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빚는 마을 도베
도자기 빚는 마을 도베
  • 신은정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4.01.09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히메현 소도시 도베砥部

에히메현에는 청아한 백자에 유려한 청색 무늬가 그려진 도자기가 있다. 240여 년의 오랜 역사를 이어온 도베야키砥部焼다.



에히메현의 중앙에 위치한 도베는 약 2만 명의 사람들이 사는 작은 도시로, 에히메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려한 백자에 청색 무늬가 들어간 도베야키砥部焼의 주인공이다. 도베는 크게 북부, 남부, 히로타지구 지역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도자기의 역사가 가장 짙게 묻어 있는 곳은 바로 남부다.
도베의 도이시야마砥石山에는 쏟아지는 듯한 직선 바위들이 남아 있다. 에도시대 때부터 이곳에서 도자기 원료인 숫돌 가루를 채굴했다고 전해진다. 이름에 숫돌 지 자가 들어가는 이유다. 때문에 이 일대를 도아먀砥山라 하여 ‘도야마富山’라 이름 붙었고, 지금의 ‘도베砥部’가 됐다. 이처럼 지역에서 질 좋은 도석이 나면서 도자기를 만들 때 연료가 되는 소나무도 많아 도자기 산지로 유명했다. 19세기에는 대량 생산으로 일본 전국은 물론 동남아까지 수출하며 도베야키의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다시 수공예의 전통을 보존하는 형태로 변모하게 된다.


도베야키가 궁금하다면 가장 먼저 방문해야 할 곳은 도베야키 전통 산업회관砥部焼伝統産業会館이다. 도베야키가 국가 전통 공예품으로 지정된 후 13년 뒤인 1989년에 도베야키의 역사와 뛰어난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건축됐다.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도베야키의 변천사와 장인들의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1층에는 상설 전시가 이뤄지고 2층에서는 특별기획전이 열린다.
도베에서는 도베야키를 만들기 시작한 지 약 24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100여 곳의 가마에서 도자기를 굽고 있다. 현재 산지를 대표하는 기술자로 인정받은 도베야키 전통 공예가는 15명이며, 역사적으로나 예술적으로 가치가 높은 기술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무형문화재 보유자는 에히메현 지정 무형문화재인 사카이 요시토·구도 쇼지, 도베초 지정 무형문화재인 가메다 시게키·야마다 히로미 총 4명이다.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점은 도베야키에 매력을 느끼고 타지에서 찾아와 자리 잡는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 이번 도베 여행에서는 국내 외로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스기우라 공방의 도예가 스기우라 아야를 만났다.


mini interview
도베에 사는 도예가
스기우라 공방スギウラ工房의 스기우라 아야杉浦綾


스기우라 아야가 걸어온 길
1972. 일본 니가타시 출생
1995. 도쿄조형대학 디자인과 졸업 케이블TV 방송제작, 영상제작회사 근무
2000. 아이치현립 세토요업고등학교(seto-te.aichic.ed.jp/senkouka/index.html) 전공과 졸업
2001. 에히메현 도베쵸에서 독립하여 개요開窯
2002~ 그룹전시, 개인전시 등 다수의 전시
2011. NPO법인 이요코코로자시NPO法人いよココロザシ 대학이사, 부학장
2015. 공방 15주년 기념전시 「키친キッチン」 개최
2020. 공방 20주년 기념전시 「20」 개최
2021. 마츠야마시 가스가마치 Alternative space 「나나부学と芸 七分」오픈
website sugiurakoubow.blogspot.jp
instagram @a.sugiurakoubow / @nanabu_7


Q도베에 자리 잡게 된 이유는?
A니가타에서 태어나 도쿄조형대학 디자인과를 졸업하고 디자이너가 되려고 했어요. 그러다 부모님이 도베에 집을 짓게 되셨는데, 알고 보니 도자기로 유명한 동네였어요. 도베는 아시아와 뉴질랜드 일부 지역에서만 나는 도자기 원료인 고령토カオリン·Kaolin의 산지죠. 원료가 나는 곳에서 도자기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2001년에 공방을 열었고, 지금은 남편과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Q스기우라 아야에게 도자기란?
A도자기가 ‘작품’이긴 하지만 최종적으로 바라는 것은 실용성이에요. 저에게 도자기란 작가를 표현하는 수단이 아닙니다. 편리하고 가벼워 사용자가 일상에서 사용하기 좋은 도자기를 추구하는 거죠. 어떤 요리에 어떤 자리에 어울릴지 쉽게 떠오르고, 어떤 식탁에 올렸을 때도 잘 어울렸으면 좋겠습니다. 일상에 녹아드는 도자기를 만드는 거죠. 때문에 경질적인 딱딱한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유기적인 느낌을 원해서 물레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빚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