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 때 그리운 일본 온천마을 4
찬바람 불 때 그리운 일본 온천마을 4
  • 고아라 | 아웃도어DB
  • 승인 2024.01.12 14: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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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온천수에 몸을 담근 채 맨 얼굴로 차가운 바람을 맞이하는 기분. 지금, 이 계절에만 누릴 수 있는 온천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다면 당장 일본으로 달려가자.


시즈오카 슈젠지 온천마을 修禅寺温泉街
이즈반도에서 가장 유서 깊은 온천마을. 마을을 가로지르는 가츠라강을 중심으로 료칸과 온천호텔, 음식점과 카페 등이 오밀조밀 자리하고 있어 아기자기한 일본의 매력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강을 따라 다섯 개의 붉은 다리가 놓여있는데 가장 인기 있는 것이 사진 명소로 유명한 가츠라바시다. 가츠라바시는 ‘인연을 이어준다’는 속설이 전해져 연인들의 필수 코스로 꼽힌다. 다리에 오르면 가츠라강과 정통 일본식 료칸이 어우러져 진풍경을 자아낸다. 다리를 지나면 발걸음은 자연스레 대나무 숲길로 이어진다. 400m 정도의 짧은 길이지만 푸른 대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어 사진촬영 장소로 인기가 많다. 숲길 중간에 널찍한 대나무 평상에 누우면 짙푸른 하늘과 쭉쭉 뻗은 대나무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평화로운 분위기가 만연해 사색하기 좋은 풍경만큼 슈젠지는 많은 예술가와 작가, 지식인들이 찾는 마을이기도 하다. 일본 최초의 근대 문학가이자 유명 작가인 나쓰메 소세키가 작품 구상을 위해 머물렀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마을의 중간쯤에 자리한 가츠라 강변에는 슈젠지 온천의 시발점으로 알려진 돗코노유가 있다. 홍법대사가 금강저를 내려치자 온천이 샘솟았다는 전설의 돗코노유는 현재 족욕탕으로 운영 중이다. 따끈따끈한 온천수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피로와 함께 걱정이 달아나는 듯하다. 온천에 달달한 디저트가 빠질 수 없다. 와사비 아이스크림은 슈젠지 온천마을의 필수 코스.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와사비를 얹어 주는데,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느끼함이 와사비의 알싸함으로 순식간에 정화돼 예상외로 훌륭한 맛이다.
〒410-2416 静岡県伊豆市修善寺964


나가사키 운젠지옥 雲仙地獄
귀한 보물일수록 더 찾기 힘들다고, 운젠으로 가기 위해서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 운젠은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온천여행지 중 하나로, 독특한 화산지형과 그곳에서 솟아나는 고온의 온천과 증기로 인해 ‘운젠지옥’이라고도 불린다. 운젠지옥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마중을 나오는 건 유황냄새다. 뒤이어 우주의 행성을 연상시키는 낯선 지옥의 풍경이 펼쳐져 묘한 기운이 감돈다. 메마른 땅에 증기가 모 락모락 피어나는 풍경은 공포감마저 불러일으킨다. 운젠지옥은 시마바라 반도 중앙에 자리한 운젠다케의 ‘호흡’을 오롯이 관찰할 수 있는 장소다. 증기의 원천인 마그마는 운젠 서쪽 다치바나 만 해저에 자리하고 있다. 운젠다케의 주봉인 후겐다케 분화(1990~1995년) 당시 용암이 상승해 분출되었지만, 평소에는 화산 가스만 상승해 지하수와 빗물이 섞여 운젠의 온천을 만들었다. 그리하여 운젠지옥은 고온의 황화수소가 지표의 암석을 녹여 하얀 진흙이 가득이다. 운젠지옥이 유독 하얀 이유다. 운젠지옥 일대에는 30여 곳의 지옥이 있는데, 나무 데크길이 잘 조성돼 있어 천천히 산책하듯 둘러보기 좋다. 조금 전까지의 지옥 풍경이 꿈이기라도 한 듯 산책로는 금세 울창한 숲 으로 이어지며 두 번째 지옥, 다이쿄칸 지옥大叫喚地獄에 닿는다. ‘지표의 분기공에서 들리는 소리가 마치 지옥에서 외치는 울 같다’고 해 유래한 이름 다이쿄칸은 ‘지옥을 부르짖다’는 의미다. 무시무시한 이름에 걸맞게 사방에서 솟아나는 증기와 지표에서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온천수의 풍경은 등골이 오싹할 만큼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러나 풀 한 포기 자라기 힘든 고열의 지표에도 생명은 싹트고 있었다. 황화수소에 비교적 강한 하늘지기와 철쭉류를 비롯해 곳곳에 푸릇한 생명들이 살아 숨 쉬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산책로는 고도를 높여 가장 높은 전망대에 닿는다. 잿빛의 지표를 뚫고 나오는 증기와 온천의 생경한 풍경이 익숙해질 무렵, 작은 폭발음이 멀리서 번져온다. 분기공 한곳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나는 것인데, 이 폭발로 인해 온천 여토가 마치 작은 산처럼 주변에 쌓였다. 온천의 여토는 ‘유노 하나’라고도 부르며, 일본의 료칸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입욕제다. 운젠지옥의 유노 하나는 암석이 증기와 온천의 열, 산성화된 물의 영향을 받아 진흙처럼 변질되고 탈색돼 유난히 흰빛을 띤다.
운젠에 방문했다면 온천은 필수. 운젠의 온천은 유황을 포함한 강한 산성천으로 유럽에서는 보기 드문 수질을 자랑한다. 유황 성분은 강한 산성을 띠어 살균 효과가 탁월하다. 온천은 수질에 따라 성분이 다르고 그에 따른 효능이 모두 다른데, 운젠 온천은 산성 성분이 강해 습진, 동상 등 피부병에 효과가 좋다. 또한 만성 류마티스, 신경통, 근육통, 관절통, 당뇨병 등에 효험이 있어 치료 효과를 위해 찾는 이들이 많다.
長崎県雲仙市小浜町雲仙


