 있을까’하고 별 기대 없이 낚싯줄을 늘어뜨리고 기다리길 5분. 갑자기 낚싯줄이 팽팽해지는 게 느껴졌다.

손에서는 ‘톡톡’하고 움직임이 전해온다. 입질이었다. 필자는 주변의 조언대로 낚싯대를 한번 들어 올렸다가 릴을 감기 시작했다. 무언가 올라온다. 제법 씨알 굵은 놀래미다. 제주말로는 어랭이. 설마 했는데 운이 좋았다. 혹시 돌고래도 볼 수 있지 않을까. 월척에 기대감이 높아진다.

▲ 돌고래를 볼 수 있다는 기대를 안고 떠났다.

김녕은 남방큰돌고래의 서식지다. 아주 오래전부터 제주 사람들과 교감하며 먹잇감이 풍부한 이곳에 살았다. 해녀들은 물질하며 돌고래와 교감하고 자연스럽게 돌고래의 습성을 익혔고 그들과 공존하는 삶을 살아오고 있다. 제주 사람들에게 남방돌고래는 영적인 동물이기도 하다. 주민들에게 친근하고 또 신성한 존재이기에 손님인 우리에게도 낯을 보여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오늘은 다른데 마실을 나갔는지 아무리 기다려도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명색이 돌고래 투어인데 돌고래를 못 봐서 여간 아쉬운 게 아니다.

하지만 이내 자연의 순리를 인간의 욕심으로 거스르지 않고 살아가는 제주 해녀들의 지혜가 생각났다. 김녕 바다에 돌고래와 공생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는 그들. 아름다운 김녕 바다에 요트를 운항할 수 있는 것도 돌고래의 배려 덕은 아닐까.

▲ 김녕 앞바다에 사는 돌고래를 보는 투어로 60분간 진행된다.

김녕 요트 투어

· 돌고래 일반투어 60분 성인 6만 원, 소인 4만 원
· 돌고래 용선투어 8명 기준 70분,90분,120분,3시간 50만 원에서 200만 원.
· 돌고래 우도투어 4~5시간 주중 200만 원, 주말 300만 원
· 돌고래 다이닝투어 100분 90만 원.
· 해녀와 함께하는 스노클링요트투어 90분 성인 9만8000원. 소인 6만8000원.
· 요트웨딩 120분 주중 200만 원, 주말 300만 원.
· 프로포즈요트투어 60분 주중 60만 원, 주말 90만 원.
· 선라이즈 돌고래요트투어 60분 성인 8만 원, 소인 5만 원.
· 선셋 돌고래요트투어 70분 성인 11만 원, 소인 6만5000원.
· 문의 064-782-5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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