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매력을 가진 삿포로의 공원들
다른 매력을 가진 삿포로의 공원들
  • 신은정 | 양계탁 사진기자
  • 승인 2023.09.02 13: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홋카이도를 대표하는 도시 삿포로에 두 공원이 있다. 모두 공원이라 불리지만 누릴 수 있는 것은 다르다.


국영타키노스즈란구릉공원 国営滝野すずらん丘陵公園
홋카이도의 유일한 국영 공원으로 아이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국영 타키노스즈란구릉공원. 짧게 타키노 공원이라고도 한다. 삿포로 시내에서 차로 40여 분을 달려야 닿을 수 있는 한적한 숲속에 자리하고 있다. 400ha의 넓은 부지에 계절마다 형형색색의 꽃들이 수놓은 꽃밭이 펼쳐져 있고, 무성한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산책하기에도 좋다. 삿포로 도심과도 멀지 않아 현지인들은 연간 이용권을 결제해 자주 방문하는 곳이다. 자연 속에 위치한 만큼 사계절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타키노 공원의 최대 장점인 반면에 레스토랑, 간식 코너, 화장실, 휴게소, 취사 가능 구역과 캠핑장 등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다.
공원에는 총 4개의 입구와 주차장이 있는데, 중앙 출입구로 입장하면 타키노 공원의 메인 장소인 컨트리 가든을 만난다. 계절에 얼굴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컨트리 가든에는 다른 풍경을 지닌 11개의 화원에 사계절 800여 종의 식물이 피어난다.


타키노 공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가장 유명한 구역은 언덕 일대를 뒤덮은 꽃밭이 계절에 따라 튤립, 코스모스, 단풍으로 물드는 ‘컨트리 가든’으로, 포토 스폿으로 유명하다.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개화 상황을 확인할 수 있고, 공원에 있는 꽃의 종류도 미리 알아볼 수 있다. 무더운 여름에 시원함을 느낄 수 있는 구역은 아쓰베쓰 강이 흐르고 3개의 폭포를 감상할 수 있는 ‘계류 구역’이다. 아시리베쓰 폭포는 〈일본 폭포 100선〉에 선정된 바 있으며, 공원을 가로질러 흐르는 아쓰베쓰 강에서는 발을 담그며 더위를 씻어낼 수 있다. 마지막은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가장 인기 있는 ‘어린이 골짜기’와 ‘타키노 숲 구역’이다. 이곳에는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기구가 많다. 거대한 계란을 형상화한 푹신푹신한 쿠션에서 뛰어놀 수 있고, 쥐의 소굴을 모티브로 한 미로를 탐험할 수 있으며, 스릴 넘치는 용암 미끄럼틀도 즐길 수 있다. 놀 거리가 끊이지 않는 공원 곳곳을 누비는 어린이들의 얼굴에 천진한 미소가 퍼진다. 덩달아 동심으로 뛰어들고 싶겠지만, 대부분 놀이 기구의 이용 나이는 12세 이하로 정해져 있으니 참고하자.

겨울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홋카이도의 공원답게 설경으로 뒤덮이는 겨울에는 전혀 다른 공원으로 태어난다. 크리스마스 무렵이 되면 〈타키노 스노월드〉로 이름을 바꾸어 스키와 스노보드, 눈썰매 등을 즐길 수 있는 놀이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200m를 활강하며 내려오는 튜브 썰매와 완만한 언덕에서 가족이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안전한 패밀리 스키, 스노 슈즈를 신고 눈이 쌓인 고즈넉한 숲속을 산책할 수도 있다. 썰매나 스노 슈즈는 무료로 대여해 주고 있지만, 스키 용품은 유료다. 장갑, 모자, 고글 등은 상점에서 판매하고 있다.
〒005-0862 北海道札幌市南区滝野247
+81 11-592-3333
4월 20일~5월 31일 09:00~17:00
6월 1일~8월 31일 09:00~18:00
9월 1일~11월 10일 09:00~17:00
12월 23일~3월 31일 09:00~16:00
봄~가을 15세 미만 무료/15세 이상 450엔/65세 이상 210엔
겨울 무료


오도리공원 大通公園
오도리공원은 서울의 경의선 숲길이나 부산의 송상현광장처럼 도시 중앙에 직선 형태로 자리한 공원이다. 동서 1.5km 정도의 길이로 뻗어 있어 30여 분이면 전체를 걷기에 충분하다. 4천 그루가 넘는 나무가 식재되어 있고 잔디와 분수가 있어 회색빛 도심에 생기를 불어 넣는 도심 속 오아시스라 불린다. 사계절 내내 이벤트가 가득해 시민들의 일상에 활기를 찾아 주기도 한다.
‘대로’라는 뜻의 오도리라는 이름처럼 첫인상이 공원이라기엔 산책로에 가까워 보였으니 다 이유가 있다. 부산의 외부와 내부를 나누는 경계선에서 공원이 된 송상현광장과 흡사하다. 삿포로 중심의 이곳은 1871년 삿포로를 정부 구역과 주거 및 상업 지역을 구분하여 나누기 위해 남북으로 가르는 화재방지선이 만들어진 자리이며, 이후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다사다난한 과정을 거쳤다. 2차 세계대전 때 식량 확보를 위한 밭으로 사용하기도 했고, 전쟁이 끝난 후에 이 자리에 교회가 지어졌다가 지금의 공원으로 바뀌었다. 현재 오도리공원의 상징적인 장면은 삿포로 TV 탑을 배경으로 한 모습이다. 높이 약 147m의 TV 탑에는 전망대가 있어 오도리공원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다.
도심 속에 자리한 여느 공원이 그렇듯 이곳은 삿포로 시민들이 모이는 광장 역할을 한다. 평소에는 분수 주변에서 버스킹을 하는 이들과 잔디밭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이 가득하다.


이렇게 삿포로 시민들의 일상 속 한 부분을 담당하는 역할을 하지만 축제도 빼놓을 수 없다. 삿포로를 들썩이게 하는 대부분의 축제가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 봄에는 꽃과 콘서트를 함께 감상하는 라일락 축제, 여름에는 야외 테이블에서 시원한 생맥주를 즐기는 비어 가든, 가을에는 홋카이도의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어텀 페스트, 겨울에는 일루미네이션과 얼음조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눈 축제 등이 열린다. 눈 축제에 얽힌 이야기는 흥미롭다. 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0년에 학생들이 세상을 격려하기 위해 오도리에서 6개의 눈 조각을 만들었고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고 한다. 그 작지만 따뜻한 마음이 눈 축제의 시작이었다.
여름의 한가운데서 방문한 오도리공원은 비어 가든 축제가 한창이었다. 보통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진행되는 비어 가든은 1959년부터 시작된 삿포로 여름축제의 일환으로 홋카이도의 대표적인 행사다. 오도리공원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로 열리는 거대한 축제로, 삿포로 곳곳에서 직송되는 신선한 생맥주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 찬다. 맥주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여름밤 이들 틈에 합류해 얼큰한 분위기에 취해보자. 자리가 넉넉하지는 않기 때문에 가벼운 차림으로, 사람이 많이 몰리기 시작하는 오후 5시 이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060-0042 北海道札幌市中央区大通西 8~9丁目
+81 11-251-0438
odori-park.jp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