니가타 츠키오카 온천 月岡温泉
니가타에는 세계적인 온천 마을인 ‘츠키오카 온천’이 있다. 이곳의 온천수는 진한 에메랄드빛을 띄는데, 유황 함유량이 높기 때문이다. 피부 결을 곱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여성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 당일 온천을 즐길 수 있는 대중 온천탕이 여럿 있었지만 코로나 이후 문을 닫은 곳이 많아 요즘은 온천 호텔에 머물며 츠키오카 온천을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츠키오카 온천 마을에는 가호, 센케이, 세이후엔 등 고급 온천 호텔들이 자리해 여유롭게 머물기 좋다. 특히 가호(시라타마노유 가호白玉の湯 華鳳)는 ‘미인 온천’으로 유명해 츠키오카 온천 중에서도 지역을 대표하는 고급 료칸으로 꼽힌다. 안으로 들어서면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넓은 로비가 등장하는데, 맞은편에 대정원의 고즈넉한 풍경이 통유리를 향해 펼쳐져 눈길을 끈다. 대정원은 2만 m²의 규모를 자랑하며 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손님을 맞이 한다. 가호의 자랑인 대욕장은 유독 유황 성분 함유량이 높아 짙은 에메랄 드빛을 띤다. 덕분에 피부가 맑고 매끈해질 뿐만 아니라, 피부질환과 기관지염을 낫게 하는 효과가 있어 인기가 많다. 일본 전통 가면극인 노가쿠 무대가 펼쳐지는 편백나무탕, 노천 바위탕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는데, 입욕 지도원이 상주하고 있어 각 탕의 역사나 효능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 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프라이빗 한 온천을 즐기고 싶다면 전세탕을 대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정원의 한적한 코너 자리에 전세탕이 독채로 마련돼 있는데, 노천탕과 휴게 공간으로 꾸려져 있다. 츠키오카 온천마을은 온천 외에도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많다. 고즈넉한 마을을 산책하며 아기자기한 상점에서 니가타 특산품을 구입하거나 사케, 사탕, 쌀 과자 등을 시식해 볼 수 있으며, 기회가 된다면 게이샤의 전통 공연도 관람할 수 있다.
新潟県新発田市月岡温泉134


야마가타 긴잔 온천 銀山温泉
눈이 많이 오기로 소문난 일본 도호쿠 지역 야마가타에 자리한 온천 마을. 마을 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속 풍경이 생생하게 펼쳐져 감탄사를 연발하게 되는 곳이다. 작은 실개천 양옆으로 100여 년 전에 지어진 목조 건물이 늘어서 있어 옛 일본의 아기자기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매력적이다.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시간 여행을 즐길 수 있지만 온천을 놓치면 서운하다. 긴잔 온천의 역사는 400년 전부터 시작된다. 에도시대 초기 긴잔은 큰 은광이었고 그 아래에 나트륨 염화물 황산염 성분 온천수가 솟아 나왔다. 1689년 은광이 문을 닫은 후에는 온천 마을로 변모했다. 더 이상 은을 발견할 수는 없지만 치료 효과가 좋다는 온천수가 입소문을 타며 더욱 많은 이들이 모여 들었기 때문이다. 이곳의 온천수는 냉한 체질로 고생하는 사람은 물론 부인병, 신경통, 변비 등에 효과적이다.
긴잔 온천 마을은 이층부터 계단이 시작되는 가옥이 많다. 지붕은 거의 슬레이트 지붕이다. 야마가타 현에 속해 눈이 많이 내리기 때문인데, 그 덕에 독특한 마을 풍경이 형성됐다. 온천 마을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공동 족욕탕이 있다.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여유롭게 온천을 즐기기 힘든 여행자라면 이곳에서 아쉬움을 달래도 좋다. 긴잔 온천마을의 진가는 밤에 드러난다. 눈 덮인 목조건물 사이사이로 주홍빛 가스등에 불이 들어와 한층 더 따스하고 아늑한 장면이 연출된다.
440銀山新畑尾花沢市山形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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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dob 2024-01-14 06:53:01
Eddie Jones says rugby fans are frustrated by fussy officiating and stop-start games which he believes is having a negative effect on crowd behaviour. The Australia head coach has been booed repeatedly at the World Cup when his face appears on the big screen and he is concerned that rugby’s values of fairness and tolerance are being erod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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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has not been an easy tournament for Jones, whose side must wait until this weekend for their pool qualific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