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닮은 이마바리
바다와 닮은 이마바리
  • 신은정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4.01.0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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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히메현 이마바리今治

에히메현 북동부에 위치해 옛날부터 해상 교통의 요충지로 자리했던 항구도시 이마바리는 마츠야마에 이어 에히메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세토내해에 떠 있는 섬으로 향하는 관문이자, 조선업과 타월 산업이 발달한 개척의 땅. 마음이 답답할 땐 시원한 이마바리가 그립다.


타월 미술관タオル美術館
이마바리를 얘기하면서 지역 특산물인 수건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이마바리시에서 생산한 수건은 일본 내에서는 물론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다.
이마바리 수건 산업의 역사는 헤이안 시대에 외국 선박에 의해 일본에 들어온 목화씨로부터 시작한다. 18세기 에도시대부터는 이마바리에서 흰 면직물이 생산되고, 1886년에는 독자적인 기술을 도입해 면직물보다 부드러운 촉감의 면넬綿ネ을 생산하며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1894년 아베 헤이스케가 이마바리시에서 수건 제직을 시작한 것이 이마바리 타월의 시초다.
현재는 이마바리시에 수많은 수건 공장이 들어섰고 일본 전체 수건 생산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할 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품질의 수건을 생산하고 있다. 이마바리가 이토록 좋은 수건을 생산할 수 있는 이유는 풍부하고 깨끗한 수자원에 있다. 다나카와 산지에서 발원한 지하수와 이시즈치산에서 흘러나오는 지하수 등 중금속 함량이 낮은 천연수는 섬유에 부드러운 질감과 선명한 색채를 표현할 수 있게 해준다.
타월 미술관에서는 실제로 수건을 만들고 있는 제조공정을 견학할 수 있다. 수건을 만드는 실, 이토마키いとまき가 벽면을 빼곡하게 채우고 있는 모습이 경이롭다. 캐릭터 및 아티스트와 협업해 기획전을 열고 면으로 만든 새로운 형태의 작품을 전시해 수건의 예술성까지 엿볼 수 있다. 3층까지 이어지는 숍에서는 다양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으니 4층부터 시작되는 전시를 보지 않더라도 꼭 방문해 봐야 할 곳이다. 4층과 5층 갤러리는 유료로 어른 800엔, 중고등학생 600엔, 초등학생 400엔의 입장료가 있다.
〒799-1607 愛媛県今治市朝倉上甲2930
09:30~18:00
+81898561515
towelmuseum.com


이마바리성今治城
이마바리성은 도도 다카토라가 축조한 성으로 1602년에 세토내해의 모래와 해수를 끌어와 건설하기 시작해 6년 뒤 완성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메이지 유신 이후에는 대부분의 건물이 철거되어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을 두른 못인 해자垓子와 본관 돌담만이 남았고, 1953년 지정 사적이 된 후 1980년 복원하기 시작하면서 다시 성의 모습을 갖췄다. 실제로 성의 규모가 큰 편은 아니지만 성을 둘러싼 넓은 해자로 인해 신비로운 경관을 보여준다. 해수로 채워진 해자 안을 들여다보면 바닷물고기가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가끔 작은 상어도 출몰한다. 일몰 후 30분이 지나면 약 100개의 조명이 이마바리성을 밝힌다. 조명 디자이너 카이토 하루키가 디자인한 것으로, 돌담과 천수각을 따뜻한 색으로 물들이며 낮과는 또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794-0036 愛媛県今治市通町3丁目1-3
09:00~17:00
+81898319233
museum.city.imabari.ehime.jp/imabarijo


▶일본 3대 급류, 구루시마 해협来島海峡을 한눈에 담는
기로산 전망공원 亀老山展望公園
이마바리시에서 구루시마 해협 대교를 건너면 작은 섬, 오시마에 닿는다. 오시마 남쪽 끝 해발 300m 정도에 자리한 기로산 전망공원은 세토내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이곳에는 독특한 구조의 파노라마 전망대가 있는데, 도쿄올림픽 국립경기장을 설계했던 건축가 구마 겐고의 초창기 설계작이다. 건축과 자연환경의 조화를 강조하는 그의 철학처럼 기로산 전망대는 숲속에 숨어 있는 모양새다. 전망대에 오르면 구루시마해협 대교와 바다가 펼쳐지고 맑은 날에는 이시즈치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794-2114 愛媛県今治市吉海町名
+8189784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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